동화속의 공주를 찾아서..잠자는 숲속의 미녀!
2008. 08. 11(월)
트렌델부르그trendelburg와 자바부르크sababurg는 맵상으로 보면 서로 인접한 거리에 있지만, 버스의 운행방향이 서로 다르다.
트란델부르크 노선은 라인할츠발트Reinhardswald의 남북루트로 움직이는 버스를 이용해야 하고,
자바부르크는 동서루트로 움직이는 노선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어쩔수없이 트란델부르크에서 호프가이스마흐로 나왔다가 그 곳에서 다시 자바부르크로 왔다.
티어가르텐Tiergarden(이곳이 버스 종점이다)에 내리니 자바부르크의 입구가 보인다.
돌담을 끼고 있는 오솔길이 티어가르텐쪽에서 자바부르크케슬로 올라가는 길이고,
돌담길 오른쪽은 티어가르텐이라고 우리말로 동물원이다.
이런길은 참 기분이 좋다. 나무사이로 비쳐주는 햇살이 부드럽다
이 길로 약 5-6분정도 올라왔다. 올라가는 길가에 농가도 하나 둘 있지만, 전형적인 마을은 아니다.
자바부르크 케슬 아래쪽에 몇채의 민가에 있었는데 그 마을 들어가는 입구에
'개구리왕자'나 '거위치기소녀'등 동화속의 케릭트들로 곳곳에 장식이 되어 있다.
일반화할 수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독일은 각 가정에도 정원이 있는 경우(내가 둘러본 헤센주의 경우~),
화초만 심는것이 아니라 동화속의 캐릭터들을 배치하는 집들이 많이 보였다.
아마도 허전한 정원안에 예쁜이야기를 펼 치고자 함인지..
오솔길을 벗어나니 자바부르크 호텔이라는 팻말이 인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의 배경인 이 캐슬은,
14세기 마인츠지역의 대주교에 대항한 순례단들의 순례여행을 보호해주기 위하여 "Zappenborgk"라 하는 안전지대로 최초로 설립되었다가,
1490년부터 헤센의 영주들이 라인하트숲에 자신들의사냥터를 만들기 위하여 성벽을 쌓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19세기 초부터는 거주지로서의 역할을 못할만큼 붕가 되어 버리고
로맨틱 사이트로서의 캐슬은 라인할트숲속에 깊이 감추어져 렸따...
약 100년후,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여행자들의 키스에 의하여 다시 깨어나고 리노베이션되기 시작하였다.
현재는 캐슬호텔, 레스토랑, 카페, 지역극장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올려다보니 고색창연한 첨탑의 퇴색함과 그것을 성곽을 휘감고 있는 담쟁이 넝쿨 그리고
그 뒷편으로 그들을 모두 껴안고 있는 넓고 푸른 하늘, 한폭의 그림이다.
미녀가 잠들어 있는 동안에는 아이비 넝쿨대신에 장미가시가 이 성을 휘어감고 있었을까?
성채에서 건너다보이는 곳에 테라스식 레스토랑이 있다.
젊은이는 젊은이들대로..
노인들은 노인들대로 자유롭다~
테라스의 전망은 그야말로 감동이다.
테라스에서 내려다보면
성아래쪽으로 과거에는 영주와 귀족들의 놀이터인 사냥터로 사용되었을 넓은 목초지가 펼쳐지고
저 끝 가장자리는 높고 검은 침엽수들이 경계를 표시하고 있다.
검은 침엽수 숲 위로 티한점 없이 맑고 푸른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솜털같은 가벼움으로 유랑하고 있다.
거기에 가끔 참새와 어미양과 아기양이, 그리고 나비가 꽃을 찾아 날아들어 심심함을 풀어준다.
이런 자연과 함께라면 그 누군들 아름다운 사람이 되지 않을수 있을까..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그 자체로서 아름다운 모습들이다. 하늘도, 나무도, 꽃도, 인간도, 새도...
나도 그들 속에 끼이고 싶어 자리를 하나 차지하고 앉아본다
생각하니 점심을 먹지않아 점심요기가 될만한 것을 먹고 싶었다.
이 지역음식도 시식해볼겸..몸집이 듬직한 그리고 뭔가 물으면 시원시원하게 대답해주는 중년의 여직원에게 조언을 얻어
'포테이토 숲'을 주문했다.
음~구수한 우유향이 은은하게 코끝을 자극한다.
그런데..맛이~? 시큼한 듯한 이 맛은 무엇일까?
과연 내가 먹은 것이 진짜 '포테이토 숲'이 맞는가?
어째 조금 의심스럽다.
독일에서 먹었던 음식중에 유일하게 의심스럽게 먹은 음식이다.
기념사진을 한 컷 찍고..
볼 것이라곤 유일하게 캐슬밖에 없는 이곳에서 할일없이 4시간을 잡혀있다가
6시 08분에 있는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올라갔던 길을 다시 내려온다.
사실은 이 지역은 자바부르크 동물원이 더 유명하다. 15세기말부터 이 지역 영주들이 사냥을 목적으로 성벽을 쌓기 시작할만큼 하르츠발트숲에는 많은 동물들이 서식했을 것이라 생각되고, 그런 지역적 특성을 살려 1571년에는 Whihelm IV 라는 한 현명한 영주가 있어 과학적 연구를 목적으로 이 지역에 동물원을 설립하였다. 그 이후 한동안은 여러이유로 파괴가 되었다가 20세기 초에 다시 캐슬과 더불어 리노베이션되기 시작한 것 같다. 현재 이곳에는 80여종의 450여 마리의 동물들이 수용되어 있을만큼 대규모 동물원이기는 하지만, 나는 동물에는 관심이 없어 pass..
그러나, 라인하르트 숲은 이미 1907년부터 보호구역으로 지정받은 아름다운 원시림이다.
미리 이런 정보를 알았더라면 주변 산책이라도 했을 터인데,
난 오로지 메르헨과 관련된 정보에만 관심이 있어 미처 눈과 귀를 크게 열지못했었다.
결국, 캐슬 자체가 Sleeping beauty였던 것이다...
http://www.deutsche-maerchenstras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