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08-08 독일중남부

Harzwald의 숨겨진 보물, 고슬라

노코미스 2008. 8. 30. 13:26

 

그렇게 아이랑 노닥거리다보니 어느덧 고슬라에 다 왔다.

이 곳이 산악지역이라 그런지 역사밖으로 나오니 벌써 낙엽이 흩날리고 스산한 바람이 영락없는 가을분위기이다.

가을여행을 앞당긴듯한 느낌이 들면서 지금까지 보았던 헤센주에서의 작은마을들과는 매우 다른 느낌이 전해져온다.

 

 

 

 

 

 

tourist information에서 가르쳐주는 대로 따라갔더니 역사지구로 들어가는 토어가 나온다.

이 문도 어느시대에선가는 성문이었겠지..

중심가로 들어가니 기차를 타고 오면서 느꼈던 이 지역에 대한 어두웠던 감정이나 연민들이 모두 부질없는 것들이었음을 느낀다. 

가옥의 형태들은 거의 옛 모습들을 유지하지만 색채나 색감은  현대인의 감성에 맞춘 것 같다. 

색감이 생동감있고 상쾌한 느낌을 준다.  

 

 

 

 

 

 

상쾌한 색감과 바람이 있는가하면, 또 한곳으로 눈을 돌리면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저런 나무벤취와 돌팍들 사이에 돋아나는 생명력질긴 잡초들,

그리고 곳곳에 색깔도 아귀도 맞지않게 끼워맞추어 둔 담벼락의 돌벽들이 여행자를 편안하게 손짓해서 불러 앉힌다.

 

 

 

 

 

그다지 화려해보이지도 않는 꽃가게들인데도 눈길이 끌리고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이 독일의 매력인듯하다.

 

 

 

 

 

  

길거리의 포장마차조차도 전혀 기죽지않고 자신들만의 전문성과 개성을 뽐낸다.  

 

 

 

 

 

이 지역의 목재골격 가옥은 1,800여채정도되며, 그 수에 있어서 독일 최대지역이란다.

이 지역의 목재골격 가옥이 다른 지역과 조금 다른 것은 목재를 배치한 디자인이 매우 다양하고 색감이 밝으며,

그리고 가옥의 크기가 다른 지역의 목재골격 가옥들보다 큼직큼직하다는 점이다.

그런점 때문에 도시가 매우 상쾌하면서 시원시원해보인다.

 

 

 

 

 

 

이 똑같은 목재가옥같은데도 좀 더 자세히보면 상당히 다른 색깔과 개성을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거의 같은 디자인이 없다.

 

 

 

 

 

이 지역에서 동양인 관광객은 유일하게 나 뿐이었을만큼 동양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지역이며,

내국인들도 한번 찾아오기가 힘든 곳이었던 것 같다.

기찻간에서 만났던 뉘른베르크의 어느여인은 내가 고슬라에 갔었다고 하니 '그 곳은 어떤 곳이었느냐?'고 나한테 오히려 되물었고,

 내가 묵었던 호텔의 한 스탭은 내가 고슬라에 다녀왔다하니 너무 아름다운 곳에 다녀왔다고 그리고 매우 탁월한 선택을 하였다고

그리고 그 곳을 어떻게 알고 갔느냐고 감탄해 마지 않았다. 

 

 

 

 

 

시청광장옆에서 출발하는 이 빨간기차를 Bimmelbahn이라고 하는데 관광객을 태우고 마르크트 주변을 한바퀴 돌아준다.

기차의 빨간색이 거리의 분위기를 좀 더 경쾌하게 만들어준다.

이 거리에는 매연가스 내뿜는 현대식 자동차보다는 중세풍의 낭만열차, 말, 마차 등이 더 잘 어울린다.

 

 

 

 

 

가로수의 잎색깔이 바뀌가 바람은 스산하고, 지나가는 여행자는 가슴을 여미고 지나간다. 가을의 낭만여행을 앞당긴 느낌이다.

 

 

 

 

기차를 타고자 하는 관광객들을 위해서 광장입구에 조그만 데스크를 마련해두고 있다. 

 

 

 

 

위 사진에서 안으로 들어오면 오른쪽의 시청사와 맞은편에 보이는 호텔을 랜드마크로 하는 마르크트가 나온다.

이 호텔이 이 지역의 또 다른 관광거리이다. 실제로 보면 훨씬 더 재미있고 아름답다. 

 

 

 

 도로 건너편에는  광장을 사이에 둔 상가가 있다. 

상가건물과 광장의 배치가 가지고 있는 그 아름다웠던 풍경을  사진으로는 차마 다 전달하지는 못한다.

자기 집안만 예쁘게 꾸미고, 남에게 보여주는 상가나 공동건물들은 삭막하기 그지없는 우리나라의 문화에 익숙한 나로서는

상가와 같은 공동건물을 저렇게 아름답게 꾸밀수 있다는 국민성에 감동을 금할 수 없었다.

 

 

 

 

 

아름다운 공간에 포함되고 싶은 욕구를 참지못하여 기차시간이 얼마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바람도 불고 비님도 부슬부슬내리고. 이럴때는 따뜻한  카푸치노 한잔이 제격..

몸과 마음이 카푸치노의 거품처럼 부드러~ㅂ게 녹아든다

 

 

 

이 지역의 골목들은 목재골격가옥전통을 가진 다른 지역의 골목에 비하여 넓직넓직하다.

산지지역의 시원한 풍광과 호탕한 산사람들의 성향을 닮아있다라고 한다면 그다지 무리스러운 해석은 아니지 않을까...

 

 

 

 

 

고슬라의 또 다른 매력은 보이는 부분만 예쁜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뒷골목들 조차도 이렇게 예쁘다는 것..

이 개울을 따라 늘어서 있는 가옥에는 예쁜 아뜰리에와 핸드메이드 공예품을 제작하고 전시하는 아뜰리에들이 입점해 있다.

개천가의 제라늄과 그런 공간들이 잘 어울어진다.

 

 

 

윗 사진에서 보이는 개천의 왼편에 이런 예술적인 개인 스튜디오나 아뜰리에 또는 가게들이 줄지어있다. 

윈도우 쇼핑만으로도 문화적 충만감을 느낀다

 

 

 

고슬라의 민속박물관같은 곳이다. 들어가면 고슬라의 역사와 관련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고,

관련된 내용을 슈비니어로 핸드메이킹하는 모습을 직접보여주기도 한다.

 

 

 

민속박물관의 옆모습.. 북쪽 산악지역의 전통가옥 양식을 잘 대변해준다. 남쪽보다 지붕이 좀 더 크고 건물전체를 많이 덮어주고 있고, 창문도 남쭉지역보다 좀 더 작다. 

아마도 추운 날씨에 보온효과를 높이기 위한 지역적 적응전략의 한 부분이겠지..

 

 

  

고슬라의 민속박물관 옆의 호프.. 고슬라에는 호프조차도 이렇게 아름답다.  

 

 

 

고슬라는 하르츠 산지 기슭에 위치해 있는 도시로서,

독일의 신성로마제국의 황제가 300년간 임지로 사용하였으며 한자동맹의 일원으로 '북쪽의 보물'이라고 불리기도 할만큼 매혹적인 도시이다. 

그러다가 30년 전쟁으로 완전폐허가 된 이후 17세기에 지금의 도시형태로 건설되었고,

고슬라는 그 시대의 모습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도시중에 하나이다. 현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등재도시이기도 하다. 

 

고슬라,

그 곳에 갔던 날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바람도 스산하게 불고, 비도 왔다갔다하고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잠시 생각을 내려놓고 떠올리는 고슬라의 이미지는.. 

매우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과 하늘 그리고 가옥들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같은  착각이 든다. 

어쩌면 흐린날씨조차 고슬라의 그러한 이미지를 왜곡시키 못할만큼 자신의 이미지가 강력한 도시가 고슬라가 아닐까한다.

3시간이라는 말도 안되게 짧은 시간으로 고슬라를 다 보겠다는 계획 자체가 무리였던 것 같다.

역사지구만 하더라도 람멜스부르크 박물관이나 카이저광장조차도 들러지 못할만큼 짧은 시간이였지만 

이렇게라도 내가 고슬라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