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living/동네 산책

5월 중순 반룡산 트레킹~

노코미스 2009. 5. 12. 13:20

 

 

어버이날 이틀 지난 일요일아침, 엄마 오시라해서 맛있는 점심이라도 사 드릴까 했더니,

올케가 집비울일이 있다시며 다음으로 연기하자신다. 갑자기 일정이 텅~ 빈다. 어쩌지..

몇년만에 맑은 공기나 마시자~ 최근에 계속 생각만 하면서 실천하지 못하는 일 중 하나~ 산에 오르는 일..

자~ 오늘 시작이다. 간단하게 배낭과 바람막이 잠바를 챙기고..

 

 

오른쪽으로 갈까, 왼쪽으로 갈까 망설이다.. 낮은 산을 선택하기로 했다. 자~ 오른쪽이다

 

 

아직 사람들이 많이 지나간 길은 아닌 것 같지만..흔적은 남아있다. 첫발을 내디딘다.

 

 

오랜만에 산을 대하니, 오랜만에 헤어진 연인을 대하듯.. 가슴이 설렌다~^^

 

 

출발지에서 방향을 제대로 못잡아 잠시 헤마다가..

 

잠시 에둘러서 돌아와보니 저기 희미한 흔적이 보인다.

소나무와 잡풀로만 이루어진 참~재미가 그닥 많지않은 산이다.

게다가 낮은 산 치고는 경사가 급하다. 헥헥 거리며 오른다.

 

 

 

 출발점에서 10여분 가량 올라가니 저 꼭대기에 하늘이 보인다.

 에게~ 벌써 정상이야~ 이산이 그렇게나 낮은 산이었던가?

한편으로는 반갑고, 한편으로는 섭섭한 마음으로 어쨋거나 정상을 향하여 열심히 오른다.

 

 

요것봐라~ 요것봐라~! 산이 사람을 기만하네~

정상에 오르니..꼭대기가 아니라 평지가 한참 펼쳐진다.

그렇다고 주변 전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소나무 숲으로 꽉 메워진 평지이다. 계속 앞을 향하여 걷는다

 

 

 

 다시 경사길이 나타나고...한 20여분 걸었다. 그다지 힘든건 아니지만..

숲의 정기를 마시면서, 빛과 바람에 나를 맡기고 잠시 쉬어가면 좋으련만..

어떻게 이 산은 중간에 쉴만한 나무 그루터기 하나, 돌멩이 하나 없냐~

 

 

 

 그러고 혼자 궁시렁거리며 오르는데.. 저기 한 곳에서 빛이 들어온다.

두어명 정도 엉덩이 걸치고 시내 조망하기 좋을 만한 바위가 보인다ㄹㄹ

 

 

 

잠시 앉아서 크~게 쉼호흡한번 해본다. 역시 산에서 느끼는 정기는 다르다.

잠시 내가 사는 동네를 내려다본다.

 

 

 

아직은 조그만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저 조그만 도시가 어떤 일로 인해서 지금 좀 시끄럽다~

멀리서 보니 평화롭기만 하건만..

 

 

 

다시 일어서서 조금 걸어올라가니 나무들사이로 파란 하늘이 올려다 보인다. 이번엔 진짜 정상이겠지??

저 위에서 조망하는 나의 동네는 어떤 모습일까? 기대하며 걸음을 재촉한다

 

 

올라갔더니,, 다시한번 산이 나를 기만한다. 정상은 정상이나 꼭대기가 아니라 다시 평지가 펼쳐진다.

 

 

길을 따라가다보니, 막다른 길이 나온다

 

 

막다른 곳에서 길이 왼쪽으로 꺾어지면서 ..

지금까지 걸어왔던 오솔길과는 다른 제법 크게 만들어진 길이 나온다

여기까지는 어쩌면 차가 올라올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목적인지 몰라도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길이다.

 

 

 올라왔던 길로 되돌아갈까 생각하다가.. 주변지리도 익힐겸 길이 인도하는대로 계속 가기로 하였다.

내 발길이 내리막길로 향한다

 

 

 

어어~~ 길따라 내려오니 바로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나오면서

우리 아파트 단지가 마주보이는 쪽으로 길이 바로 나온다.

 

 

길가로 내려오니 아카시아꽃이 활짝 피었고, 예쁜 샛길이 나있다.

 

 

내집 거실에서 반룡산을 올려다볼 때 보이는 위치가 바로 이 위치였구나

푸른 숲사이로 점점이 흰색무늬가 들어가면서 한결 부드러운 산색으로 보여지게 해주는 아카시아..

 

아카시아꽃은 내 기억속에..내 어린날의 추억과 함께 존재하는 아련하고도 향기로운 그림움 같은 것이라..

그냥.. 반갑다

 

 

 

곳곳에 파헤쳐진, 정리되지 않은 논밭을 옆에 끼고 길을 따라 내려온다.

 

 

길 모랭이에 서니 바람이 시원하다. 바람에 풀잎들이 눕는다...

 

 

 

산길을 어느덧 내려오니, 주택가가 펼쳐진다. 아직은 개발중인지 사람들이 많이 살지는 않는듯 하다.

그 중 한 집은 정원은 예쁜데, 대문이 없다. 꽃을 보고 그냥 지나지 못하는 성격인지라..

결례를 무릎쓰고 정원으로 걸음을 내딛는다. 정원에는 사랑초, 양귀비, 함박꽃, 패랭이, 장미등이 한창이다.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입구에 집지킴이로 있던 바둑이가 '이제 가라'고 신호를 보낸다.

 

 

그 길이 끝나는 지점에 오니 우리동네 사거리가 나온다. 나는 산을 오른쪽으로 반바퀴돌고 온 셈이구나..

시계를 보니 딱 1시간이 걸렸다. 산을 탄 시간은 실제로 약 30분 정도인것 같고,.

나머지 시간은 놀면서 내려오는 시간에 소비된 것 같다.

모처럼 자연을 대하니 역시 가슴이 상쾌하고 깨끗하게 정화된 느낌이다.

오랜만에 산을 오르긴했지만, 걱정만큼 힘들지 않아서 다행이기도 하고,,

다음에는 조금 더 높은 산에 도전해도 될 듯한 자신감을 얻기도 한 하루였다..ㄹ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