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델발트 grindelwald
13.08.2009(목)
인터라켄에서 18Km거리에 있는 산악마을..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스위스의 이미지를 그대로 안고 있는 마을..
융프라우 철도망의 동쪽방향으로 도는 노선에 있는 마을..
이 곳은 융프라우등반열차를 타고자하는사람에게는 중간 경유지이기도 하고,
기타 다양한 전망대와 하이킹 코스로 연결해주는 산악열차가 연결되는 곳이라
융프라우 주변에서는 가장 북적이는 알프스 리조트 지역이다.
불볕더위가 게속되는 이 여름에는 알프스도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차창가로 보이는 나뭇잎들이 생기를 잃고 축축 고개를 떨구고 있다.
내가 이 모습을 보러 온 것이 아닌데,,저녁쯤 비라도 한 줄기 시원하게 내려주면
내가 보고자 하는 생기발랄한 스위스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
.
약 34분후에 기차는 그린델발트에 도착하였다. 내리자마자 나는 또
표적없는 누군가를 원망한다. 아니 누가 그린델발트를 예쁘고 자그마한 산악마을이라고 했니?
아니,
난 왜 그린델발트에 대한 이미지를 이렇게 가지고 있었던걸까??
첫날 기차에서 내리는 순간 , 난 내가 '합천 해인사'에 와 있는 줄 알았다ㅎ..
역 앞에서부터 계곡끝까지 도열해 있는 관광상품을 파는 가게와 레스토랑, 바
그리고 가게마다 복작이는 관광객들과 도로위에 꽉 차있는 사람들..
어후..장난 아니더이다.
허긴, 지금생각하면 그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인데..
어떻게 한없이 고요가 깃든채로 유지될 수 있었겠어..
사람들은 늘 자기가 만든 도식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쉽지 않나보다.
당일, 역에 내려서는 숙소 찾느라 정신이 없어서 사진한장 남기지 못했네~
간신히 숙소를 찾아 들어가니, 5시가 되어야 첵인을 한다그래서
또 한 시간 가량을 혼자서 킬링타임하고 논다.
혼자 예약을 했는데, 두명으로 계산을 해서 또 한바탕 그것 수정하느라 이리저리 시간보내고..
배정받은 방에 가서 대충 가방 던져놓고..
날 어두워지기 전에 마을 구경이나 하자고 나선다.
내 숙소에서 나오면 이런 중앙로가 나온다. 이 도로를 타고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기차역이 있고, 위로
올라가면 휘르스트 올라가는 곤돌라 역이 나온다. 이미 나는 기차역에서 올라왔으므로 위쪽으로 올라간다.
저녁시간이 되니 거리의 사람들이 이제 모두 레스토랑으로 모여든다.
싱그러운 계곡과 만년설을 바라보며 시간을 즐긴다
그리고 자녀를 데리고 온 사람들은 미니골프장에서..
독일도 그렇게..여기도 그렇고..관광지 주변에는 이런 미니골프장이 더러 있다.
도로변에는 이런 개성있는 가게도 있고..
언덕위로 자꾸 올라가다 보니 오른편 골목안으로 곤돌라역이 보인다.
하이킹을 위하여 다들 배낭하나씩 둘러메고..
하이킹이 안되면 이곳에선 최소한 자전거라도 즐겨야 본전(?)을 뺄 수 있는 곳이다.
아마도 이곳에서 자전거 대여를 하는 것 같았다..자전거를 반납하러 오는 처자들이 눈에 보인다.
좀 더 가까이에서 보니 주변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레스토랑도 있고..뒤편으로 살짝 보이는 고원도 그렇고..
저 언덕으로 오를 수 있을까..목을 빼고 보니 길이..있다.
언덕을 오른다. 아래쪽의 대로변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가벼운 하이킹하기 딱~좋다.
이 곳에 와서 느낀것이지만,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 즉 우리나라처럼
먹고 그리고 잠시 구경하고 수준의 관광지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 정도 수준으로 즐기기에는 이 곳의 자연이 너무 아깝고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여기까지 오는데 드는 비용이 너무 아깝다
이 곳은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어서, 짧은 시간에 얼른 보고가기보다는
며칠 여유를 가지고 제공해주는 인프라를 낱낱이 경험하고 오는 것이 좀 더 경제적일 듯하다.
최소한 3-4일 머물 수 있다면 여기까지 오는데 든 고비용이 상쇄되지 않을까생각된다.
하이킹, 바이킹, 트레킹, 패러글라이딩, 플라잉, 스킹..등등
행하지 않고 구경만하고 가기에는 아까운 곳이다.
어차피 준비되어 있지 않은 나..
그러니, 난 이 좋은 길을 걷기라도 해야겠다.
역시, 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에 보물이 남아있다.
언덕위에서 바라보기도 하고, 내려다 보기도 하고, 올려다 보기도 하고..
어느 방향으로 시선을 두건..여기서는 온전한 베르너 오버란트의 풍광을 제대로 느끼겠다.
서서히 산그림자가 산기슭으로 내려오고 있다.
위로 올라오니 정말 좋다~
번화가와는 정말 다르다. 이곳이야말로 스위스의 이미지와 가장 어울리는 곳..
정말 누군가 옆에 한 사람이라도 봐 주는 사람만 있었다면,
그를 담보로 미친척 '나 잡아봐라'놀이라도 해 보겠건만..
그것마저도 머리속의 그림으로만 만족해야 할 듯..혼자 여행의 비애로구나
해질 무렵 고원너머로 펼쳐지는 파노라마..정말 아름답다.
근데..이건 나만의 생각인가..?
스위스는 흔히 말해서 실물보다 사진발이 더 좋은 것 같다는 건...
물론 실물도 아름답지만..사실 실제 그 자리에 있을 땐 지금만큼 감동스럽진 않았는데,
오히려 지금 사진을 보니 내가 그 곳에 있었을 때보다 더 감동스럽게 느껴지는건..??
당시 나의 감정상태가 문제였는가..?
베르너 오버란트 초원지대에 많이 피어있는 야생화, 마치 방울꽃처럼 생겼는데..
가느다란 가지에 연약한 여자아이 얼굴에 실핏줄 비치듯 엽맥이 살짝 비치는 모습이 참 예쁘다.
꽃대를 길게 쭉 뻗어 풀들위에 함초롬이 피어서 초원을 아름답게 만든다
이름은 silene vulgaris
한 시간여를 오르락 내리락 놀다가.. 다시 언덕을 내려와서는 마을 구석으로 더 들어가 본다.
가니, 언덕위로 삶의 터전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은 관광객들의 여유와는 무관하게 자신들의 삶을 살고 있다.
이 뜨거운 날씨에도 비탈진 언덕배기에 트럭을 세워두고 농부들은 풀을 베고 있다.
내려오는 길에 보니, 지역사회 아이들의 작품인듯한 깃대들이 서 있다..
완벽한 자연과 조금은 서툴러보이는 아이들의 작품이 상당히 잘 조화를 이룬다.
이런 아름다운 자연조차도 왠지 나를 감동시키지 못하는 이번 여행..
너무 외로웠던 것인가..-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