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09-08 스위스

딱히 들러야 할 이유도 없었던.. Lauterbrunnen

노코미스 2009. 9. 12. 00:28

 

 14.08.2009(금)

Lauter는 '소리가 큰', brunnen은 '샘'이라는 뜻이란다. 이름 그대로 라우터브룬넨에는 소리가 큰 폭포들이 70여개나 가지고 있어서 마을 뒤편의 절벽과, 절벽에서 떨어지는 폭포로 유명한 마을로서, 융프라우 철도망의 서쪽으로 도는 노선의 교통 요충지이다. BOB등산철도에서 WAB등산 철도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역이기도 하고, 뮈렌마을로 가는 케이블카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와 헤어진 뒤, 나는 라우터브룬넨으로 내려왔다.

 

 또 다시 세상이 텅 빈듯한 느낌으로 하릴없이 카메라만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

산악열차는 베르너 오버란트의 또 다른 계곡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지형적 특징을 아무것도 모른 채 사진으로만 볼 때와, 지형을 이해하고 사진을 보는 느낌이 다르다.

계곡아래 듬성등성 지어진 집들과 마을을 보니 참 신기하다.

 

영국에서 발간한 '제노포브의 스위스편'을 보면,

한 국가의 지형적 특성이 국민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잘 설명하고 있는데..

이번 스위스 여행을 하면서 그 지형을 이해하고나니 그들의 근명성실하고,

그러면서 약간은 완고한 듯한.. 그런 국민성이 이해가 된다.

 

 

 역에서 내려 역사 뒤편으로 올라가니 이런 도로가 있다. 주변에 상가가 형성되어 있고..

우선 내 시선을 뺏는 것이 마을 쩌 안쪽에 보이는 거대한 폭포이다.

거의 모든 스위스 여행자 블로그에서 볼 수 있는 인증사진..

 

 

 '슈타우프바흐 폭포staubbach fall'

 

 

가까이가서 올려다보니 그 높이가 정말 좀 높다~?

그 뿐이다. 워낙 나도는 사진에서 많이 봐서 그런지..신기성이 그닥..

 

 

그래서 난 또다시 언덕을 찾는다. 사람들이 가지 않는 곳..

오솔길 따라  쌓아놓은 담벼락위에 이끼와 야생화가 싱그럽게 덮여있다. 더위가 확 가신다~

 

 

 

 고원 쪽을 바라보니 역시 초원이 펼쳐져 있고..다른 지역보다는 고원의 면적이 다소 작다.

그리고 고원 위쪽으로는 역시 리프트를 끌어올리는 케이블이 걸려있다.

 

이 케이블은 이제 내 눈에는 스위스의 한 상징으로 보인다. 가는 곳마다, 이 케이블이 없는 곳이 없다.

스위스 각 지는 이 케이블로 네트웍이 형성되어 있다.

나중에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스위스가 거미줄 속에 갇혀있는 모습으로 보이는 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마도 그들은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 듯하다~~

 

 

언덕위에서 건너편을 향한 사진..집들이 듬성 듬성..

 

이 사람들의 이웃에 대한 생각은 어떤 것일까?

저렇게 독립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이니..즉, 다른사람들의 도움이나 그들과의 연대없이도 잘 살아왔으니..

국가적으로, EU나 OECD나 이런곳에 가입하여 머리아프게 그들과 보조맞출 필요있겠어..라는

가치관이 형성될 수도 있었겠고..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

스위스 사람들이 타인에게 구속되거나 자기 시간을 점령당하는 걸 상당히 싫어한다고 하는데..

같은 맥락인 듯..그들은 항상 혼자 저렇게 독자적으로 살아왔으니..흠  

 

 

이런 예쁘게 꾸며놓은 집들은 농가처럼 보이지만 여측없이 민박을 겸하는 집들이다.

 

 

 

 

베르너 오버란트에서는 우리나라 소 여물통같은 이런 형태의 나무토막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 반으로 잘라진 통나무속을 □ 로 파내어 그곳에 꽃도 심고, 또는 물받이로 이용하는 집도 있고..

세상은 끊임없이 신소재를 개발해내고..그런 개발사업에 앞서가는 스위스이지만,

정작 자신들은 여전히 자연소재를 선호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노닥거리다가 그 다음 들어오는 기차로 인터라켄으로 향한다.

어쨋든, 인터라켄에 볼 일이 있건없건 그린델발트로 가기 위해선 인터라켄으로 가야한다.

 

라우터 브룬넨에 대해서는 크게 당기는 것이 없어서 정보도 거의 없이 갔었다.

어쩌면 그 곳에 들러지 않을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그래도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워 내렸었는데, 역 주변에서 볼 것이라곤 그야말로 '슈타우프바흐 폭포'정도일 뿐이었고.. 그것 때문에 1시간을 투자한 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뒷동산까지 갔다왔어도 30분은 그냥 기다려야 했으니까..

시간을 좀 더 여유있게 투자한다면, '트뤼멜바흐폭포'까지 포함하여 더 넓은 반경을 포함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