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열정같은..그 뜨거운 가을..
다른 곳에서 가을을 찾고 있는동안, 어느새 우리동네에도 가을이 와 있었다.
오랜만에 주말을 집에서 보내게 되면서 창을 열어보니,
수변의 가로수가 빨갛게 불타고 있다.
이곳으로 이사와서 처음 맞이하는 가을이다. 반갑다
해야할 일을 미뤄두고 자전거를 끌고 나간다~ ㄹㄹ
가로수의 수종이 단풍이 예쁘기로 알려진 벚나무와 애기단풍이 주종이다. 게다가 아직은 장유가 공기가 좋은 모양이다. 단풍 색깔이 참 곱다.
부자가 나란히 자전거를 즐기는 모습이 가로수길과 잘 어울린다. 주말의 이런 한가로운 모습들이 이 동네에서 서서히 일상화되어가고 있다.
모 아파트 주변에 조성된 은행나무 가로수길.. 아직 가로수들이 어려서 도로가 꽉 차보이는 넉넉함은 부족하나, 그것은 아마도 우리에게 기다림의 미학을 가르쳐주기 위한 자연의 이치이기도 하겠지..
무작정 넓은 도로를 따라 올라가보니 '모산마을, 장유마을'이라는 팻말이 나오고.. 그 쪽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 있다. 여기 '장유마을'은 서김해 들어오는 곳의 '장유'와는 다른 곳인가..? 아니면 여기가 장유의 탯자리인가?? 들어가보자~~
길을 따라 들어가니 오른쪽으로는 낮은 산이..왼쪽으로는 볏자리가 펼쳐져 있다. 그야말로 어릴때 교과서에서 들어왔던 '황금들판'이 펼쳐져 있고, 저~~기 안쪽으로 조그만 마을이 조성되어 있다. 간간이 추수를 하는 곳도 더러 보인다.
도로변에 나부끼는 억새풀과 추수직전의 노란볏잎이 가을의 정취를 짙게 드러낸다. 집에서 잠깐만 나와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을..
도로변에는 가을을 따는 女心도 있고..허락을 받고 한 컷 찍겠다했더니.. 머리를 감지 않아서 지저분해 보일텐데..하고 걱정을 하신다..ㅎ 머리감지 않아도 예쁘게 나왔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산국을 따고 있다. 산국이 지금이 제철이라 산국의 향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다. 좋은 차 만드시기 바랍니다~^^
황금들판과 높은 하늘 그리고 억새풀이 있는 전형적인 가을풍경이다. 하나 아쉬운것은 하늘색이 자꾸 옅어져간다는 점이다. 저 하늘이 조금만 더 파랄 수 있다면..
감상을 하고 있는데..따르릉..따르릉.. 전화가 울려댄다.ㅣ
올케다..
방금 큰 조카놈이 '신종플루같다'는 진단을 받았단다. 어머니가 위험할 수 있단다.
당분간 어머니를 좀 모셔달란다. 당연히 그래야지~
어머니를 핑계로 이쯤서 가을 나들이를 접을 수 밖에 없다.
잠깐동안의 아쉬운 나들이였지만
따끈한 가을햇살을 받으며 돌아가는 귀갓길은 상쾌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