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과 함께한 지리산 둘레길 4코스~
항상 이맘 때, 학생들이 실습을 나간 이즈음 약간의 틈을 타서, 교직원 연수를 한다.
몇년동안 1박 2일로 행하던 연수를 올해는 날짜 조율하는 것이 힘들어 결국 당일로 다녀오기로 하였다.
당일 코스로 무리없이 다녀올 수 있는 길을 찾다가 최근에 회자되는 '지리산길'을 한번 시도해보기로 하였다
개발되어 있는 지리산길 코스들 중 4코스로 알려져 있는 금계~동강 코스를 선택하였다.
하지만 이 코스는 전체를 다 걸을려면 약 5시간이 소요되는 만만챦은 코스이므로
우리는 코스의 중간지점인 '서암정사-벽송사'까지만 갔다가 되돌아오는 것으로 하였다.
왕복 7.9km에 약 2시간 30분 정도의 계산이 나온다.
금계마을은 함양으로 들어가는 것이 빠르다.
대통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산천군 생초 I.C에서 빠져서 임천강을 따라 금계까지 들어가는 길은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가을의 베스트 드라이브 코스'중 하나이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금계마을에서 멋있게 생긴 '의탄교'를 걸어서 건너면 입구의 의중마을과 안쪽의 의탄마을이 있다.
실제 4코스 출발점은 의중마을 또는 의탄마을이다.
의중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는 '지리산길'표지판을 보고는 발걸음을 찍는다
앞서가는 두분 여선생님의 뒷모습이 가을길과 잘 어울린다.
우리팀들은 도보여행을 너무 쉽게 생각했나보다. 거의 모자를 준비하지 못했다. 오후 햇살이 약간 따끔하다.
그러나 가을길은 참 좋다.
열매만 남은 감나무..이런 카렌다그림도 참 오랜만이다.
뒷산 초입길에서 내려다본 의탄마을의 아름다운 풍경
시멘트길이 끝날 시점에서 볼 수 있는 수령이 오래된 느티나무..
여기서부터는 폭신한 산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단풍으로 채색된 오솔길..
저 아랫길을 구경도 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야생 대나무 숲길도 지나고..
어느듯 서암정사까지 올라왔다.
들어가는 입구가 상당히 운취있고 아름답다. 마치 굴을 통과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지형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서 지은 절집의 묘미이다.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더니.. 암자 곳곳에 양각된 보살 및 부처상들이 즐비하다.
난, 우리나라에 석굴암자는 경주의 '굴곡사'가 유일한가 했더니..
서암암자도 석굴암자는 아닐지라도 '석굴법당'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가 서암정사를 '지리산의 하늘정원'이라 하더니 그 말이 무색하지 않다.
인증샷으로 내 말을 증명하고 싶으나
마침 당시 카메라 밧데리가 한 점밖에 남지 않은 관계로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하였다.
내 말을 확인하고 싶은 사람은 직접 가서 확인해 보는 수밖에..^&^
서암정사에서 내려오니 '벽송사'로 향하는 화살표가 나온다
아스팔트도로이긴하지만, 주변의 가로수들이 '벽송사'의 역사와 관록을 보여준다.
'벽송사'는 한국선불교의 종가로서 서산대사, 사명대사 등 걸출한 스님들을 많이 배출해 낸
유서깊은 가람이란다
끝가지에 달려있는 나뭇잎은 아름답다 못해 투명하다. 나뭇잎이 투명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처음은 아니지만, 하여튼 경이로왔다.
하늘을 우러러보니
지는 해와 그 햇살에 온몸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나뭇잎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이런 아름다움을 어떡할건데..
아~~!!
'벽송사'입구까지 올라갈수록 단풍의 색깔이 예쁘다
점점 햇살이 산 그림자를 만들어내기 시작할 때라,
선명한 단풍빛깔이 카메라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게안타까울 뿐이고..
사찰입구에서 올려다본 '도인송'과 '미인송'
위의 '미인송'이 자꾸 '도인송'쪽으로 몸을 기울여 엎어질 지경이라 밑에 버팀목을 받쳐 놓았단다.
근데 '도인송'은 그것이 부담스러운지 야간 고개를 아래쪽으로 외면하고 있다고..^^*
이 도인송은 약 1000살 정도된다고 하는데. 법당 문고리만 잡아도 도인이 된다할만큼 강한 기운이
바로 저 '도인송'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믿고 있다
'미인송'의 저 미끈한 다리를 잡고 '미인이 되도록 해 달라'고 기도하면 그 기도가 이루어진단다
그리고
이 '미인송'과 '도인송'은 벽송의 일종이라는데..
'벽송사'란 이름도 이 가람 뒤터에 이런 쭉쭉빵빵한 벽송이 많아서 지어진 이름이란다.
뒤켠에 서있는 도인송과 미인송을 보고 내려오니..
어느듯 공양방에서 공양짓는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우리도 하산해야 할 시간이다.
가끔 가을여행을 하기도 하지만, 올해의 가을은 유난히 아름다웠다.
어떤 해는 기후조건이 적당하지 않아서 색깔이 곱지 않았던 해가 있었고..
어떤 해는 여행하는 이가 절정의 시기를 놓쳐서 실망할 때도 있었을 것이고..
어떤 해는 코스를 잘 못 선택해서 아름다운 단풍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고..
요인은 다양했겠지만..어쨋거나 여러요인으로 실망스러울 때가 많았었는데,
이번 가을 여행은 여러가지로 참 좋았다.
코스도 가을의 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코스에..
가을이 한창 무르익을 즈음에..
게다가 올가을은 단풍색깔이 예쁘게 물들기에 기후조건도 좋았던 것 같다
풍성한 가을이, 함께 한 우리들의 가슴으로 들어와..
갑자기 마음이 풍요로와진 것 같다는 느낌을 갖는건
유독 나만의 느낌은 아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