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ll it love
20년전,
한창 '사랑'이 세상의 유일한 진리인양 생각하던 시절에 단지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라는 이유 하나로 스크린에 빠져들듯이 몰입했던 영화..
마침 교보문고에 갔더니 철지난 dvd들을 떨이로 처리하고 있어서 봤더니 이 영화가 들어있다.
나중에 내 딸이 커서 봐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아, 정중히 모셔왔다.
일요일이라도,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니 바깥으로 나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책을 읽다가 인터넷을 하다가..
하루종일 그것도 지겹다. 해서 시간나면 볼려고 소파위에 펼쳐놓았던 디비디를 집어든다.
여전히 소피마르소는 아름답고..아니지..지금도 여전히 아름답지만, 그 당시는 더욱 아름다웠고..
젠슨이 리프트안에서 발렌타인의 모습을 보고는 먹던 쵸콜릿도 마저 못 먹고 정자세를 하듯이
나 역시 그녀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을 지경이다.
어렸을 때는 무작정 남자와 여자가 있고..그냥 사랑하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지금보니 상당히 섬세한 감정읽기가 필요한 영화이다.
당시 22세밖에 되지 않았던 소피 마르소는 그런 주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완벽하게 연기했다.
대단한 연기자이다.
영화의 주제는 결국 그녀의 대학원 졸업 시험의 주제. 즉, 몰리에르의 희극적 주제인 '사랑과 자기애의 결합' 에 관한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자는 철이없고 무책임하고 이기적이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자는 제맘대로이고, 절대양보안하고, 자기주장강하고 등등..
각자 자기세계를 양보하려하지 않는다.
이런 자기애가 과연 사랑과 어떻게 결합될 수 있을까..?
답은 '나는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받아들일테니까, 너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소피마르소는, 사랑앞에서도 자기세계를 절대 양보하려하지 않는 자기애가 강한 20대초반의 지성적인 유럽아가씨의 전형을 상당히 리얼하고도 섬세하게 연기하고 있다. 사랑의 감정도 강하고, 질투의 감정도 강하고, 자기를 지키고자 하는 자기애도 강한..매우 격렬한 연기를 과감없이 보여준다.
좋은 연기가 있는 또는 명확한 주제가 있는 영화는 언제 어느때봐도 감동을 주는 것 같다
20년전에 만들어졌어도 주제가 전혀 구리다는 느낌이 없다.
20대의 사랑이야기라할지라도 사랑의 본질은 연령에 상관이 없는 거라서 그런지
50대가 봐도 감상에 젖어들게 한다.
나중에 내 딸이 연애를 할 때 보았으면 하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