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다 후루가와, 스고이~
2010. 1. 13. 수요일 날씨:눈 대빵 많이~
시라가와고 12시 발 다카야마 12:50착 버스를 타고 14개의 산악 터널을 지나서 타카야마에 도착하였다.
타카야마 역앞의 관광 안내소에 들러 이 지역 시티 맵과 몇가지 타임테이블을 챙겼다.
나의 여행 일정에서, 히다 후루가와는 염두에 두고는 있었으나 전체 일정이 어찌 될지 몰라 결정은 하지 않고 가능성만 가지고 갔었다.
오늘 오전 일정은 끝났고, 오후 일정은 신호타카 호텔로 올라가는 일밖에 없다. 호텔까지는 1시간 30분 소요.
지금 바로 숙소로 들어가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판단하에 히다 후루가와 타임 테이블을 체크해보니
신호타카 들어가는 마지막 버스 시간까지는 충분히 돌아올 수 있겠다.
그래서 막간을 이용하여 히다 후루가와를 다녀오기로 하였다.
원래는 편도 35분정도의 시간을 요하나, 눈이 많이 오는 바람에 약 10분정도 지체되었던 것 같다.
히다시로 들어서자 눈발이 더 강해진다.
눈발의 강도만큼이나 우리의 흥분도 커진다.
얼마나 많이 내리는지 앞이 잘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좋다. 아니~ 그것이 더 좋다.
스고이~
눈 때문에도 기분이 한층 고조되어 있는데, 그에 더하여 버스가 히다시로 들어오는 순간 난 이곳에 홀딱 반하고 말았다.
차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히다시의 모습은 지금까지 내가 본 일본의 모습 중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격조있는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었다.
버스가 히다후루가와 역앞에 정차하는 순간 얼른 내려서 바로 보이는 도리를 따라 무작정 아래로 전진한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간혹 지나가는 자동차와 한두사람의 인적..
이 아름다운 거리에 나의 족적을 남기는 일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행복한 일이다.
이 아름다운 고장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가면 천추에 한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발걸음이 자연스러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혜숙이 헥헥~되며 따라온다ㅎㅎ
丹光寺라고 하는 절이 나온다.
그 옆에 '세토가와 시라가베 도죠우'라고 하는 세토가와변 흰벽토 창고 거리가 있다.
이 곳이 나의 목적지이다.
얼음이 녹을 때쯤이면 100여마리의 잉어떼가 각양각색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노닌다는 '세토가와'..
거기에, 한 면은 흰색 벽토의 창고가, 한 면은 사찰의 돌담이 운치를 더해주고,
그 위에 고압적이지 않은 낮으마한 가로등..
오~ 감격 감격..
또 감격..계속 감격
그리고 환희..
진정 유구무언이다..
처음에, 내가 계획에도 없던 '후루가와'를 한 곳 더 가자고 했을 때,
혜숙이의 표정은 드러내 놓고 표현하지는 않았으나 속으로는 마뜩찮아 보이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 곳에 내리는 순간 표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도 이번 여행에서 이곳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마을 전체가 이국의 정취로 가득하다.
원래 히다 지역은 중부 고원에 속하는 지역이라 쌀이 많이 나고 맛있기로 유명한 곡창지대란다.
게다가 물도 좋아서 고래로 술맛이 좋았다고 한다.
이 지역의 사케는 전국적으로 유명하고, 양조 산업이 발달한 곳이다.
꽤 큰 양조장이다. 유서도 있어 보인다.
다카야마에도 양조장이 꽤 많았는데, 내가 본 중에 그 규모로는 이곳이 가장 큰 것 같다.
그리고 저 상표도 시내에서 꽤 많이 보인다.
히라카나로 어떻게 읽는지..?
유혹하는 마네키네꼬..
한 시절의 부귀와 영화의 흔적처럼 남아있는 거대한 사찰..
지역 호텔식 '료칸' 담벼락...
이 마을은 동네자체는 자그마하나, 양조장이건, 사찰이건, 호텔이건 공공건물 들은 덩치가 매우 크다.
이 동네가 한 시절 먹고 살기에 여유가 있었다는 증표이겠지..
일본 역사는 잘 모르나, 역사적으로 유서있는 도시라고 들은 것 같기도..
너무 아름다워서 서로 말을 잃고..
그저 하나라도 더 볼려고 발걸음만 재촉한다.
중심가를 한바퀴 도는데 1시간이 채 안 걸린 것 같다. 조그만 읍내만한 곳이다.
물론,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더 많은 곳을 욕심내 볼 수도 있었겠으나
아쉬운 정도에서 멈추는 것이 추억을 아름답게 간직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마침, 강설량이 많으면 버스가 지체될 수도 있다는 매표원의 조언도 있었는지라
좀 더 여유를 두고 타카야마로 들어가는 것이 나을 듯 하여
이정도에서 '히다후루가와'의 여정을 마무리하려한다.
히다 후루가와, 스고이데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