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빛이 따듯한 다카야마 거리
2010. 1. 14. 목요일 날씨:맑음
후루이 마치 나미 순례를 마치고 나오니
'미야가와 강변 아침시장'거리로 연결된다.
그러나, 날씨도 어둑해져 오는 관계로 우리는 이 길을 계속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이 입구에서 저 '미야가와' 강을 건널 것이다.
아침시장앞의 '키지바시'
이 다리를 건너면 고쿠분지 도리로 연결된다.
다리하나를 그냥 건너지 못하도록 별스런 조각상을 다 세워두었다.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채,
우선 남의 나라것이니 찍고 본다^.~
종교적 의미가 담긴것이긴 한데..
그닥 기억에 남아있는 내용이 없다. 패스~
이쪽 다리에서 보는 풍경은 '나까바시'에서 보는 풍경처럼 아름답진 못하다.
다리를 건너면 '고쿠분지도리'로 바로 연결된다.
고쿠분지 도리의 데파트 회랑에는 벌써 조명이 들어와 있다.
올라오면서 좌로.. 우로..나 있는 작은 골목들을 흘깃거리니
그곳에 또 다른 세상들이 나름대로 오밀조밀 빛을 내고 있다
'아사이마찌'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낮으마하게 마주보고 있는 오래된 가옥들..
그 앞에 늘씬늘씬하게 길잡이를 해 주고 있는 전봇대와
자유로운 듯 무질서하지 않는 이국적인 간판들..
더없이 일본스럽다.
이렇게 구경을 하고 올라가다가
우선 호텔에 들러 첵인부터 해 두고 다시 나오는 것이 좋을 듯 해서
호텔로 들어간다.
알피나 호텔은 고쿠분지 히가시 에서 다카야마 우체국쪽으로 좌회전하여
한 블럭만 가면 된다.
알피나 호텔은 최근에 지어진 호텔이나 일본의 다른 비지니스급 호텔에 비하면
상당히 깨끗하다. 그리고 공간도 넓은 편에 속한다.
그리고 그들의 상호에 spa-hotel이라고 지칭해 놓았듯이,
도심에서 보기 쉽지 않게 '온천'과 '로텐부로'도 가지고 있다.
오쿠히다의 노천온천들처럼 그렇게 정취있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한 밤에 옥상 로텐부로에서 도시의 불빛을 바라보면서 하는 노천욕도
나쁘진 않다.
가방을 방에 갖다두고 다시 거리로 나오니
거리에 어둠이 많이 짙어져 있다.
늦은 시간임에도 나온 이유는 '고쿠분지'를 보기 위해서이다.
그것이 특별한 것이든 아니든,
나중에 미련을 두지 않기 위해서는 보고자 했던 것은 보아야 한다~
우리 숙소에서 고쿠분지도리쪽으로 한 블럭만 가면 되니까..
밤이 되니 다시 눈이 한송이 두송이 날리기 시작한다.
'고쿠분지(國分寺)는 히다지역의 유일한 고찰이라는 이유로
일본의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로 등재되어 있는 사적이다.
1,200년 전 창건당시의 탑 초석이 아직 절 내에 남아있고,
대웅전은 현재 시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약 500년 전에 건립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경내에 보이는 저 은행나무는 수령이 1,200년이나 되었다고 하니..
엄청 오래된 사찰이기는 하다..
1,200년전이라면,
우리나라 석굴암과 불국사가 창건될 당시(751년)와 비슷한 시기이다.
백제가 불교를 전해 주었으니..
아마도 불교가 유입된 직후에 창건된 초창기 절이었나보다..
'고쿠분지 3층탑'
무의식적으로 불국사의 3층석탑과 비교된다.
우리의 탑에 비하면 그 규모나 화려함이 강하다.
그러나 미학적 관점에서 보면
일단, 균형감이 다소 떨어지는 감이 있지 않나싶다.
하단부에 비하여 상단부에 과하게 욕심을 내어서
왠지 불안해 보이는 형상을 보인다고나 할까..^.~
입구에 관음보살이 있고..
일본의 불교는 민간신앙과 많이 결합되어 있는 듯 하다.
절 입구에 민간신앙의 일종인 '소원들어주는 사로보보' 석상이 조성되어 있다.
뒤에는 그의 유래에 대한 설명이 있다
「히다지방에서는 모친이 자기 자녀의 무사성장을 기원하기 위하여
사루보보를 만들어 주었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래부터 돌은 영원불멸의 혼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 '소원들어주는 사루보보'는 소원을 말하면 그것이 이루어진다는 석상입니다 」
대충 그런 뜻인거 같다.
그래도 풀리지 않는 의문하나는..
"왜 하필 사루보보(애기 원숭이)인가..?"
그 지역에 원숭이가 많았어서..?
그 원숭이들은 죽을때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했나..?
고쿠분지 입구
고쿠분지를 둘러보고는 못다한 숙제 마지막으로 끝낸 기분을 느끼며..
이제 남은 시간동안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실나들이를 한다는 기분으로
이국의 밤거리를 여유자적 거닌다.
조용해 보이는 좁은 골목에는 가정집이 있을 것이라는 나의 기대와는 달리
자금자금한 주점들이 있어서,
근처를 지나가면 꼬치굽는 냄새와 사람들의 이야깃소리, 웃음소리가
차가운 밤거리를 따뜻하게 해준다.
골목 골목 이런 따뜻한 느낌의 거리를 가진 도시가 타카야마이다.
이 집을 보는 순간
오늘 저녁 투어는 이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 따뜻한 느낌을
행여 만날수도 있을 무미건조한 풍경으로 희석시키고 싶지 않다.
.
.
.
이것으로 이 여행도 막바지를 향한다.
이 여행에서 더 이상의 여한은 없다.
내가 원했던 것, 희망했던 거, 계획했던 거..
할거 다했고, 볼거 다봤고, 채울거 다 채웠다.
일본 들어온 이후,
지금
가장 마음이 차분하다.
이제 남은 일 하나는
알피나의 옥상 로텐부로에 몸을 담그고
이번 여행의 일정들을 정리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