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불망 고대했던 '아소팜 빌리지'
2010. 06. 03. 목요일
오늘 저녁 숙박은 아소 고원 중턱에 위치한 '아소팜 랜드'에 속해있는 '아소팜 빌리지'이다.
'아소팜 랜드'는 아소산 중턱 해발 고지 550m, 100만 m2의 광할한 대지에 온천, 자연학습, 체험, 숙박, 쇼핑 등 모든 것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종합 레저타운이다. 그 속에, 아소의 대자연을 활용한 갖가지 공예마을, 자연속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건강의 숲', 돔형의 오두박 집 형태로 구성된 '아소팜 빌리지', 염소나 소, 원숭이 등을 만날 수 있는 '동물 왕국', 정원 노천탕이 있는 '아소 화산 온천', 직접 제작에 참여해 볼 수 있는 '치즈공방, 과자공방, 우유공방'등 재미있는 놀이시설을 갖추고 있는 전천후 리조트이다.
이 곳의 자랑은 쌀을 제외한 모든 먹거리 재료가 이 곳 아소 팜 랜드에서 직접 재배하고 사육한 것이라는 점이다. 즉, 이곳에서 판매하는 상품 또는 레스토랑의 먹거리에 들어가는 우유, 계란, 채소 등 모든 재료는 메이드 인 팜랜드이다"(인용: 여행박사 큐슈)
오늘 저녁, 우리가 머무르게 될 아소팜 빌리지는 아소팜 랜드에 포함되어 있는 숙박시설로서, 독특하게 생긴 개별 돔형식의 방갈로들이 하나의 마을을 이루고 있어서 '빌리지'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아소산 올라갈 때 마다 스쳐 지나가면서 이 곳에서 숙박하는 사람들을 얼마나 부러워하고, 나 역시 하룻밤 묵어보길 얼마나 고대했던가..그렇게 열망했건만 그동안 나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은, 초창기에는 한국 단체관광객에게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문을 개방한지가 불과 작년부터인가..그랬다나..
뭐야~ 그럼 초창기의 깨끗하고 고즈녁한 상태의 시설은 지들이 즐기고..이제 지들 내국인 관광객이 빠져나가고 나니 한국 관광객을 불러들여 나머지 본전뽑기를 하겠다는거야 뭐야.. 이놈의 야비한 세이들..
아~그런말은 듣지 말아야 했어~ 듣지 말아야했어~~~
듣고나니 기분 꿀꿀하지만, 학생들 앞에서 내색은 하지 못하고 즐거운 척 할 수 있을 뿐이다.
뭐..어쨌거나, 그토록 내가 오매불망 고대했던 곳이 아닌가.. 현재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즐기자..
해가 뉘엇뉘엇 넘어갈 때쯤해서 아소팜 빌리지에 도착했다.
전용주차장에서 내려서 에스칼레이트와 지하도를 이용하여 도로 건너편에 있는 빌리지로 이동한다.
어느듯 가로등 불빛이 하나둘.. 남아있는 여분의 빛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한다. 시내에서와는 다른 분위기의 리조트에 학생들도 들뜨기 시작한다.
이곳이 전혀 시골스럽지는 않지만, 테마는 분명 '팜 빌리지'이다.
아소고원의 풍부한 목초지를 이용해서 소를 기르고 그로부터 나오는 유기농 유제품들을 생산 판매하는 것도
이 리조트 팜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본관 리셉션 오피스에서 열쇠를 받아 각자 독립된 자기 방갈로로 흩어진다. 방갈로는 블럭을 중심으로 A동에서 V동까지 있다.
난 본관에서 가장 먼 거리에 있는 V동으로 간다. 걸어서 5분정도 거리라 산책삼아 살살 걸어서 왔다갔다 할 수도 있고..
힘들면, 항상 주유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V동은 버스 왼쪽편으로 보이는 핑크색 지붕을 이고 있는 블럭이다.
짐을 풀고는 식사와 온천을 하기 위하여 준비를 하고 나왔다. 일본에서 온천을 갈 때는 그래도 유카타를 입어줘야 격이 맞다.
특히나, 오늘은 일본온천을 처음하는 날이니 모두들 첫경험에 상당히 들떠 있다.
유카타를 보니 생각이 난다. 유카타를 입는 법은 오른쪽 깃을 안으로 집어넣고 왼편 깃을 위로 덮어서 입는단다.
우리나라의 남성용 한복 입는 방식과 방향이 같다. 다들 가이드 설명을 잘 들은 것 같다~^^
온천을 하고, 저녁을 먹고 올라오니 이미 고원위의 마을은 어둠속에 잠겼다.
그러나, 방갈로 옆으로 지나가면 방마다 도란도란 풀어놓은 이야기들이 바깥으로 살금살금 흘러나온다.
개별 방갈로의 모양은, 우리 가이드는 스머프 집이라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마치 우주기지에 온것 같은 느낌이다~^^
팜 빌리지의 배열방식은, 마치 옛날 시골마을에 집들이 집집마다 담벼락으로 개별 집들을 구분하듯이
여기도 돌담으로 개별 방갈로를 구분하고 있다. 돌담 때문에 우주 기지같은 딱딱한 모습이 조금은 따뜻해 보인다.
게다가 모든 방갈로 입구에는 나무한그루와 동호수를 비춰주는 등불이 빛을 발하고 있어서. 마치 따뜻한 동화의 나라에 온 것 같기도 하다.
방안에 들어가면 요렇게 생겼다. 클래식한 키로 열쇠구멍에 맞추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맞은편으로 베드가 보이고 ..
벽면에는 모두 3개의 아치형 창문이 조그만 커튼으로 가려져 있고..
천정에는 하늘로부터 햇살을 바로 받도록 투명한 유리로 개방되어 있고..
방갈로의 사이즈는 똑 같으나, 베드가 더블이냐, 트윈이냐 또는 트리플이냐에 따라
싱글, 커플, 가족실로 활용하는 것 같다.
이 많은 방갈로 중 한 곳에 "예쁜 반"친구들이 밤늦게 모여들었다. 그러고는 음료수잔?을 높이들며 그들의 우정과 사랑을 외친다.
이 외침이 끝날 무렵 찾아든 "착한 반"친구들로 인하여 새벽 3시 반까지 연장되었다는..
동료교수와 아침 온천 가기로 약속한 6시반에 깨어나보니 아직 세상은 조용하다.
어둠이 채 걷히진 않았지만 아침 안개 사이로 느껴지는 찬 기운이 참 좋다.
그래서 그런지 새벽 3시반까지 학생들과 함께 한 음주후유증도 좋은 공기 때문인지 그닥 나쁘진 않다.
게다가 새소리까지 기분을 업~♬♬
서서히 동편 햇살이 아침 안개속을 헤집고 내려오기 시작한다.
V 동에서 본관으로 올라가는 입구
저 스파안에는 실내온천과 노천 온천이 함께 있다
새벽시간에는 사람이 없으므로 한 카트~
사실은 저 철문바깥까지 다양한 형태의 스파들이 있다고 하는데..
난 탐험하지 못했다..
우훗~
도촬은 아닌데 우연히 잡힌 분~ 미안해용~
아침 온천을 하고는 뷔페 레스토랑 '월드 키친'으로 갔더니..
그날따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왔는지.. 발디딜 틈이 없다.
보니 고교생 수학여행팀이 두팀이나 된단다. 서울의 모 고등학교에서는 500명이나 왔다고..
어우..뭐..특급호텔이 아니라 완전 수련원 분위기이다.
그래도 우리학생들은 좋단다..
좋을수밖에.. 저녁에는 25개국, 100종류 이상의 식사가 나온다고 하니,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할 수도..^^
그래 그대들이 좋다면 된거지 뭐~
식사를 하곤 산책삼아 살살 걸어서 내 방으로 간다.
빌리지 사이사이로 조성되어 있는 산책길이 깔끔하다
빌리지 뒤편으로 방목장도 보이고..
블럭마다 지붕색깔이 다른 것이 특색이다. 이 동은 회색라인
내가 묵었던 동은 핑크동..저 멀리까지 마을이 조성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생각보다 규모가 큰 대단지 빌리지이다.
아침에 조망대에 올라가서 렌즈를 줌하여 이리저리 둘러보니, 빌리지 저~~쪽 끝부분에 이런 풍경도 걸려든다. '건강의숲'이 있다고 하더니.. 이곳이 바로 그곳인가..
사람이 없이 조용한 걸 보니, 유료입장 죤으로 구분되어 있는 공간이 맞는 것 같다.
미리 알았더라면, 아침 온천을 하고 식사하기 전에 조깅이라도 한 코스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터인데..
그러나, 언제나 아쉽다는 것은 떠날 때가 다 되었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하여 오매불망 고대했던 아소팜 빌리지에서의 하룻밤은 내 미련하나를 완전히 지워주는 밤이 되었다
'이제 원 풀었으니, 더 여한은 없다'
즉, 아소팜에 대한 기대는 한번의 경험이면 충족시킬 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