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끓고 있는 '아소 나카다케 분화구'
2010. 06. 04. 금 날씨: 맑음
이제, 큐슈의 상징이자 '불의 땅 구마모토'의 얼굴인 아소 나카다케로 오른다. 아소산은 단독으로 형성된 산 이름이 아니라 세계 최대의 칼데라를 가진 복식 화산군의 이름이다. 나카다케(中岳)·다카다케(高岳)·네코다케(根子岳)·에보시다케(烏帽子岳), 그리고 키지마다케 등 5개 산형제로 이루어져 있어 아소고다케(阿蘇五岳)로 불리기도 한다. 일본 최초의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현재도 나카다케는 용암을 내뿜고 있어 웅대한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아소의 폭발은 3천만 년 전부터 계속되어 왔으며, 약 10만 년 전의 대폭발로 현재의 모습을 형성했다는.. 그중,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나카다케 분화구이다.
사루마와시 극장에서 원숭이 쇼를 보고는 다시 아소산 '나카다케'로 올라간다. 가는 길은 이처럼 신록이 좋다.
이런 길을 제법 올라간다. 나카다케는 해발 1500m가 넘는 높은 산이다.
자연이 너무나 싱그러워서 흔히 요즘 아이들의 표현을 빌자면 '안구가 정화'되는 기분 뿐만 아니라
'영혼이 정화'되는 느낌까지 받는다.
로프웨이를 승차하는 '니시역' 개찰구에서 내려다 본 주변의 신사와 매점
일반적으로 나카다케 오르기 전이면 가이드들은 뻥을 친다. 전생에 복을 많이 쌓아야 한번에 나카다케 분화구를 볼 수 있다고..
어떤 이는 나카다케를 오르기 위하여 아소를 10번을 왔다는 사람도 있다고..^^
그렇게 운을 따지는 나카다케지만, 난 이곳에 와서 한번도 오르지 못하고 간적은 없다. 내가 전생에 덕을 많이 쌓았나~??
아니, 아니.. 우리 학생들이 아마도 덕이 많은 사람들이겠지..흠, 그게 맞는 것 같다..^^
어쨋거나 그들덕분에 한번도 못보고 돌아간적은 없었다.
올해도 여전히 아무 무리없이 로프웨이를 탈 수 있었다. 아래쪽에서 올려다보니 연기가 왼쪽으로 오르고 있다.
그러면 무리가 없다. 그러나, 만약 오른쪽으로 기울고 있으면 발길을 멈춰야 한다.
자신들의 복력으로 무리없이 일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믿음에, 목적지의 가치와는 무관하게 그저 현재가 즐겁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학생들은 눈을 꼭 감고, 옆사람 어깨에서 손을 떼지 못한다.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제법 까마득하다.
로프웨이역에 내리니 유황냄새와 바람이 사람을 주눅들게 만든다.
온몸을 감싸고는 쉼호흡 크게 한 번 해 준 후, 발걸음을 옮긴다.
올해는 옷을 제대로 챙겨오지 않아서 옷 때문에 계속 낭패를 당한다.
전날은 너무 더워서 진땀빼고, 오늘은 너무 추워서 오덜거리고..
해발 고지가 약 1600m정도 된다는 사실을 깜빡 망각했다.
티셔츠 하나로만 이곳 나카다케의 정상을 견디기에는 내 의지가 그렇게 강하질 못하다..
이곳에 올 때는 가디건 하나 정도 반드시 챙겨와야 한다.
분화구에서 하얀 연기가 하늘로 솟아 오르고 있다. 주변의 지형은 전형적인 화산지형이다.
나무한그루 풀한포기 없는 화산지형이다.
학생들이 화산 분화구쪽으로 우루루 몰려간다. 분화구안의 물색깔은 갈 때마다 다르다.
오늘은 물색깔이 아주 선명한 옥빛으로 아름답다. 지난 겨울의 물빛은 예쁜 코발트 색이었더랬는데..
이 분화구는, 아이슬랜드 화산폭발처럼, 언제 터져오를지 모르는 활화산이다.
지금도 저 분화구 지하층에서는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하니.. 늘 조심스럽기는 하다.
이쯤에서 학생들과 단체사진 한컷 찍어주시고.. 다들 나이들은 있지만 표정들이 참 사랑스럽다~
주변으로 펼쳐지는 나카다케의 칼데라군이 너무 장엄하여 파노라마 사진을 시도해보았으나
역시 초보찍사의 엉터리실력으로는 그 본질을 표현하기에는 어림도 없다.
아소 타카다케, 나카다케에 대한 안내간판이건만..근데 타카다케는 어느쪽인가..?
매번 와도 나카다케 분화구만 보고가니 어디가 어딘지는 알수가 없다.
오를 때는 로프웨이로 올라오지만 내려갈 때는 서쪽 도보길로 내려간다.
걸어가면서 이 지역의 지형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다.
올해는 다른해에 비해서 기온이 늦게 올라서 그런지 이 지역의 명물인 '애기철쭉'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화산지형의 특성상 땅에 영양분이 없어서 그런건지
철쭉들이 마치 야생화처럼 땅에 딱 붙어있는 모습이 애잔하고 깜찍하기 그지없다.
꽃봉오리의 크기가 동전 100원짜리, 어떤 경우는 50원짜리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분화구에서 멀어지면서 꽃잎과 무리가 조금씩 커진다. 지금 아소산은 철쭉으로 뒤덮였다.
10여차려 넘게 다녀도 이렇게 절정의 철쭉군을 보게 되는 것은 처음이다.
올해는 유난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