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0-08 베네토

베네치아 두칼레 궁전

노코미스 2010. 9. 8. 19:48

 

Burano에서 베네치아로 들어오니 아마 3시 반경이 되었던 것 같다. 해서 주변 골목을 산책하다가

산 마르코 성당에나 가볼까 하고 갔더니 역시나 줄은 어디까지 늘어져 있고..

오늘은 일요일이니 저 줄이 언제나 끝날지..

 

해서 공작궁 즉, 'Palazzo Ducale'부터 보기로 한다.

 

 

 

바다에서 광장쪽으로 봤을 때 왼쪽이 국립 도서관이고,오른쪽의 핑크빛이 도는 건물이 공작궁이다.

공작궁은 말하자면 중세시대 베네치아 공국의 통치자인 doge가 살았던 관저이면서

당시 베네치아 공국의 정치, 행정의 중심지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까이에서 볼 때는 그저 딱딱한 직사각형 모양이지만, 멀리서보면 디테일이 상당히 아름다운 ...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는 공작궁..산마르코 성당과 나란히 붙어있다.

 

 

두칼레 궁전의 해안쪽 파사드를 지나서, 산 마르코 광장에서 산 자까리나 선착장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조그만 다리가 있다. 그 다리위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된다.

 

그것은 단순히 유동인구가 많아서 그렇다기 보다는, 그 위에서 일시적으로 흐름이 멈추어지기 때문에

더욱 복잡해진다.

 

 

 

이유는, 이 다리위에서 올려다보이는 바로 운하위 건물과 건물사이에 걸려있는 저 조그만 다리..

바로 '탄식의 다리' 때문..

 

저 다리 중간에 보이는 조그만 철창문.. 장기 투옥되어야 하는 죄인들이 왼쪽 두칼레 궁전에서

오른쪽 감옥으로 옮겨갈 때 거쳐야하는 다리이다.

 

 

 

궁전내, 탄식의 다리 철창 안쪽에서 바라보는 바깥세상.. 

바깥의 무지개 다리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쪽을 올려다보고 있다.

 

 

 

우선, 해안쪽 궁전입구에서 13유로를 주고 입장권을 사서  궁안으로 들어가니,

직사각형의 중앙마당을 사이에 두고 아치형의 구조물이 단정하게 배치되어 있다.

 

 

건너편 건물을 올려다보니, 건물가장자리에는 마치 레이스로 끝처리를 하듯이 아기자기하게

데코레이션이 되어 있고..

 

 

궁전 입구에서 바로 마주보이는 쪽, '문서의 문'을 포함하고 있는 건물,

고딕양식이 남아있는 로마네스크 양식인가.. 산마르코 성당과 접해 있는 건물이다.

 

 

건물의 아름다운 양식과 조각상들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는 아릿따운 젊은 아가씨..

 

 

1483년에서1485년 사이에 설계되고 1491년에 완성되었다는 '거인의 계단(Stairway of the Giants)'...

 

계단 끝쪽의 조각상, 왼쪽은 마르스,  오른쪽은  냅튠, 이들은 땅과 바다를 지배하는 베네치아의 힘을

상징한다. 이 계단은 도제가 통치자로 선출되었을 때 사람들에게 자기 얼굴을 보여주는 세레모니를

행할 때 사용되는 특별한 장소란다.  

 

  

공작궁 올라가는 계단위의 황금빛 천장과 천정화가 언젠가 누렸을 한때의 영화를 짐작케 한다.

 

 

 

곳곳에 조각상이다.

 

공작궁내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하므로 사진 자료는 없으나 베네치아를 이해하기에 좋은 자료들로

가득차 있다. 특히, 베네치아가 한창 번성했었던 16세기에 '베네치아 화파'를 이끌었던

티치아노, 틴토레토, 베로네세 등의 그림들이 많아서 그들의 화풍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거대한 날개를 단 '산마르코 사자', 역대 도제들의 초상화, 베네치아의 힘과 권력을 신화와 연결시키는

틴토레토의 다양한 그림들도 인상적이지만..

 

특히 Giambattista Tiepolo의 '베니스에게 선물을 주는 넵튠'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4개의 문이 있는 방'에 그려져 있는 이 그림에서 베니스는 16세기 후반의 귀부인으로 그려져 있다.

목에는 보석으로 주렁주렁 장식하고, 옷은 축제의상에 도제들이 입는 하얀 산족제비 가운을 걸치고,

손에는 왕권을 상징하는 홀을 쥐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서

 

넵튠이 그의 커다란 혼에서 금화를 가득 쏟아내어서 베니스에게 선물하고 있다.  

이 그림이 16세기의 베니스를 그대로 상징하고 있다.

베니스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부'이다. 그리고 그녀는 여자이다.

그리고 그들이 끼고 있는 아드리아해는 그들에게 부를 제공하는 최상의 근원임을 상징하고 있다.

 

 

베니스 공화국의 기본 가치가 '부의 축적'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은 VERONESE의

'베니스에게 선물을 주는 유노'에서도 나타난다.

베니스는 모던한 의상을 차려입은 아릿다운 젊은 여성으로 그려져있고,

그녀에게 유노는 권력의 상징인 왕관과 돈과 보석을 던져주고 있고,

베니스의 발 밑엔는 도시의 상징인 사자가 그려져 있다.

 

틴토레토의 그림 '비너스에게 왕관을 받는 바쿠스와 아리아드네'는

베니스와 아드리아 해의 상징적 결합을 보여주고 있고..

말하자면 16세기 베네치아의 부는 아드리아해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읽을 수 있다

 

베로네세의 '정의와 평화의 여신으로부터 경배받는 베니스'에서 베네치아 공화국시절

그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국가를 통치했는지를 읽기도 했다.

 

그 외에  틴토레토의 '바다의 여왕으로서 숭배받는 베니스'역시 당시 아드리아해를 중심으로 

주변국가들을 광범위하게 지배해왔던 베니스를 보기도 하고..

 

중세 대항해의 시대 해상왕국이었던 베니스의 부와 권력과 영광을 드러내는 그림들로 가득차 있어서,

그녀의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반드시 들러야 할 곳 중 한곳이다.

 

 

 

공작궁에는 감옥도 있어서, 공작궁을 다 보고 난 다음에는 감옥으로 간다. 이 표시대로 가면

감옥과 그 유명한 '탄식의 다리'가 나온다. 감옥보다 이 다리를 건너고 싶어서 화살표를 따라가본다.

 

 

그러나, 관광루트에서는 '탄식의 다리'는 맨 나중에 보여준다.

우선 화살표가 이끄느대로 따라가면서 16세기 베네치아 공국의 감옥시설을 살펴보도록 한다.

 

 

시멘트로 거칠게 마무리된 좁은 복도와 그 곳에 침침하게 켜져있는 라이트가 그 자체로 공포스럽다.

 

 

앞에 사람이 보이지 않으면 갑자기 싸~하게 소름이 쫙 끼칠만큼 으스스하다.

저 육중한 문고리하며..

 

 

 

 

 

감옥소 죄수들이 기거하든 방.. 문이 거의 몇 겹으로 만들어져 있다.

 

 

 

창살도 그 어떤 것으로도 끊고 나갈 수 없도록 두꺼운 쇠창살로 엮어두고 있다.

 

이 철통같은 감옥소에 그 유명한 세기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도 갇혔던 적이 있었다고 하지.. 

근데, 그를 사모하던 여성들의 도움으로 이 철통같은 감옥소를 빠져나왔다하니, 그 명성이 헛것은

아니었던 게다..

 

 

 

 

 

위의 네 컷은 죄수들의 감방을 재현한 공간인듯하다. 액자속에는 역대 죄수들이 긁어두었던

글과 그림들..

 

 

  

공작궁에서 이 감옥으로 갈려면 이 '탄식의 다리'를 건너야 했단다.

어쩌면 이 창을 통해서 내다보는 바깥세상이 이 생애 마지막인 죄수들도 있었을법도 하니..

한숨과 탄식이 절로 나오기도 했겠다.

 

내가 그 앞에 서 보니..참 그 감정이 묘하다.

 

 

 

한바퀴 돌고 '문서의 문'이라는 출구로 나오니

문위에 doge가 베니스의 상징인 날개달린 사자앞에 무릎을 조아리고 있는 조각이 눈에 절로 들어온다.

 

 

출입구 왼쪽 가장자리에 세워져 잇는 뒤의 조각상은 네번째 십자군 원정 때

콘스탄티노플에서 가져온 것이라나..

 

제4차 십자군 원정은 베네치아에게 부의 기반을 마련해준..

 

 

 

듀칼레 궁을 관람하고 나오니 산 마르코 선착장에 여행객들이 재미난 형상으로 앉아있다..

마치 참새가 전기줄에 앉아 있듯..^^

 

아마도 곧 맞이하게 될 석양을 기다리고들 있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