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랄조 기차역에서 오론소 빌라피콜라까지..
깔랄조 피에브 디 까도르 정보센터의 도움을 받아 오늘 버스가 운행되는 거리내에서
트레치메와 가장 가까운 마을까지 들어가기로 하였는데, 그곳이 바로 auronzo villapiccola라고 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이 이미 북부 알프스가 시작되는 지역이라 이 곳에서 오론소 빌라피콜로 까지는 계속해서
이런 산악마을의 풍경으로 이어진다.
저 멀리 보이는 돌로미테 산악군이 펼쳐져 있고..
차창을 통하여 간혹볼 수 있는 도로변의 가옥들을 보면서 전통적인 산악마을의 전통가옥의 구조를
짐작하기도 하고..
오른쪽과 같은 회백색 시멘트로 벽칠을 하기 전에는 아마도 왼쪽처럼 흙과 돌을 섞어서 벽칠을 하였나보다.
간신히, 내 한몸 눕힐 옥탑방하나 잡아 가방 풀고 여닫이 창문을 열어젖히니 이태리 북알프스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내일이면 내가 도착할 지역..
오늘 내가 이 곳에 도착하기위하여 아침부터 삽질한 것을 생각하고, 지금 내가 이 곳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감개가 무량하다..아~
하늘은 얼마나 맑고 푸르며 뭉게구름은 또 얼마나 희고 깨끗한가..
게다가 저 푸른 초원은..
아침부터 오후까지 있었던 갑갑했던 일들을 생각하며..가슴을 크게 열고 쉼호흡을 크게 한번 해본다.
가슴이 시원하다. 핫하하하하하...
짐을 풀어놓고는 딱히 할 일도 없고 주변 탐색을 나간다. 이쪽으로 보아도 그림이요..저리보아도 그림이다.
호텔아래쪽으로는 '오론소 호수'가 펼쳐져 있고..이 호수는 오히려 내일 보게 될 트레치메 아래쪽의
미주리나호수보다 더 크고 더 깨끗하고 더 아름답다.
정보센터아가씨가 나에게 이 마을을 소개했을 때, 왜 이곳에서 묵어야 되냐고 물었더니 두 가지를 말해줬다
하나는, 아름다운 호수가 있고
두번째는, 다음날 버스타기가 좋다고..
그 순간에는 그 말의 의미를 크게 받아들이질 못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말의 의미를 알겠다. 최소한 첫번째 추천이유는 확실하게 인지가 된다.
어린 처자로 향하는 고마운 마음이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다.
해그림자가 슬금슬금 산자락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하고..
이 호수를 둘러싸고 멋진 산책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나는 지금 마을 건너편에 조성되어 있는
산책길을 걸으며 내가 묵을 마을을 건너다보고 있다.
호수를 건너서 마을 쪽으로 넘어온다. 주변의 초원과 마지막 햇살을 받고 있는 돌로미테 산악군..
이태리 들어온 이후 첫날부터 생각해보면 거의 삽질의 연속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과정속에서 도시인들의 무관심과 인색함 등으로 배려받지 못하고 도움받지 못함으로 해서 생긴
외로움과 아픔들이, 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들을 보는 순간..모두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마치 그런 감정은 애시당초 생성되지도 않았던 것처럼..
간만에 편안하게 잠들었었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창문밖으로 들리는 티티새의 재잘거림은 나의 행복지수를 최고조로 높여준다.
내년에도 이런 행복감을 반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평화로운 아침정경에 나를 던져놓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