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여행, 우도에서 성산일출봉까지..
일년에 한번 있는 친목여행이다. 우리가 위탁운영하는 시설의 시설장들도 동행한다.
울릉도를 갈까하다가..울릉도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결국, 제주도로 목적지를 결정했다.
김해공항에서 7시 30분 첫비행기를 타기로 했으니, 창원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은 6시에 출발한다.
다른 지역사람들도 마찬가지로 6시에는 나서야 한다.
오늘 하루, 강행군은 각오해야 한다. 8시 반에 도착하자마자 예약해둔 금오렌트로 가서 차를 인수받아서는
아침을 먹으러 간다. 물항 식당을 찾아갔으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휴물일이란다.
그러면서 추천해 준 집이 '모이세 해장국'집이다.
빈속에 진한 국물 한그룻하고 나니 속이 따뜻하기도 하고 든든하기도 하다.
먹고는 첫 목적지, 어승생악으로 향한다.
이 지역이 제주도에서 단풍이 좋은 코스라 해서 선택했던 곳인데..
11월 초순인데도 불구하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그랬는지..나뭇가지에 나뭇잎이 없다.
오전이라 그런지 산간지역 날씨도 으스스하다.
중간쯤 올라가니 몸이 다소 풀린다.
이 지역의 특징은 주변에 조릿대군락이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조릿대는 대보름날 복조리를 만드는 대나무이다
경남 지역에서는 일반 대나무를 잘라서 만드는데 비해,
제주에서는 이 조릿대로 조리를 만든단다.
이파리는 댓잎처럼 생겼고, 줄기가 가느다란 조리를 만들기 좋은 가닥만하다.
전체 숲이 조릿대로 덮여있는 모습도 보기괜찮다.
바람이 불면 어떤 소리가 날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저쪽 맞은편으로 한라산이 누워있다. 구름을 보니 오늘 저쪽편에는 비가 오려나..
맨 꼭대기에 보니 '어승생악 정상비'가 있다(옆에분들은 우리와 아무상관없는 분..^^)
해발 1,169m..
우리는 아마 1100고지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두고 왔지 싶은데..
그럼, 우리가 이동한 거리는고작 69m..?
허긴, 한 20여분 올라왔으니..
그래도 그것 올라왔다고
내려가서는 다리가 얼마나 떨리는지..
운동이 필요함을 여실히 느낀다-.-;;
어승생악을 내려와서는
시간 관계상 일단 성산항으로 움직인다.
성산항에 도착하니 1시, 다른 곳으로 맛있는 것 먹으러 움직일 시간이 없다.
선착장에서 허접스런 고등어 찌게를 먹고는 우도행 도항선을 탄다.
난, 봄에 다녀간 관계로 큰 기대는 없었으나, 함께 가는 동료들은 우도에 대한 기대에 한껏 부풀었다.
하우목동항에서 내렸지만 우선 우도항 방향으로 길목을 잡는다.
우도항을 꺽어올라가서 우도 등대공원으로 들어간다.
지난 봄 방문때, 우도 일주는 했지만 우도등대만 빼먹었었는데..나로서는 적절한 코스이다.
오른쪽으로는 바다를 끼고,
왼쪽아래로는 목장이 조성되어 있고..
가을바람에 날리는 억새풀은 가을 여심을 흔들기에 아주 좋은 장치이고..
제주의 꽃들은 모두 키가 작다. 아마도 토양이 화석암이라, 성장에 필요한 양분이 부족해서 그러리라..
해안 절벽에 여기저기 무리지어 피어있는 보라색 구절초들이 억새풀과 더불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너무 잘 어울린다
공기가 맑아서 그런지 색깔도 얼마나 짙고 고운지..
우도 등대를 내려와서 그 다음 어디로 갈까..의논하고 있으니, 우리의 대장이..말을 타고 가잔다.
와우~ 우린 그 생각까진 못했었는데.. 그런 배려까지 ㅋ..
저놈 타고, 다음주 월요일 근육이 풀리질 않아 병원가서 근육풀리는 주사 맞고서야 출근을 했지만..
저 당시는 정말 신났었다.
제주에서 몇 곳 말을 탈 수 있는 목장이 있긴한가본데..그 대부분이 달리기 보다는 말타고 산책하는 수준이라는데..
우도 등대아래 이집에는 제법 달려주신다. 게다가 주인아저씨가 아주 멋지게 생겼다. 그것도 중요하다.
여기서 1박 2일도 찍었다는데..(주인장이 좋아서 자발적 홍보ㅎㅎ..)
성공적인 승마를 마친 기념으로 V샷 한번 날려주시고..
말 타고 나니 다른 곳 들를 여유가 없어서 다시 우도항으로 나온다.
항구 주변에서 해녀들이 직접 작업했다는 자연산 전복과 소라 한접시 하고나니 배가 들어오고..
성산항에 도착하자 바로 일출봉으로 오른다. 일출봉은 일출만 좋은 것이 아니라 일몰도 좋다고 하니..
어차피 내일 아침 일출보러 여기까지 올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 일몰이라도 보고 가자고..
올라가서 성산항 바람에 머리카락 몇 번 날려주고 나니, 곧 일몰이 시작된다.
20-30여분에 걸친 일몰과정을 지켜보다가 한라산 너머로 해가 반쯤 걸렸을 때, 우리는 하산을 한다.
시간이 한 치의 어긋남없이 딱딱 맞아 떨어진다.
김해공항에서 7시 30분에 출발하여 서귀포 남원 숙소로 들어가니 7시가 넘었던 거 같다.
바로 주변에 횟집을 물색하여 자연산 다금바리와 능선어로 배를 가득 채우고..
로얄 살루트 21과 마르케스 리스칼 2병을 해 치우고 나니, 이 밤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일년에 한번씩 동료들과 친목을 도모하는 이런 기회가 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그런지 이런 날이 제법 즐겁다.
숙소에 돌아와서도 일부는 특히, 주당들은 쉬 잠들지 못하고..
자는 사람을 깨워서는 남은 와인 2병을 더 따고서야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