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reading/책읽기

새로운 세대를 위한 세계사 편지

노코미스 2010. 12. 7. 22:43

 

 

 

 

 

처음에 고대 중세 중심의 역사인줄 알고 집었던 책이었다. 근데, 들고 보니 현대사를 중심으로 쓰여진 책이었고

지금까지 우리에게는 상당히 낯선 내용에 낯선 관점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 재미있는 책이었다.

볼수록 특이하고, 개방적인 관점의 책이다.

 

저자인 '임지현'..

책을 보기전에 언뜻보고는 그냥 잊어버렸다.

그러나, 책을 읽고나서 '임지현' 그가 누구인지 궁금하여 저자 소개부분을 다시 펼친다.

 

소개부분에 의하면,

 

그는 한양대학교 사학과 교수이자 비교역사 문화연구소 소장이며, 학문과 국경의 경계화 틀을 넘어선 트랜스내셔널 역사

학자이다. 서강대학교에서 역사학과 철학을 공부하고 <마르크스, 엥겔스와 민족문제>로 박사학위를 바았다. 폴란드의

바르샤바 대학과 크라쿠프 사범대학을 고가며 연구, 강의를 했다. 포츠머스 대학 소속 연구모임 '유럽의 민족주의와

민족적 정체성'의 특별연구원, 하버드 예칭 연구소 초청연구원, 글러모건 대학교 외래교수, 국제 일본문연구센터의

초청교수를 지냈다.

 

그는 한국사회의 본질주의적 역사인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만들어진 역사로서의 민족주의와 국사의 해체를 주장한다.

비교역사 문화 연구소를 만든 이후 그는 '국사national history'의 대안으로 '트랜스내셔널 역사학'을 모색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마르크스, 엥겔스와 민족문제>, <바르샤바에서 보낸 편지>, <민족주의는 반역이다>, <이념의 속살>,

<국사의 전화를 넘어서>, <적대적 공범자들> 등등 다수가 있다.

 

저자에 대한 소개에서 저자의 국사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 '세계사 편지'에서는 국사에 대한 관점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첫편지를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책에서 동양과 서양은 역사,지리적 실체가 아니라 '상상된 지리'라는

관점에서 '동양'과 '서양'의 이분법을 해체하고자 한 에드워드 사이드에게 쓰는 것으로 자신의 트랜스내셔날 역사학의

관점을 자연스럽게 시작한다.  

 

이후, 그의 편지내용들은 지금까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국경'을 경계로 구분지어진 역사이야기가 아닌  국경을

초월해서 벌어졌던 '시대적 코드'로 이야기가 전개될 뿐만 아니라, 20세기 초의 시대적 코드를 야만으로 규정짓는

지그문트 바우만과 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다는 악의 평범성을 주장하는 한나 아렌트를 접하게 되는 것도 재미있다.  

 

특히 지구상의 가장 오래된 특정집단에 대한 증오인 반유대주의와 관련하여, 우리가 오랜동안 생각해왔던 이스라엘중심의 

피해자 의식(그런 이분법적 논리속에서 우리는 유대인은 피해자이고, 독일은 가해자라는 이분법적 논리를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았다))이 잘못된 역사의식에 따른 오해였음을 깨닫게 하는 저자의 관점에 개인적으로 상당한 충격을 받게 된다.

 

'임지현' 그의 이야기에서 본다며, 홀로코스트와 관련된 피해자와 가해자는 단순히 국경에 갇힌 민족을 단위로만

구분되는 지는 것이 아니다. 같은 민족안에서도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가 있을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범주도

특정민족 또는 특정나라뿐만 아니라 국경을 초월하는 근대사회의 시대적 현상으로 확장된다.

 

예를 들어, 근대사에서 이스라엘이 피해자인것처럼 강조되고 있지만, 실제로 나찌즘의 반유대주의 정책에는 당시

이스라엘 국가의 재건을 맡고 있었던 시온주의자들과의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과, 그리고 당시 재독 유대인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이스라엘 국내에서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충격적이었다.

그러니, 홀로코스트의 피해자는 재독 유대인인 것이지 전체 유대인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스라엘 국내에 있는

유대인들은 독일에 동화되어 눌러앉으려는 재독 유대인에 대해서 악감정을 가졌다고 한다. 그런 반면에 독일인들중에는

유대인들을 숨겨주거나 목숨을 걸고 도와준 사람들도 많다하니 모든 독일인이 가해자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경과 관련해서도 반유대주의 정서는 독일 나찌 정부뿐만 아니라 당시 남서유럽 전체적인 분위기였으며,

독일의 유대인 홀로코스트는 주변 국가들의 이러한 정서적 묵인 또는 동조하에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독일만이 가해자는

아니라는 논리는 일견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임지현의 이같은 트랜스내셔널 역사학의 관점은 우리의 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까지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사에 대한 그의 관점이 궁금하여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일본의 <새 역사교과서>에 대해서 민족사학자들이 역사왜곡이라고 보는 것에 대한 그의 관점

중국인들이 동북공정에서 고구려가 자기네들의 소수민족이었다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대처해야 하는 태도,

이런 것에 대한 임지현의 관점은 지금까지 민족주의라는 주술에 갇혀서 자민족중심의 판단외에는 할 수 없는

우리들의 경직된 관점과는 매우 다르다. 도대체 어떻게 보고 있길래..?? 궁금한 사람은 책을 읽어보시면 안다.

 

21세기의 상생하는 역사에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