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1-05 중국산동

춘추전국시대의 제나라 노나라 땅, 산동~

노코미스 2011. 6. 6. 19:57

 

2011. 05. 24. 화요일 날씨:맑음

 

매해 진행되는 해외 선진 시설 견학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방문하게 되는 해외 나들이

 

해마다 일본을 방문하다가

올봄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일본행은 불발..

대신 중국쪽으로 시야을 돌리게 되었다.

 

이제쯤 중국에 관심을 두기에 적합한 시기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산동지방부터 시작해보기로 하였다.

청도를 통하여 태산과 학문의 성인이라 할 수 있는 공자의 고향 곡부를 방문하는 루트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해외 시설견학이지만

이 글은 공적인 기록이 아닌 나의 사적인 소감에 촛점을 맞춘다.

 

김해공항에서 12:00에 출발한 중국국적기는 1시간 30분뒤에 우리를 산동성의 관문인 칭다오 공항에 내려주었다.

거리로도 가깝고 내려서 부딪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비슷해서 외국같은 느낌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 학생들은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 차창을 통해서 보이는 거리들은 마치 우리나라 시골읍내의 풍경을 보는 듯하다.

사람들의 생김새나 차종들의 분위기가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 것이 없어서

한 순간, 내가 진정 외국에 와 있는 것인가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빨간색 바탕에 한자투성이의 간판들로 인해서 그래도 내가 중국에 들어왔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청도에 들어오자마자 우리의 제1차 방문지는 취학전 교육기관 방문이다.

공항에서 외곽을 빙~ 돌아서 청도 인구의 몇 %(?)인 2~30만명의 인구가 집중되어 있다고 하는 후산허 아파트를 지나니

청도의 명산 '노산'이 시야로 들어온다.

 

산세가 우리나라처럼 아기자기한 흙산이 아니라

울퉁불퉁한 돌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산세로 봐서는 개인적으로

태산보다 노산이 멋있게 생겼다고 생각해보았다.

내 생각에 내 차의 가이드도 동의해 주었다.

 

 

 후산허 아파트를 지나니 청도에서도 고급아파트단지라고 하는 어느 아파트지구에 들어선다

아파트 입구는 이런 과학적인 횡단보호대로 출입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그 아파트단지 입구에 우리가 방문할 유치원이 있었다. 해피 엘리스라고 하는 사립유치원이다.

이 유치원은 대만의 자본으로 운영되는 국제적인 규모의 중외합작유치원이다. 프로그램도 국제적이다.

교육과정은 2개국어로 진행된다. 그들의 모국어와 영어로..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중국과 경쟁이 되지 못하는 유일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크기'일 것이다

중국은 모든 것에서 크기로 우리를 압도한다. 이 유치원도 마찬가지이다.

 

 

 규모도 크고 프로그램도 국제화를 추구하고..

그들의 교육목적은 21세기 리틀국제시민 배양이다.

 

국내에서 생각했던 낙후된 사회주의 시스템의 취학전 교육기관은 눈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고

오히려 우리보다 넉넉한 공간에서 다원화되어가는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하여 다양하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외벽에 설치된 이런 암벽타기 시설은

우리 일행에 따라간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이런 신체활동시설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점이 우리나라의 취학전교육풍토와는 다른 점이다.

 

 

 강당에서 유치원의 연혁과 프로그램에 대한 긴~ 설명을 듣고

그들의 우리나라못지않은 조기교육열과 현대화된 교육환경에 새삼 놀라움을 금치못하고..

 

뒤이어 진행된 질의응답과정에서는 중국의 취학전 교육시스템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배운 후

선물증정시간과 더불어 화기애애한 친교시간을 가졌다

 

 

해피엘리스에서 좀은 과장되고 좀은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고는

오늘 저녁 숙박예정지인 치박시 임기군으로 출발한다.

 

청도에서 임기까지는 중국에서는 인근시임에도 불구하고 3시간 30분이나 걸린다.

그리고 그 길 가도에는 이런 버드나무들이 끝도없이 줄지어 서 있다.

마치 군기바짝든 군인들이 열병사열하듯이 일렬로 똑바로 서있는 모습이 사회주의 국가답다는 생각이든다.

몇번이나 졸다 깨도 이런모습만 반복된다.

 

 

가도가도 똑같은 모습의 단조로운 가로수길은 학생들을 한 순간에 꿈나라로 보내 버린다.

 

 

저녁무렵에야 임기에 도착하였다.

임기는 춘추전국시대때 濟나라의 수도였던 치박시에 속하는

조그만 군과 같은 도시이다.

 

그래서 매우 작은 시골마을 같은 곳이거라 예상했는데..

 

도시로 들어서니

그 규모는 우리나라 대도시 급이다. 건물의 크기들도 우리나라 중소도시들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첫날 묵게 된 호텔에 도착하였다

중국 시골소도시의 4성급 호텔에 대한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

막상 도착해서 보니 그 규모나 화려함이 기대이상이다. 학생들이 모두 흥분한다.

 

 

로비로 들어서니 제나라를 건국했던 강태공의 석상이 조성되어 있다.

짐을 풀고 저녁을 먹고, 첫날부터 발맛사지로 피로를 풀어주고 난다음..

 

 

여행의 첫날부터 호텔방에서 시간을 죽이고 싶지는 않아, 밖으로 나와본다. 

호텔에서 조금 나가니 사람들이 모여있는 광장이 있다

 

음식굽는 냄새와 불빛에 이끌려..다가가보니 중국의 전형적인 야간 노천까페가 마련되어 있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는 앉는다. 그리고는 이집저집 뭐가 있나~ 기웃거려본다.

 

 

 

닭다리 꼬지 구이 전문집..

다리가 우리나라 닭다리보다 훨씬 크다. 앞쪽에 생고기를 선택하면 즉석에서 구워준다.

 

 

이렇게 노릇노릇하게 구어진다.

 

 

그 옆집에는 좀 더 다양한 꼬지들이 있다. 이집은 꼬지를 튀겨주는 집이다.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데, 꼬지가 깔끔하고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다.

 

 

 

옆집은 해물꼬지 전문점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들을 찍어주니 젊은 주인이 기름에 튀겨주는데, 그 기름을 보는 순간 왝~ 이것을 먹을 수 있을까하는 의심이 솟구친다.

그 순간, 나의 가이드가 내 팔을 잡고는 튀김냄비 주변으로부터 날 끌어내어버린다. 보지 말란다. 보면 먹지 못한다고..^^ 

 

드디어 소스로 예쁘게 치장한 튀김이 나왔다.

 

구이꼬지는 먹겠는데..

역시 튀긴 꼬지는 먹기가 힘들다. 산폐된 기름냄새가 코를 찌른다.

 

원재료는 아주 신선해보이는데, 기름에 들어갔다 나오는 순간 음식은 쓰레기가 된다.

 

 

닭다리봉은 우리나라꺼보다 훨씬 크다. 이건 먹을만하다. 이것으로 맥주 2병을 비워낸다.

 

 

산동에서의 첫 도시 임기에서, 산패된 기름냄새와 더불어 여행자의 밤도 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