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마을 '향단'코스 돌아보기
2011. 08. 19. 토욜 날씨: 비 오락가락
임시주차장 외곽에 심겨진 해바라기..
참 오랜만에 보는 해바라기임다.
주차장과 가장 가까이 있는 '향단'올라가는 입구의 초가집..
가다보이, '양동에서 제일 예쁜 초가집'이라 쓴 간판이 유혹을 하고..
들어가보니 젊은 세댁이 소박하게 식혜와 유과, 조청을 진열해 놓고 판매를 하고 있군요.
이 여인은 외지에서 결혼해서 들어온 새댁인데,
양동마을의 관광지화와 생활주민들의 불편함에 대해서 몇가지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해 주더군요~
방문객으로서 뭔가 보탬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뭘 어떻게 해 줘야할지도 모르겠고,
딸내미한테 식혜 한병 사라해서 나눠 먹었습니다. 딸내미 '맛있다네요~'
정원도 예쁘게 가꾸어놓았고..
집에서 담근 된장이나 간장도 생산 판매한답니다.
비록 초가이지만,
역시 뼈대있는 집안의 자존심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초가, 다알리아, 해바라기, 나팔꽃..
그 곳에 한국이 있습니다.
논길을 따라 모랭이를 돌아나가니 언덕받이에 기와집군이 보입니다. 양동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먼저 뜨이는 위치에 있는 집이지요
대문 입구 안내석에 '향단(香檀)'이라 적혀있습니다.
향단이라..춘향이 따라다니던 향단이..?
이런 무식한..
향기로울 향, 발달나무 단 이랍니다. 뭔가 향기로운 일이 있나봅니다.
'회재 이언적 선생이 경상도 관찰사로 부임할 때, 병환 중인 모친을 돌볼 수 있도록 중중이 지어준 집이다.
원래 99칸이었다고 하나 일부는 불타 없어지고 56칸이 보존되고 있다. 이언적이 한양으로 올라가면서 동생 이언괄에게 물려준 후
여주이씨 향단파의 종가가 되었다. 이 언괄의 손자인 향단공 이의수의 호에서 집의 이름을 따왔다'
향단공 이의수가 살던 집이라 하여 '향단'이군요.. 보물 제 412호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마을에 표기된 대부분 가옥의 이름들은 살던 사람의 이름을 따서 붙인거군요..
대문을 통해 들어가 보니,
전체 거주형태를 볼수는 없도록 되어있고..
사랑채인지 행랑채인지 모를 -자 모양의 가옥 한채만, 그것도 외관만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안채는 '들어오지 마세요'
다시 나와서 골목안으로 들어가봅니다.
역시, '주거 공간'입니다.
곳곳에 붙여져 있는 그리고 가로막고 있는 이런 경고판들을 보면서
앞으로 양동마을의 갈 방향에 대해서 주민들 서로간에 많은 대화가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경오는 사람들은 당연히 개방해 줄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올 것이고
실제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마을의 개방이 개인의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이 없는 이상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고..
상당히 갈등적인 요소입니다.
다시 발길을 돌려서 내리막길을 내려옵니다.
'관가정'을 향해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입구는 시원한 대나무 터널을 통과합니다.
터널을 통과하면 또 조그마한 마을 하나가 나타납니다.
흙담벼락, 해바라기, 초가지붕..
흙담위의 호박넝쿨, 강아지풀..
참 오랜만에 보는 풍경들입니다.
강아지풀 뜯어 손바닥위에 얹어놓고 침뱉어서 '요요'거리던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오래된 은행나무 아래 지친 여행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언덕 제일 위쪽에 '관가정(觀稼亭)'(보물 제 442호입니다)
입구에 안내문에 의하면 '조선 중종 때 청백리였던 우재 손중돈(1462-1529)이 1514년 낙향하여 분가하면서 지은 집이다.
'관가정'은 곡식이 자라는 기쁨을 본다'는 뜻으로 실제로 누마루에 올라 내려보면 곡식이 익어가는 양동들판과 형산강이 더 넓게 펼쳐져 보인다.'
현재 보이는 모습이 대문인데, 대문 좌우로 사랑채가 연결되어 있으며, 마당을 중심으로 두고 ㅁ자형으로 되어있다. 안쪽이 안채이다.
안채로 들어서보니 대청마루가 넓게 펼쳐져 있고, 4각 기둥으로 지붕을 받치고 있다
사랑채 옆으로 누마루를 세우고 누마루 가장자리에 길게 난간을 돌려서 정자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이 정자에 서면 말 그대로 곡식이 무르익는 양동들판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리고 지나가는 무궁화 기차도 볼 수 있다.
관가정 옆으로는 그 역사를 말해주는 듯..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짐작도 되지 않는 향나무들이 길게 허리를 굽힌채 드러누워 있다.
'관가정'의 오른쪽 담장너머로 내려다보니 '향단'의 내부가 내려다보인다.
대체로 상류층 기와집 담벼락 아래쪽으로는 자그마한 초가집들이 납작납작 소담스럽게 엎드려져 있는데..
이것이 양동마을 가옥배치구조의 특징 중 하나이다.
상류층 거주지를 중심으로 주변에는 평민 또는 하인들의 집들이 배치되는 방식으로..
하지만, 지금은 모두 손씨와 이씨 후손들이 살고 있고..
새로 짓는 집들도 반상 상관없이 초가나 기와나 취향대로 짓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