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가락국 기행

수로왕의 영험이 깃든 또 다른 가락의 유적, '성조암'

노코미스 2012. 3. 21. 22:22

 

2011. 3. 11.  일요일

 

오늘은 또 다른 가락국 유적지인 '성조암'을 오릅니다.

 

성조암(聖祖庵)은

경남 김해시 삼정동 산 2번지 분성산 분산성 내의 타고봉(打鼓峰) 아래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제14교구 본사 범어사의 말사로서

가락국의 시조인 수로왕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기 위하여

'재실' 또는 '재각'의 모습으로 창건된 절이라고 전해져 내려옵니다.

 

그래서 사찰명인 '성조(聖祖)란 바로 수로왕을 일컫는 의미이기도 하답니다.

이 사찰은 수로왕의 영정을 모셔놓았던 김해 유일의 사찰로서 화재가 나도 영정만은 타지 않았다고 전해질만큼

수로왕의 영험이 깃든 곳이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영정은 성조암의 바로 위에 위치해 있는 분산성내의 해은사 대왕각으로 옮겨진 후

2000년도에 도난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하다하지요..

 

이런 전설에 이끌리어 이전에 시간날 때 하루 올랐다가

무너져가는 구 삼성각 전각에 반해서 이날 카메라 들고 다시한번 더 찾았던 곳입니다.

 

 

올레 네비를 길잡이삼아서 김해 활천로에 위치해 있는 성조암으로 향합니다.

네비가 목적지라고 일러주는 곳에 주차를 하고는

성조암 위치를 알려주는 이정표 방향을 따라 계단길을 오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렸으면 산길이 이렇게나 반질반질해졌을까요~?

나는 생전처음 오르는 길인데 아는 사람은 즐겨찾는 길인가봅니다.

 

 

고개를 들어 위쪽을 올려다보니 조그만한 사찰이 보이고,

그 아래쪽으로는 김해지역의 양반님네들 무덤들이 훌륭한 후손들에 의해서 화려하게 단장한 채 앉아있습니다.

 

 

 

그 곳을 지나고 나니 연등으로 치장을 한 사찰오름 계단길이 펼쳐집니다.

 

 

다 올라왔습니다. 나무관세음보살~

 

사찰이 참 아담합니다. 요즘 요렇게 아담한 사찰 흔하지 않습니다.

 

 

대웅전의 샛문을 열고는 살짝 들여다봅니다.

황금빛 부처님을 중앙으로 앉히고 좌우 협시보살님들은 흰색으로 치장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사이즈도 아담사이즈입니다. 전체적으로 소박한 대웅전 분위기와 잘 어울어집니다.

 

 

 

대웅전 바로 앞마당 담벼락에 '성조암 용왕 불사'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불사 안내문 아래 좌장하고 계시는 저 작은 용왕님은

원래는 저 옆에 새기고 있는 마애불아래 뻥 뚫린 저 사각 전각안에 안치되어 있었나봅니다.

 

이 용왕님은 성조암을 상징하는 중요한 상징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즉, 허황후가 바다를 통해 가락으로 불교를 도입한 것을 상징하는 것이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 산위의 분산성내의 해은사가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사찰이기도 하지요~

 

 

 

원래 안치되었던 전각뒷편의 자연석을 깍아서 마애불로 새기는 불사를 진행중입니다.

아마도 용왕님의 영광을 더 확장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용왕님도 아담하지만 대웅전이 올려다보는 맞은편 언덕위의 작은전각도 참 아담합니다

구 '삼성각'입니다.

 

 

돌계단을 따라 올라갑니다.

 

 

가까이서보면 흙담이 허물어져 내려가는 1칸짜리 전각입니다.

 

보잘것없는 전각이지만 요즘같이 큰것만 선호하는 시대에는 흔히 볼 수 없는 귀한 건축물입니다.

오늘 내가 성조암에 한번 더 오른 이유가 바로 이 삼성각 때문입니다.

처음 올 때는 카메라를 가지고 오질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일부러 카메라를 가지고 한번 더 온 것입니다. 이 전각이 허물어지기 전에 반드시 기록을 해 두고 싶었습니다.

 

 

 

 

모은암의 산신각도 그랬지만 대체로 고대 가락국 사찰의 원형은 모두 이렇듯 자연에 위배되지 아니하고

모두가 자금자금합니다. 있는 그대로 소박하고 겸손합니다.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 규모지상주의 사회가 되었을까요~?

이렇게 작은 것이 아름다운데 말이죠~

 

 

 

퇴락해가는 고색도 좋습니다.

 

 

소멸되어 가는 과정조차도 추하지 않고 자연속에 동화되어가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오랜세월동안 그을린 촛불그을음일까요 아니면 화재로 인한 그을음인가요~?

천정이 시커멓습니다. 산신도도 윗부분은 거멓게 그을어서 윤곽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시간의 흐름이 보입니다.

 

 

 

윗부분에 새로 지어진 산신각으로 오르기 위하여 돌아나오면서 옆모습을 보니

건물이 스스로 자연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오늘날 건축물들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오늘날 건축물들은 존재를 없애기위해서 참 많은 쓰레기와 잔해들을 남겨야하는데 말이죠~

 

구 삼성각 위쪽으로 깔끔하게 정비된 두칸짜리 전각이 서 있습니다.

 

 

법당내의 법화도 깨끗합니다.

 

 

산신각에 내려다보는 대웅전의 전면입니다.

아주 안정된 구도입니다. 1980년도에 새로이 지어졌답니다

 

 

법당앞 마당에서 김해시내를 내려다봅니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사진 한 가운데의 조그만 섬같은 저 언덕이 앞에서 포스팅한 '초선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