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living/동네 맛집

<장유> 진하고 투박한 들깨 칼국수가 그리울 때 '시골 여행'

노코미스 2012. 11. 5. 20:09

 

진하고 투박하다 해서 시골스럽게 투박한 맛은 아니다.

나름 맛의 미학이 있는 집이다.

진한 들깨국물과 칼질이 느껴지는 두툼한 칼국수의 식감을 의도적으로 만들어내는 집이라고나 할까..

 

며칠전,

기억에도 없는 어느집에선가 얇은 봉지용 칼국수를 먹은 이후로 줄곧 이집 칼국수가 떠올라

외출에서 들어오는 길에 들러지 않을수가 없었다.

 

 

그 사이 다시 신메뉴가 하나 더 개발되었나 보다. '쥑이네 김치 수제비'

난 수제비를 좋아하는 편인데, 2인분 10,000원이면 기본이 2인분인 모양인데..

난, 언제쯤 먹어보나~

 

아뭏든 다행히 오늘은 들깨 칼국수를 먹으러 왔으니

수제비에 그렇게 미련두지 않아도 된다.

 

 

 

앉아 있으니 기본찬 무우깍두기와 배추김치를 항아리째 갖다준다.

 

 

김치를 항아리째 담아내어서 원하는만큼 들어먹도록 하는 방식은

주인의 입장에서나 손님의 입장에서 서로 좋은 방식인듯하다.

 

손님이나 주인이나 필요한 만큼만 먹으니 남기지않아도되고 반복해서 서빙하지 않아도 되고

그리고 항아리 내에 보관되니 맛과 수분도 보존되고..

 

 

아직 저녁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집은 짬짬이 손님이 끊이지는 않는듯하다.

식사 때에는 10여개 넘는 테이블이 늘 가득찬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할일도 없고 구석구석 붙여놓은 메뉴판과 포스팅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낸다.

 

"들깨의 효능"

'임자'라한다. 맛은 맵고 성질은 따뜻하고 독은 없다.

참기름은 찬 성분인데 반해, 들기름은 따뜻한 성분이다.

들깨는 기를 내리고 속을 따뜻하고 편안하게 하여 몸을 보한다.

심장과 폐를 녹여 기침을 멈추게 하여 얼굴빛을 좋게 한다. 

ㅍ ㅖ기가 약해 기침이 심한 사람은 들기름 두 술에 계란 한알, 꿀 한술을 섞어 한꺼번에 마시면 좋다.  흠~

 

일단,

속을 따뜻하고 편안하게 하여 몸을 보한다하니 나에게는 적합한 음식이다.

 

 

드디어 들깨 칼국수가 나왔다.

 

 

국물밖에 안보이지만, 숟가락으로 아래쪽을 파올리니 통통한 칼국수가 듬직하게 딸려올라온다.

들깨가 주 재료이다보니 일반칼국수보다 야채는 그렇게 많지 않다.

단호박 1~2조각, 얇게 저민 감자 2~3조각, 부추 약간, 김가루 약간, 통깨 약간..

 

 

국물이 상당히 걸쭉하고 고소하다.

들깨라고 다 고소하진 않지만 이집 들깨는 확실히 고소하다

 

 

이집 칼국수가 가끔 생각나는 건,

걸쭉한 들깨 국물탓도 있지만, 굵고 쫄깃한 칼국수의 손맛과 식감 탓도 있다.

 

 

 

이렇게 굵다해서 밀가루 냄새가 나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국수를 삶아서 한번쯤 글루텐을 씻어내고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굵은 국수치고는 맛이 상당히 깔끔하다.

 

 

 

김치의 맛은 설탕을 살짝 가미한 전형적인 식당김치이지만 맛이 나쁜 것은 아니다.

 

거의 며칠 떡으로 연명했더니 속이 더부록하던 차,

간만에 따뜻한 들깨 칼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나니 속이 든든하다.

 

 

 

잘 먹고 나오니

신발장 맞은편 현관입구에 눈에 익은 사인판들이 들어온다.

남진, 조재현, 박철민, 하일, 이용, 김태곤 등 거의

내가 알만한 유명한 사람들의 이름이다.

 

모두 소문듣고 한번씩은 다녀간 사람들이다.

이 동네에 왔으면 한번쯤은 들러볼만한 곳이긴 하다.

 

 

 

 

김해시 장유면 대청리 290-14

055)312-7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