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조성논란으로 시끄럽다는 강정 해안 가봤수깡~?
2012. 12. 06. 목요일 오전 날씨:맑음
금년 사업보고대회차 묵었던 제주 풍림리조트가 마침 강정마을에 위치해 있길래
일정 마지막날 오전에 강정마을 해안을 한바퀴 돌아본다.
풍림리조트에서 해안으로 연결되는 산책로를 따라가니
강정해안은 아침나절의 역광에 묻혀 검은 실루엣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산책길이 끝나는 언덕에서 내려다보니 넓은 강정천이 강정해안으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강정해안은 단순히 바다를 끼고 해변이 아름답다기보다는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크고 작은 개천들을 끼고 있어서 더욱더 아름답다.
이렇게 아름다운 해안이 철조망으로 폐쇄되는 해군기지로 전락한다하니 목숨을 걸고 결사반대할만도 하다.
대안으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개발한다하지만
한쪽에서 총칼 옆에 찬 군인들이 보초서고 있는데, 그 곁에서 어찌 편안한 마음으로 관광객들이 크루즈를 즐기고 관광을 즐기고 할 수 있을 것인가?
관광심리가 완전위축될 것은 보지않아도 뻔한 결과로 떠오르는데..
숲길을 해쳐서 악근천 하류쪽으로 내려가본다.
이곳에 서니, 마치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강정천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바라다 보인다.
강정천 뒤편의 거대바위군이 제주도 해안에서도 보기 쉽지 않다는 바위습지라 하는 '구렁비바위'가 아닌가 짐작해본다.
구렁비는 절대훼손불가한 자연으로 지정된 종목이라는데 해군에서는 그것을 무시하고 발파작업을 하는 것에
많은 환경운동가들이 분노하고 있다.
구렁비바위는 100만년이라는 오랜 시간의 수많은 지질운동에 의해 형성된 매우 소중한 자연유산인 것인데,
그것을 무자비한 포크레인으로 하루아침에 파괴해버린다는 것은 참으로 경박한 역사라 아니할 수가 없다.
건너편으로 발파공사중인 모습이 보인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해안에 파괴적인 포크레인은 보는 사람의 마음의 평화조차 깨어버린다.
그러나 생각보다 시끄럽진 않다.
전날 마을입구 들어서자마자 벌써 해군기지 조성반대 플랜카드들이 마을 곳곳에 부착되어 있고
풍림리조트 입구 다리목에도 온통 시위 플랜카드가 나부끼고 있길래
상황이 매우 살벌하고 심각할거라 생각했었는데, 정작 공사현장은 조용한 편이다.
어쩌면 이 해안에서의 이런 평화로운 모습 또는 평화로운 시간도 내년이면 불가능하게 되지 않을까..
악근천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개천 하류에 이런 미니 부교를 띄워놓았다. 보기가 좋다.
제주곳곳에 관광객유치를 위한 다양한 장치들을 개발하고 있으나 왠지 너무 성급하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보게되는 유치스러움들이
다소 걱정되곤 했었는데, 이 부교는 억지스럽지도 않고 이 개천에 잘 어울리는 장치인것 같아 보기에 흡족하다.
부교가 묶여있는 언덕위로 올라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다. 이 길은 7올렛길의 일부이다.
12월 초까지 남아있는 노란 가을 국화가 이 올렛길을 더 생기있게 만들어준다.
해안에서 올라오니 올레 베이스캠프인 풍림리조트 입구로 연결된다.
반대편에서 보면 당연히 이곳이 올레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베이스캠프 주변에는 출발전에 고요한 자기침묵에 빠질 시간을 제공하는 커피한잔 하라고 '까페 네스까페'도 있고
제주와 올레의 추억을 남기도록 '바닷가 우체국'도 있다.
아름다운 아가씨가 누구에겐가 편지를 쓰고 있다.
그녀는 누구에게 편지를 쓰는 것일까?
애인에게?
아니면 엄마에게..?
아님 친구에게..?
그것이 누구이든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편지를 쓴다는 것은
사랑을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바닷가 우체국'에 걸려있는 청마의 '행복' ..
행복
사랑을 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앞에 서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망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을 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 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