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3-02 쓰시마

일본 천왕의 시조와 관련된 전설을 지닌 '와타즈미 신사'

노코미스 2013. 2. 8. 00:25

 

해신과 산신에 얽힌 신화, 일본 천왕의 시조와 관련된 전설을 가진 신사 '와타즈미 신사'

 

 

산길을 돌아내려와 와타즈미 신사 코 앞에서 하차시켜준다.

 

내린 위치에서 왼쪽으로 보니

 도리이가 바다위에 세워져 있는 모습이 보여 그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다시 오른쪽으로 향하니 세월의 때가 곰팡이 버섯처럼 덕지덕지 묻어있는 오래된 신사가 있어서 또한

마음이 동요되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나마 대마도 들어온 이후로

제대로 된 문화재하나 보게 되었다는 느낌으로 가슴이 벌렁거린다.

 

 

 

우리는 바다위에 세워진 도리에는 관심을 줄 사이도 없이

고객들의 흥미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과제만 마치면 그만인 젊은 가이드의

의무 설명을 듣기위하여 얼른 신사안으로 따라 들어가야만 했다.

 

 

 

신사들어가기 전에 손 씻는 물 '테미즈'

 

왼손을 씻어면 전생의 죄업을 씻고

오른손을 씻어면 현생의 죄업을 씻고

입을 씻어내면 구업으로 지은 죄를 씻을 수 있다하니

 

죄많은 중생들은 아예 한다라이 떠다가

머리위에서부터 온 몸에 들이부어야 할 듯~^^

 

 

 

석등에 그려진 세월의 검버섯은 지저분하기보다는 오히려

하나의 예술품으로 승화되고 있다.

 

 

 

도열된 석등을 지나 다섯번째 도리쪽으로 향한다.

 

 

신사 출입문 바로 앞에 코마이누라고 하는 석상이 있다. 우리나라의 해태와 비슷한 것 같은데 같은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모든 신사앞에는 이런 석상이 다 있지만

와타즈미 신사의 코마이누만의 특징이 있다.

 

좌우 한쌍의 코마이누는 암컷과 수컷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일반적으로 그 성별 구분은 입모양으로 알 수 있다고 한다.

입을 벌리고 있는 쪽이 수컷이라고..

 

그러나 와타즈미 신사의 코마이누는 다른 방법으로 그 성별을 구분한다.

배 아래쪽 성기부분을 보면 분명한 암수구분이 되도록 표현되어 있다.

 

어느쪽이 수컷인지 맞쳐보시기 바란다.

 

 

 

5번째 도리아래에 서서 바다쪽으로 향해 본다.

4개의 도리가 일직선으로 뻗어있다.

 

 

 

와타즈미 신사는 해신과 산신의 신화를 함께 담고 있다.

산과 바다의 경계에 지어진 신사는 신화의 내용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이야기인즉슨,

옛날 옛적 이 자리에 해신이 지은 해궁이 있었는데

낚시를 좋아하는 산신아들이 잃어버린 낚싯바늘을 찾으러 여기로 내려왔다가

해신의 딸인 토요타마 히메와  사랑에 빠져 결혼해서 살다가 임신을 하게 되었다.

 

아이를 낳기전에 토요타마 히메는 남편인 히꼬호호데노미코토에게 아이낳는 모습을 절대 보면 안된다는 금기를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금기는 언제나 깨어지라고 있는 법,

역시 남편은 보지말라말라하니 더 보고 싶고 그래서 보고야 말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남편에게 화가 난 토요타마히메는 화가 나서 바다속 용궁으로 가버렸고..등의 신화를 안고 있는 신사가

 바로 이 신사이다. (이 신사가 위치한 지역명이 '토요타마마치'이다. 지역유래를 담은 신화이기도 하다)

 

 

 

운세를 뽑아내는 통

 

 

오미꾸지를 뽑아서 나쁜 괘가 나오면 여기 빨랫줄에 메달아 날려보낸다는..

 

 

신사 뒤쪽으로 돌아나오니

소나무 한그루가 세월의 유구함을 보여주는 것인지

아니면

이 신사에 얽힌 신화의 상징성을 증명해주는 것인지 모를 긴 뿌리를 땅위로 노출시키면서 서 있다.

 

앞의 신화를 이어서 말하자면,

토요타마 히메가 아이를 낳은 모습을 몰래 훔쳐본 히꼬호호데노미코토가 깜짝 놀라게 된 것은

그렇게 아름답던 그녀가 갑자기 긴 구렁이로 변하더라는 것이다. 그러니 놀라지 않을 수가 있었겠는가?

 

처음부터 그녀가 사람이 아니므니다 이긴 했지만

설마 그런 흉측스런 흉물이었을 줄이야~

 

그래서, 자신의 정체가 들통난 히메는 화가나서 용궁으로 가버린 것이다.

 

 

 

 

아뭏든 이 긴 뿌리도 그런 신화의 상징성과 연결되는 것인지~

 

 

 

그 뿌리가 얼마나 긴지~

 

 

신사안의 또 다른 신사..

 

 

비수기의 문닫힌 매점

 

 

 

 

신사의 뒷정원으로 나가면 시나노사또 공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또 다른 도리이가 있고 금줄이 쳐져 있다.

 

 

 

도리옆에는 빈티지한 느낌의 뽐뿌대가 있다.

이게 무슨 용도일까 생각해봤는데..

 

나중에 다른 신사에 가서도 이런 뽐뿌를 봤다. 그것도 도리옆에..

그렇다면 이것의 기능은 현대식 '테미즈'이다.

성역에 들어가기전 손을 깨끗이 하라는..

 

 

 

손을 씻었는지 기억은 없지만

아뭏든 도리 안으로 들어가보니

그냥 우리나라 성황당 분위기가 난다.

 

우리 가이드 설명은

토요타마 히메를 섬기는 성소란다.

믿는 걸로 하고..

 

 

 

그 성역앞에 서있는 도리위에 돌멩이를 던져서 올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단다.

 

 성취해야 할 소원들이 많은 우리는

웃자고 한 가이드의 무모한 농담에 거의 목숨을 걸고

돌멩이 하나 얹어 볼 것이라고 목에 쥐가 내리도록 올려다보고 던져댄다~

물론, 나는 서너번만에 가뿐히 하나 올렸지만..

그것조차도 우리가이드가 하는 방식을 보고는 얼마나 허무했든지~

 

젊은 가이드의 모습을 보면서

소원성취도 공격적으로 저돌적으로 해야만 이루어낼 수 있는 것,

우리처럼 소극적으로 해서는 절대 이룰수 없다는 사실을 한 수 배운다..ㅎㅎ

 

 

 

 

다시 신사 입구로 나온다.

토요타마 히메가 자신이 낳은 아이들을 버려두고 도망갔다고 하는 용궁으로 들어가는 길이겠지

 

도리 오른편의 뻘 밭에 토요타마 히메가 알을 낳았다고 하는 자리를 금줄로 표시해두고 있다.

 

 

 

용궁으로 들어가는 도리이~

물속에 떠 있는 도리이..

 

상당히 신비스럽다.

 

다른 사람의 블로그를 보니

바다아래 도리근처에 토요타마 히메의 동상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우리는 시간에 쫓기어 그것은 놓친 것 같다.

 

그래도 신화는 계속된다.

 

..히메는 사람이 아닌 알을 하나 낳고는 남편이 자신의 모습을 본 것에 화가나서 용궁으로 가버렸고

알에서는 잘 생긴 남자 아이가 하나 태어났다.

그 아이를 키워줄 사람이 없어서 안타까워하던 차에

착한 이모가 와서 조카를 키워주었고..

 

장성하게 된 아이는 결혼을 해야 하는데 주변에 결혼할 여자가 없으므로

그를 키워 준 이모와 결혼을 하여 또 다시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 바로 일본 초대 천황이라는 전설이다.

 

아뭏든

신화는 신화일뿐이지만

왜 일본이 시조의 탄생지를 대마도로 잡았을까하는 궁금증이 살짝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