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벚꽃 엔딩~
2013. 04. 02 수요일 날씨: 맑음
진해 군항제동안 진해는 그야말로 전국에서 벚꽃 보러온 관광객으로 난리벚꽃장이었지만,
정작 인근주민들은 교통마비와 차량정체로 꼼짝을 못하고 아예 주변 마트에서 하루를 보내곤 한다.
인터넷 통신망의 발달로 갈수록 축제는 전국화되고 대규모화되어 아주 몸이라도 잽싸지 않으면 점차 꽃구경도 못하게 생겼다.
나 역시 사람들에게 치이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지라 주말나들이는 포기하고 있었다.
설사 진해까지 나가지 않더라도 집에서 사무실까지 오가는 길은 진해 못지않게 그 풍경이 아름다워서
진해 벚꽃을 보지 않더라도 그닥 아쉬울 것은 없었다.
그런데,
봄바람과 봄볕이 너무나 완연한 이 봄날 예정에 없이 연차를 낼 일이 생겼으니 이 아름다운 봄날 꽃구경하는 일 외에 더 좋은 일이 뭐가 있겠오~
그래서 별로 아쉬울 것 없다 장담했었던 진해로 아쉬웠던 발길을 돌려본다.
역시 벚꽃하면 진해 여좌천 벚꽃이다.
드라마 '로망스'의 로케이션으로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 일명 '로망스 다리'에서 조망하는 여좌천 벚꽃 길..
여좌천을 끼고 쭉~ 뻗어있는 벚꽃길은 만개상태에서 농익어 낙화질 때 더 아름답다.
특히나 바람에 부는 날 눈송이처럼 하얗게 휘날리는 그 모습이야말로 또 다른 장관이다.
게다가, 그 하얀 꽃송이가 아래쪽 여좌천에 심어져 있는 노란 유채꽃과 대조를 이룰 때 여좌천 벚꽃풍경은 종결을 이루게 된다.
근데, 올해는 유난히 많이 내린 봄비에 유 채꽃 씨앗이 모두 떠내려 간 탓에 유채꽃 상태가 그닥 풍성하지 못했다는 점과
날씨가 바람한점 없이 너무 좋았던 관계로 낙화진 모습을 많이 볼 수 없어서 다소 아쉬웠다.
관광지화 되면서 지나치게 소비된 듯한 여좌천의 벚꽃을 떠나서, 한전 위쪽의 '내수면 생태공원'으로 발걸음을 옯겨본다.
여좌천에 비해서 이 곳은 아직은 관광객의 손길이 덜 미친 곳이며
정원의 느낌이 있어서 좀 더 다이내믹한 아름다움이 있다.
생태공원을 따라 둘러져 있는 데크로드를 따라 걸어본다.
아들딸과 함께 나들이 나온 엄마가 행복하다
위로는 아름다리 벚꽃잎, 아래쪽으로는 하얀 조팝나무, 저 멀리로는 신록의 연두색..봄의 향연이다.
봄이 춤을 추고..
봄이 합창한다.
가족과 함께 온 이는 가족과 함께, 연인끼리 온 이는 연인끼리, 친구와 함께 온 이는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곤 하니
혼자 온 나는 당연히 혼자서 2013년 봄날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한장 남겨본다.
저수지 끝자락에서 바라본 장복산의 봄.
산자락이 벚꽃으로 하얗게 뒤덮혔다.
그러고 있으니 저녁에 제자들이 안민고개 벚꽃길 구경가자고 연락이 온다
당연~, 오늘 하루 진해벚꽃에 이 한몸 바쳐본다.
중간쯤 어디엔가 차를 세워두고는 데크로드를 슬슬 걸어본다.
잘 하면 하느님 똥꼬까지 치고 올라갈 듯한 기세로 자란 벚꽃나무 가지 사이로 진해시가지가 내려다 보인다.
군데 군데 피어있는 산골마을의 복사꽃이 봄풍경에 화사한 포인트를 찍어주기도 하고..
해질녁 소박한 봄풍경에 잔잔히 가슴 설레하면서 걸어 오르니 봄날 저녁시간은 금방 어두워진다.
아직은 젊은 그들은 신랑이 아닌 친구와의 밤마실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스스로 꽃잎을 휘날리는 배경연출에 주인공 역할까지 1인 2역도 마다않고 이 밤을 즐긴다~ㅎ
그런 그들이 있으니 나 역시 이 밤이 즐겁고~♬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에 들어가니 얘네들이 이러고 있다.
"조인성, 송혜교가 지난 토요일 진해와서 엔딩장면을 찍고 갔다네요~" 안민고개 벚꽃길을 걸으면서 세 여자의 대화 내용이었다.
여자 셋이 시시덕거리면서 거닐었던 약간은 춥고 썰렁했던 벚꽃 그림이
저 영상 속에서는 어쩌면 저렇게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것이냐? 사랑의 환타지로 완벽하게 재현되고 있다
어쩌면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2013년 진해벚꽃도 이제그만 엔딩일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