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강원 기행

함백산 기슭의 정암사 가는 길

노코미스 2013. 8. 30. 09:00

2013. 8. 15일 오전: 날씨 쾌적합니다.

 

 사실상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기대를 했던 곳이 태백이었어요

더불어, 실망이 가장 컷던 곳 역시 태백이랍니다.

 

 

태백시장님은 개발의 방향을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보셔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용물은 물론 태백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것들인진 몰라도 포장방법이 남들과는 전혀 차별화.......아니 일부러 차별화하려 노력할 필요가 없죠

있는 그대로 두면 그것자체가 차별화 되어 있는데..

그것들을 다른 여느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익숙한 모습으로 표준화하는 것이 개발은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전역에서 정선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한동안 해발 높은 지대까지 길이 아주 잘 닦여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토개발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접근이 되지 않아 도달못하는 곳이 없습니다. 모두가 최소 편도 4차선입니다.

 

넓은 신작로 같은 산길을 한참 가다보니 두문재 터널을 넘어오니 정선이라는 이정표가 나타나는 군요

잠시 더 내려가니 삼거리가 나오고 왼편으로 '정암사'이정표를 보면서 좌회전합니다.

아마도 이 지역이 고한이라는 곳 같군요~

 

 

 그곳서 부터는 편도 1차선의 지방도인데..

이제야 제가 제대로 와야할 곳을 왔나봅니다.

 

이 신선한 산악마을의 기운이 느껴지시는지요~

길가로 심어져 있는 옅은 보라색의 풀꽃이 어제까지 더위에 지치고 태백에 지쳐있었던 나의 마음을 청정하게 힐링시켜주는 듯 해요.

 

 

 

 일부러 뿌려놓은 풀꽃이긴 해도 어슬픈 해바라기 축제처럼 욕심스럽지가 않아서 더 예쁩니다.

산악마을의 서늘한 바람과 높은 하늘 그리고 하얀구름과 아주 잘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이런 길을 섰다가다 반복하면서 한동안 올라갑니다.  

 

 

 

 

 고한 삼거리에서 정암사 방향으로 어느 정도 더 올라가니

예상치 못했던 기찻길이 나타납니다.

 

정선에서 태백으로 연결되는 기차길이 아닐까요?

방향이 그러하니..

 

이것이 아침에 보았던 추전역으로도 연결될 것이고..

 

맞답니다. 고한에서 추전역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랍니다.

여기서 몇 발작 앞에 태백선에서 가장 긴 터널이며 가장 난 공사구역이었다고 하는

정암터널이 나옵니다. 그곳을 빠져나가면 바로 '추전역'이 나온다는군요.

 

아뭏든 시골여행을 제대로 하고 있는듯합니다.

정말 태백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깔끔하게 단장은 했지만 자신의 모습은 그대로 살려놓은..

혼자서 콧노래 부르면서 신났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버스 정류소가 하나 나오는 군요. 만항재 올라가는 길에 '못골'이라는 마을입니다.

 

그 건너편에는 이런 옛날에 사용하던 버스 승강장 표지판을 그대로 살려놓았군요~

이런 한적한 시골길과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버스 승강장 표시판 하나가 이 시골길을 단순한 길이 아닌 여행자의 기억에 영원히 남을 낭만의 길로 만들어주는군요

 

근데, 참으로 격세지감을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제가 지금 그 아름다움에 취해 콧노래 부르고 걷는 이길이

불과 2~30년전에는 석탄싫은 대형트럭들이 시커먼 석탄가루 풀풀날리며 오고가던 그 길이랍니다.

 

길바닥에서 지금과 같은 아스팔트 도로색깔은 찾아볼 수조차 없었다합니다.

길바닥뿐만 아니라 이 주변의 모든 산하는 그냥 시커먼 석탄가루로 거의 무채색 지대였다는데

지금은 그 어느곳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명한 자연의 도시로 변하였습니다.

 

 

 

아마 이 마을이 '못골'인가요?

 

가구수가 댓채정도밖에 안됩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좀 모여살았을까요?

 

예 그랬답니다.

이 마을 뒷쪽에 거대한 공룡처럼 생긴 흉물스런 폐공장하나가 산허리에 우뚝 솟아있더군요

그곳이 옛날 고한 탄광이었다하군요

 

그러니 탄광산업이 사양화 되기전에는 이 지역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대표적인 탄광마을이었다는 군요

 

그러나 지금은 탄광마을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바깥에서 볼 때 엑스테리어가 참 예쁩니다, 아기자기하고..

과거의 탄광마을은 서서히 그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져가고 있는듯합니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저쪽계곡쪽으로도 가옥이 서너채 더 있습니다.

저 집들 뒤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삼탄 아트마인'이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고한탄광이 폐광을 하게면서 흉물스러이 남겨진 녹슨탄광을

예술공간으로 재활용한 공간입니다.

 

'녹슨 폐광, 창조산업의 메카로 태어나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있더군요~ 

 

분위기 파악을 위해 잠시 샛길로 빠져 삼탄 아트마인으로 들어가봅니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공간인 삼탄 아트마인 예술놀이터도있고, 과거 사용하던 탄광시설물들을 이용한 뮤지엄도 있고

원시미술 박물관, 운탄 산책길, 전시장, 야외 공연장, 동굴 와이너리, 레스토랑 832L등

다양한 공간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와, 다 둘러보려하니 시간을 넉넉히 빼야 할 거 같아서

오늘은 잠시 욕심을 접고 내려옵니다.

 

 

 

 삼탄 아트마인을 지나고 얼마 올라가지 않으니 저 앞에 '정암사'표지석이 보입니다. 목적지에 왔나봅니다.

함백산 깊은 골짜기에 둘러싸인 조그만 암자수준의 사찰일거라 혼자 마구 상상했었는데..

 

생각보다 주변 경관이 정리가 잘 되어 있고

실제해발고도가 1000m가 넘는 곳이라 하는데도 워낙주변정리가 잘 되어있다보니

전혀 깊은 산골이라는 느낌이 들질 않습니다.

 

 

 

 

함백산에서 내려오는 넓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으로는 만항재 오르는 길, 정암사는 계곡 왼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일주문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는 '정암사의 유래'를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