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강원 기행

함백산 만항제의 '산상의 화원'과 굽이길

노코미스 2013. 9. 10. 22:43

 

바람의 화원에 차를 세우고 건너편 야생화 축제장인 '산상의 화원'으로 건너갑니다

아마도 옛부터 함백산 깊은 계곡에는 희귀한 들꽃들이 자생해왔었던 것 같고

최근에 멸종되어가는 들꽃들을 다시 살림과 동시에 지역특성화 사업으로 만항제 야생화 축제를 시작한 거 같습니다. 

 

 

 함백산 야생화 축제는 2012년의 행사였나봅니다. 지금은 그 흔적을 보는 것입니다.

당시에 전시하였던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들이 입구에서 나그네를 맞아줍니다.

 

 

 

야생화는 함백산 고원주변으로 넓게 퍼져있습니다. 그 사이로 작은 오솔길이 나 있고..

오솔길을 걸으며 주변의 야생화를 즐기면 됩니다. 

 

 

 

길게 쭉쭉 뻗은 함백산 주목들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받으며 걷는 기분은 마치 천국을 거니는 기분같군요~ 

 

 

 

만약 내가 머리에 화관이라도 얹고 거닌다면 숲속의 화원을 거니는 천사가 따로 있겠어요~?

 

 

 

그러나, 너절한 청바지에 너풀거리는 체크남방자락이 날 현실로 돌려놓는군요~^^

 

 

처음보는 꽃들이 많습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연보라색의 초롱모양의 꽃대들이 많습니다.

옆에 설명서를 보니,  초롱꽃과의 '잔대'입니다. 

 

개화시기가 이 때쯤인 꽃이라 가장 생기있어보입니다.

 

 

 

오솔길 아래쪽으로 잔대가 많았다면 위편으로는 '둥근 이질풀'이 많습니다.

이 것 역시 개화시기가 7~8월이라 가장 싱그러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새색시의 그 곱디고운 여린모습과 유사해서 그런지 꽃말이 '새색시'라합니다.

 

 

꽃말과는 분위기가 걸맞지 않지만,

기능상으로는 이질에 좋다하여 '이질꽃'이라고도 불리운답니다.

 

 

 

역시 초롱꽃과에 속하는 '자주꽃방망이'입니다.

 

 

 

자주색꽃이 마치 방망이 모양으로 뭉쳐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짙은 보라색의 색감이 참 곱습니다.

 

 

 

요것은 위의 잔대와 유사하게 생겼으나 자세히 보면 조금 다르게 생긴 '모싯대'입니다.

 

 

 

잎이 어긋나게 자라며 잎자루가 잔대보다 길다합니다. 잔대는 잎자루가 없거나 1cm 미만이랍니다.

게다가 제가 관찰한 바로는 잔대의 경우는 수술이 꽃잎보다 깁니다.

 

 

 

함백산 넓은 산상 화원에 울긋불긋 꽃들이 여름의 막바지 뜨거움아래서 빛을 발합니다. 

푸른하늘 아래 펼쳐져 있는 백두대간의 중허리도 싱그럽기 그지없구요~

 

 

 

이곳에서는 모든 생명들이 자기빛을 있는 그대로 맘껏 발합니다.

 

 

 

 얘는 엉겅퀴인가 했더니 '산비장이'라 합니다.

 

 

 

게다가 여성스러움의 대명사로 알고 있는 국화꽃과에 속한다하니 한번더 의아심을 품어보기도 합니다만

설명서를 읽어보니 그럴듯해 보입니다.

 

 

 

설명인즉슨,

산에서 들꽃을 지키는 비장(조선시대 감사를 돕던 무관벼슬)이라고 비유하여 그렇게 불렀을 것이라는 거지요~

 

어째, 그럴듯하지 않나요~^^

 

 

 

'마타리'군요. 

 

 

 

 제 2차 세계대전때 유명했던 이중 스파이중에 마타하리라는 여자 스파이가 있었지요

저는 마타리를 볼 때마다 그 여자 스파이를 생각해요.

 

이름이 토종이 아니라서 아마도 마타리도 외래종이지 않을까 잠시 생각했는대요~

 

설명서에 의하면

'말'(좋지 않은 냄새의 옛말)과 '다리'가 합쳐져서 마타리가 되었다하는데..

글쎄요~??

 

 

 

 

 

노란 고들빼기 꽃과 연분항 이질꽃이 마치 철없이 행복한 애기씨들처럼 맑고 아름답습니다. 

 

 

 

나는 시기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채로 호랑나비를 유혹하는 쑥부쟁이의 저 건강한 아름다움과

열심히 날개짓하며 그녀의 유혹을 탐하는 저 건강한 호랑나비를..

 

 

 

 

개화시기가 일렀던 꽃들은 이미 꽃을 지우고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처음에 별 기대없이 발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이길을 걸으며 나는 건강한 생명력을 느낍니다.

한없이 무기력하고 시들어져있는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면서

그들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나를 다시 치켜세워 봅니다.

 

 

 

 

하루종일을 이 곳에서 놀아라해도 놀겠습니다.

그러나, 난 늘 시간을 핑계됩니다.

 

갈길이 있으므로..하고는

 

 

 

화원 윗길로 올라가니 만항재 고개가 나오는군요~

야생화 탐방로

해발 1,330m

 

 

 

 

바로 앞에 간이휴게소가 있습니다.

몇가지 먹거리가 있습니다.

컵라면과 감자부침게를 먹을 수 있는데..

어떤 분들은 가격을 물어보더니 그냥 가버리더군요~

시내랑 가격비교하면 안될 것 같습디다.

 

 

이거라도 없었으면 전 굶어죽을뻔 했어요~

이 동네는 혼자 먹을만한 것이 그다지 없었어요.

그러니 비싸더라도 먹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라는 마음으로 맛있게 먹었어요.

아니 비싸다는 말보다는 가격대비 량이 조금 적다는 표현이 맞겠군요. 부침개하나가 비싸봐야 얼마나 비싸겠어요

맛은 좋아요~

(보기에는 커 보이지만 사실은 되게 작아요)

 

 

 

만항재 고개에서 태백방향으로 내려다 본 백두대간 줄기들이어요~

아찔합니다.

 

 

이 길을 따라 태백으로 넘어갈 겁니다.

하늘은 얼마나 푸르며 햐안 뭉게 구름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굽이굽이 고갯길을 내려가는 기분이

직선도로를 내려가는 기분과는 아주 다릅니다.

 

 

 

이 기분을 시인 전재옥은 이렇게 썼더군요. 어쩜 그렇게도 정확하게 표현했는지..

뻗고 싶어도 뻗지 못하는 숙명적인 굽이길의 운명이 다소 슬픈느낌도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신비의 세계를 품고 있다는 점에서

곧은 길에는 없는 매력이 있는것이죠

 

 

만항재

 

-전 재옥-

 

쭉뻗은 곧은 길만 보고

살아온 사람들은 구불구불한 길의

매력을 알 수 없을게야

 

오른쪽으로 한 굽이 돌면

왼쪽으로 한 굽이 돌아야하는

숙명적인 굽이길의 운명

 

오른쪽 한 굽이 끝에

되돌아가는 왼쪽 한 굽이는

아무도 모르는 미지의 세계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