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3-11 베이징

마지막 날 만리장성 오르기

노코미스 2014. 4. 13. 12:47

 

중원을 중심으로 건국한 국가의 황제들은 늘 거친 북쪽의 기마민족의 침입이 걱정이었답니다.

그래서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제는 당시 30만 명의 군사와 수백만 명의 농민을 동원하여 현재 장성의 기초가되는 공사를 시작하였고,

이후 많은 국가들이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증축과 파손, 보수, 연장을 거듭하면서 현재의 총길이 6000키로에 이르는 장성을 탄생시키게 되었답니다.

 

그 길이가 얼마나 긴지 달나라에서도 보이는 유일한 건축물이 중국의 장성이라는 말은 유명한 사실이잖아요

그래서 북경을 가서 만리장성을 보고 오지 않으면 중국에 안 간거나 마찬가지겠지요

오죽하면, 마오쩌뚱은 "만리장성을 밟아보지 않은 사람은 진정한 사람이라 할 수 없다"했다는데..

하옇든 중국인들의 자문화 프라이드란..쩝

 

아뭏든

그래서 우리도 마지막날 아침 일찍 만리장성을 보러 떠납니다.

가이드 말이 남들은 주로 만리장성을 보러 팔달령으로 간다는데, 우리는 거용관쪽으로 간답니다.

주말이라 팔달령쪽 트래픽이 엄청날거라네요.

우리야 어디든 상관없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어느지역으로 들어가니 저 멀리 산등성이에 긴 성곽모양의 건축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와, 장성이다~~

 

장성은 각 지역의 계곡 또는 령을 중심으로 구축된 군사시설인 거죠. 그래서 곳곳에 초소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런 긴 성곽이 동쪽으로는 발해만의 산해관에서 시작하여 서쪽으로는 감숙성의 자위관까지 이어진답니다.

그것이 중국의 총 22개 성 중에서 7개의 성을 통과하고, 중국의 길이 단위로 1만 2000화리에 달한다하여 '만리장성'이란 이름이 붙었다 합니다.

공식적으로는 6000키로미터라고 하네요

 

 

 

거용관 장성은 1987년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장성의 일구간입니다.

일찍이 춘추전국시대때 연나라가 이 길목을 수비하였고, 그 때 이곳을 '거용새'라고 불렀답니다.

한나라 때 이미 거용관은 일정의 규모를 갖추었고, 현재 보존되어 있는 모습은 명나라 때 축조한 것이랍니다.

성벽의 주변길이는 4000미터에 달하고 남북월성 및 성루, 망루 등 완벽한 군사시설을 갗추고 있습니다.

 

우리는 저위 꼭대기에 있는 고루까지 갔다와야하는데

사실은 자기 체력대로만 갔다오면 되겠지요~

 

 

 

그러나

저는 벌써 첫날저녁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던 관절 상태로 인하여 도저히 일행들과 함께 할 수가 없어서

아래쪽에서 어정거립니다.

일행들 다 올려보내고 혼자서 주변 관청과 군사시설만 어설렁거리며 구경합니다. 

 

이곳은 과거 행정관청같은 곳이었던 거 같습니다.

겨울이라 다소 스산합니다

 

 

 

 

마당 곳곳에 빨간 리본을 달은 패찰들이 곳곳에 걸려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부적같은 것이겠지요

 

 

 

관청뒤쪽으로 고루가 보입니다.

 

 

더 위쪽으로 줌~하니 제 1고루, 제 2고루, 제 3고루가 올려다보입니다.  

오전 9시경인데 벌써 제법 많은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는 모습도 보입니다.

 

 

 

 

관청내에는 '고시 비림'이 있습니다

내용은 당, 송, 연, 명, 청대에 쓰여진 시조중에서 거용관과 관련된 내용들을 베껴써놓은 것이랍니다.  

글씨체도 중국의 가장 대표적인 4가지 서체로 쓰여져 있답니다. 

 

 

 

 

관청 뒤쪽으로 '거용관 장성 박물관'이라고 있으나 개방은 되질 않았습니다.

 

 

떨어진 나뭇잎 청소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일행과 함께 오르지 못하는 저는 내 발이 멈추는 곳곳에서 먼발치로 보이는 장성을 즐길 뿐입니다.

굴곡진 재색기와지붕너머로 이어져 있는 장성의 실루엣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괜찮습니다.

 

 

 

건너편 언덕의 장성입니다.

이런 작은 언덕의 요새들이 이어져서 만리장성이 된것이겠지요~

 

 

 

자꾸 제 1고루쪽으로 눈이 갑니다.

여행와서 몸이 말을 듣지 않아 혼자 남겨지는 경우는 처음입니다.

서글픕니다.

 

 

 

 

그닥 눈길을 끌만한 건물들은 아니지만

할일이 없으니 주변의 창고든 정자든 무조건 찍어대고 주변을 어슬렁거립니다.

 

 

 

 

정자 난간에 그려진 그림들도 하릴없이 유심히 봅니다.

고전적인 그림에서나 볼 수 있는 '천상화'도 오랜만에 보니 예쁩니다.

중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목단화도 예쁩니다.

 

 

 

자세히 보니,

극동 3국인 중국, 한국, 일본이 비슷하게 기와문화를 공유하곤 있지만

일본은 대표적인 직선문화이고, 우리나라 지붕은 처마끝이 날렵하게 날아가는 곡선형이라 말하는데..

중국은 처마는 직선인데 반해서 지붕라인이 곡선이네요~

 

 

 

나도 저기까지는 가보고 싶습니다.

아무리 상태가 안 좋아도 1고루정도는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요~

천천히 걸어가 봅니다.

 

 

 

 

고루에서 내려다보이는 거용관 장성 마을의 파노라마가 예쁩니다.

 

 

 

 

이날은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도 많이 흐렸습니다. 더불에 제 마음도 많이 우울했던 거 같습니다.

여행에서 한번도 남에게 뒤쳐서 다녔던 적이 없던 나였는데

건강상 이 어려운 코스까지 와서는 일행과 합류하지 못하고 혼자 남겨져 있어야 한다는 상황이 매우 스글픕니다.

돌아가면 운동열심히 해서 두번 다시 이런 수모스런 상황은 맞지 말아야지 다짐합니다.

 

 

 

혼자서 아무리 어슬렁거려도 일행들 내려올때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습니다

다시 주차장쪽으로 내려가니

주차장 입구에 도교사찰이 하나 있습니다. 사찰 이름은 잊었습니다.

 

자그마한 사찰인데

열려져 있는 문을 통해 보이는 제단배열이 화려하기 짝이 없습니다.

 

보니

낯익은 얼굴입니다.

잘익은 대춧빛처럼 붉은 색깔의 얼굴에 거인같은 체구를 가진 저 인물..

네, 관우장입니다.

 

 

도교사찰인데 왜 관우장이 메인에 있을까요?

중국에서는 관우가 재물을 관장하는 신으로 승격되어 있다네요

그래서 중국에 가면 관우를 모시고 있는 사찰이 제법 있는 거 같더군요~

 

좌우로 장비와 유비가 배열해 있습니다.

 

 

 

사원을 지키는 지키미가 날더러 보시를 하라 합니다.

...???

그냥 나왔습니다.

 

 

 

이제 일행들이 한두사람 내려오기 시작하나 봅니다.

서서히 집결지로 움직여봐야겠습니다.

 

와보니 별거 없어보이지만

안왔으면 늘 그리워했을 북경여행이었습닌다.

짧은 시간으로 짜여진 일정이라 깊이있는 탐색은 안되었겠지만

나름대로 알찬 일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