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너무 다른 딸과 엄마의 좌충우돌 파리여행
점차 글 쓰는 것이 힘들어져가고 있다.
그것은 여행에 대한 열정의 부족, 기억력 상실, 경험을 주제로 통합시키는 종합적사고력 약화 그리고 지긋이 앉아있을 수 있는 지구력 약화 및
마음의 평정력 부족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한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깅은 내 제한된 기억의 보조장치이므로 쓸 수 있는것만큼이라도 써 두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지난 1월에 다녀온 딸과의 여행기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2015. 01. 14(수요일)
난생처음으로 딸과 함께 해외여행을 계획했다.
딸의 입장에서는 여행에 드는 비용이 작은 돈이 아닌만큼 그것을 여행아닌 다른쪽으로 지원해주기를 바랬지만
내 생각으로는 그 어떤 것에 지불하는 것보다 여행에 지불하는 것이 더 가치로운 일일 것이라 생각하여
아이를 설득하였다.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그리고 지금처럼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내가 이 프로젝트를 밀어부친 이유는
딸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그나마 지금이 가장 적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떨어져 살았던 딸이 어미에게로 온지 어느듯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실제로 함께 지낸 시간은 그닥 많지 않다.
오자마자 대학입학을 하게 되고, 학교생활은 기숙사에서 하였었고,
방학때도 아르바이트인가 한다면서 에미를 가까이하고 싶어하지 않았었다.
졸업해서는 바로 서울로 취직인가해서 도망가다시피 하였으니
말로만 어미한테 온 것이지 자식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쩌다 한번씩 만난다하더라도
오래 묵혀져 있는 에미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오해로
그리고 나 역시 자식이지만 이해되지 않는 가치관의 차이로
언성을 높이거나 다투기가 다반사였다.
이러다가는
떨어져 있으면서 애뜻이 그리워하고 걱정하던 시절보다 더 나을것도 없다싶기도 하고
더 이상 이런 상태로 관계를 방치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리해서라도 둘이 붙어있을 시간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해외 여행을 가면
서로가 다소 불편하더라도 도망은 못 갈 것이니 최소한 오해를 누적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며
그동안 누적되었었던 오해들을 하나씩 하나씩 해명하고 설명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녀석이 잠시 일을 쉬고 싶어하고
나역시 보직이 끝나는 시점을 잡아서 10박 12일 정도의 일정을 잡아보았다.
코스는 파리와 아테네 그리고 산토리니로 정하였는데, 순전히 딸의 의견을 반영하였다.
유럽여행이 전체적으로 그렇지만 특히 그리스의 경우는 많은 사람들이 극구 말렸듯이 겨울여행은 아니라 하였지만
딸은 적기와는 상관없이 무조건 산토리니를 가고 싶어했다..
그래~머, 여행이란 누가 뭐라고 하든 내 가고 싶은 곳을 가는 것이 답이긴 하다.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부터 여행은 시작되는 것이고
여행과 인생에서 순간의 선택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딸의 선택을 따르기로 하였다.
파리는 딸이 제과를 하는만큼
그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적 경험들을 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아 함께 포함했다.
그리하여 '달라도 너무 다른' 딸과 엄마의 좌충우돌 유랑이 시작된다.
일정은 1. 인천 아웃-> 파리 인
2. 파리 아웃->아테네 인
3. 아테네 아웃-> 암스텔담 경유->인천 인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