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5-01 파리

시기를 잘못 선택한거겠지..'몽생미셸'

노코미스 2015. 2. 6. 19:28

 

2015. 1. 15(목). 오후, 날씨 쿠무리, 바람 무지 강함

 

 

인터넷의 바다위에 떠 다니는 사진들 중

바다한가운데 우뚝 솟은 외로운 섬과 같은 수도원..

온 대지를 불태울 것같은 저 뜨거운 석양과 서쪽하늘을 가득채운 새떼들의 아우성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 고고함을 지닌.

 

다녀온 사람들도 한결같이 아름답다 찬양하니

얼마나 아름답길래 싶기도 한데다

파리 근교 투어라 하니 하루쯤은 파리를 벗어나 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겸사겸사 몽생미셸 당일투어에 등록하였다.

 

 

 

옹플뢰르에서부터 내리기 시작하던 비는

우리가 출발하자 다행히 다시  그쳤지만 여전히 날씨는 쿠무리하였다.

 

 

 

옹플뢰르에서 약 한시간 반이었던가 2시간정도를 달려오니 저 멀리 바위섬같은 성 하나가

희미하게 시야로 들어온다.

 

수도원이 가까워지자 가이드는 몽생미셸의 유래와 역사에 대하여 열심히 설명해 주었지만 내 기억에 남아있는

이야기가 별로 없다.  대신 'OOO 나라' 홈피의 글로 대신한다.

 

프랑스에서 가장 매혹적인 곳 이라고 할 수 있다. 대천사장 미카엘의 계시로 세워진 바다 위의 수도원, 몽생미셸은 먼 옛날부터 수많은 순례자들에게 사랑 받아 왔으며, 오늘날에도 단일 관광지로는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다음으로 많은 연간 250만명의 관광객 찾고 있는 프랑스 최고의 명소다. 노르망디와 브루타뉴 사이의 전략적인 요충지에 자리잡고 있는 몽생미셸은  6세기경부터 은둔 수도사들이 살고 있었던 볼품없는 소 교회당 이었으나 12, 13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베네딕트 수도원으로 인하여 성장, 발전하였고 중세 교육의 중심지가 되었다. 혁명 후 이 수도원은 감옥으로 쓰였으며 현재는 국립 기념관이 되어 있다. 인구 80명 정도의 작은 마을이지만 1984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유럽일대에서 가장 조수간만의 차가 큰 곳 이다. 19세기부터 국가적인 차원의 복구 작업이 펼쳐지면서 예전 모습을 많이 되찾았다. 둑으로 연결되어 있어 육지와 왕래가 자유로워졌다. 원뿔모양의 해발 80미터의 화강암으로 된 바위섬이며 8세기경 주교 오베르에게 미카엘 대천사가 나타나 수도원 건립을 명령했다는 전설이 있다.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미카엘 대천사는 한 손엔 탈을 다른 한 손엔 저울을 들고 악마를 상징하는 용과 싸우고 최후의 심판 때 영혼의 무게를 재는 일을 한다. 미카엘은 히브리어로 "누구도 신에게 대적하지 못한다" 라는 의미이다

 

 

 

몽생미셸에 매료당한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 될 수도 있겠으나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니 용기를 내어서 말해보자면..

 

이상하게도 나는 이번 여행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몽생미셸에 대한 기대나 유혹은 그닥 많지 않았다.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겠으나, 여행지의 느낌이 너무 단순하다는 느낌이었을까..

 

사진한장으로 커버되는 여행지 정도..?

남들이 그렇게 아름답다고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귀에 들어오지 않는 곳 중 한 곳이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파리일정도 여유가 있는데다 파리근교라 하니 가볍게 근거리 여행 한꼭지 끼우자 해서 넣었던 것이었다.

 

 

 

그러나 가는 도중에 이 지역이 보불해협 끝자락에 자리잡은 노르망디지역에 해당한다는 것과 이 지역과 관련된 고대 설화까지 듣고 나니 몽생미셸에 대한 나의 기대가 조금씩 부풀어 오른것은 다행이었다.

 

 

 

드디어 버스 정류소에 차를 멈추고는 약 10여분 정도 걸어서 수도원으로 들어가야했다.

들어가는 길이 복잡한 공사들로 인해서 다소 산만한 느낌이 있었다. 수도원 주변 갯벌의 생태를 과거로 복구하기 위한 대대적인 수로 공사인가 댐 공사가 진행될것이라 했던가..

 

 생태를 복구한다하니 그것도 좋은 일이니..

지금 주변이 다소 어수선하면 어때~ 하고는 가까이 가는데..

 

내가 지금까지 그리고 있었던 몽생미셸이 보이질 않는다.

 

 

 

사방에 갯벌로 가득 채워진 마스까레 지역 한 끄터머리에 외로운 섬처럼 하나 우뚝 솟아있기는 하였지만

가까이서 보는 몽생미셸의 모습은 마치 온 몸에 기부스를 칭칭감고 있는 부상병같은 몰골이다.

산만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스산하기까지 하다.

 

많은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했었던 그 수도원의 모습이 아니다.

사진속의 그 아름다웠던 수도원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지치고 망가져가는 모습의 너는 대체 또 어디에서 온 누구더냐..

 

그래 겨울이라 그렇겠지..

그들도 개보수는 필요할 것이고

할 거면 찾는 사람이 적은 비수기에.

 

그래,

내가 시기를 잘못 선택한 것이라 스스로 위로하고..

 

 

 

기왕에 왔으니 인증샷이라도 한장 찍어야지 했더니 바람은 또 왜 그렇게 불어되던지~

아마도 내가 평생에 맞아야 할 바람이 있었다면 이번 여행에서 다 맞았으리라 몽생미셸과 산토리니..

지금도 생각하면  보불해협과 에게해의 모든바람이 내 가슴속으로 다 파고 드는듯하다.ㅎ

 

 

 

우리는 성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점심부터 먹었다.

이 지역이 또 양으로 유명하다하며 양고기를 권하길래 시도해본다.

역시 비싼 메뉴가 맛있다.

 

 

그러고 나서 상가로 형성되어 있는 좁은 골목을 끼고 골목의 끝자락으로 올라간다.  

그 골목끝 부분에 몽생미셸 수도원이 솟아 있다.

 

 

 

 

지금은 간조기라서 그런지 수도원의 주변은 모두 갯벌로 둘러싸여져 있다.

 

이 갯벌은 가만히 서 있으면 스스로 몸을 잠식시켜서 사람을 빨라들이는 매우 위험한 갯벌이란다.

그래서 옛날부터 이 곳을 신성시할 수 밖에 없었던 거 같다.

 

 

 

이 수도원은 오베르 주교가 미카엘 대천사의 계시를 받아 708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1000년에 걸쳐 증개축을 해 왔다한다.

그래서 건축의 종합선물 상자라 할 만큼 다양한 건축양식이 포함되어 있단다.

 

지금 보이는 양식은 12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건축양식인 고딕양식을 보여주지만..

또 다른 공간에서는 다른 양식을 보여준다.

 

 

 

 

큰 해일이 불어오기전에는 사진상에 보이는 수평선 끝까지 넓은 숲이 형성되어 있었단다. '씨씨이 숲'이라는..

그 숲 속에 위치한 작은 화강암 덩어리로 된 작은 산 두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몽똥부, 다른 하나는 몽똥블렌..

 

지금 몽생미셸 수도원이 세워진 산이 몽똥부, 저 건너편에 보이는 작은 바위 덩어리가 몽똥블렌이다.

 

 

 

몽똥부는 반경 1km정도의 돌산인데, 몽생미셸은 이 돌산위에 평지작업도 하지 않은채

지형 그대로를 살려서 세워졌다는데서 더 건축학적 의미를 찾기도 한단다.

 

 

원래의 화강암 바위위에 세워진 소박한 수도원이 1000년에 걸쳐서 하나의 성곽도시로 변화해간 모습이다.

 

 

 

몽생미셸의 안내를 받으면서 한편으로는 이것저것 새로운 것도 알게 되고

중세 건축물의 과학적 토대에 대해서도 알게 되어 나름 유익한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몽생미셸은 나처럼 종교가 없거나 건축양식에 그닥 관심이 없는 사람보다는 

종교적인 관점에서 성지순례의 개념으로 또는 서양 건축양식을 공부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유익한 코스가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말은, 굳이 종교적 신념도 없고 건축양식에 대해서도 문외한인 나같은 사람이라면

굳이 짧은 일정에 몽생미셸 하나를 목적으로 편도 4시간 왕복 8시간이나 걸리는 일정을 감행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나름대로의 회의론이 다소 포함된다 ㅎ 

 

 

 

 

 

중원도 내가 보았던 그 어느 수도원의 중원보다 웅장하고 아름다웠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에게는 새로움이 없어서 심심했다.

 

유럽여행이 처음이거나 수도원 양식이 처음인 사람은 이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이미 중세 수도원 양식을 어느 정도 경험했거나 했다면 이 수도원 하나를 위해서 하루를 투자하느니

가까운 곳에서 일상적인 경험을 더 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이런 선택 여부는 각자가 처한 상황과 관점에 따라 다름을 전제로 해야하고,

지금하는 넋두리는 나의 경우에 한한 것이다. 

 

 

 

그래도 왔으니까 이런 비교라도 하지

오지 않았더라면 또 끊임없이 이곳을 궁금해하고 있지 않았을까..

 

 

 

 

 

수도원 아래쪽은 성곽을 둘러싸고 레스토랑이나 호텔 등 상가들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 성안에서 그 중 유명한 집이 '뽈라 아줌마'집이다.

뽈라네가 유명한 이유는 큰 오믈렛 때문이란다.

 

내가 보았던 가이드북에서는 몽생미셸에 가면 반드시 이 오믈렛을 먹어봐야 한다고 되어있었지만

그 이유가 맛있어서인지 유명해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우리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유명한 것은 맞다. 그러나 먹어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  " ㅎ

 

본점은 우리가 차를 주차했던 주차장 앞에 있었고..

이 성 안에만 해도 몇개의 분점을 본 듯하다. 그만큼 큰 세를 형성하고 있는 듯하다.

근데, 이집에서 점심을 먹은 우리 일행이 컴플레인을 토로하고 있다. 다른 곳에 비해 가격이 비쌌다고..

물론, 오믈렛이 아닌 가벼운 샌위치정도에서도 가격차이가 많이 난다고.

 

나야 먹어보지 않아서 뭐라 평가할 입장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도 곧 상륙할 것이라 하니 한번 더 눈여겨 봐둔다.

 

 

 

그렇게 한 바퀴 돌고 내려오니 어느새 시간은 5시를 훌쩍 넘어 6시에 가까워져가고 있었고,

노르망디의 갯벌은 붉은 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잘못된 시기 선택으로 다소 밋밋한 목적지였기는 하지만

노르망디의 갯벌에 펼쳐지는 석양은 아름다웠다. 조그만 더 짙었어도..

 

 

 

                                                                                                                     <프랑스 관광청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