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영동 기행

고령 어북실 코스모스 밭을 찾아서..

노코미스 2015. 9. 19. 19:56

 

 

성하의 뜨거움이 물러가니 곳곳에서 꽃들이 축제를 벌인다.

꽃들이 축제를 벌이는 것인지 인간이 꽃 축제를 벌이는 것인지에 대해선 따지지 말자. 아뭏든 곳곳에 꽃이다.

 

오랜만에 의도하고 꽃 구경을 나서본다.

 

지난주 대구가는 길에 곁눈으로 얼른 들어오는 풍경이 있었다.

동고령 IC올리기직전 고가도로 아래 개천가에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깔려있었다.

어허~ 여긴 어디지? 하고 지나쳤던 곳.

 

오늘 김해집에 가는 대신 그곳을 찾아 나서 본다.

여기저기 검색을 하여 그곳이 '회천(會川)'둔지라는 것만 알아내고는 김기사에 의존하여 길을 나서본다.

 

고령은 합천에서 30분 거리도 되지 않는 지척이라

합천에서 희망을 잃어버린 나에게는 사적으로도 그렇고 공적으로도 그렇고

일종의 희망을 보충할 수 있는 블루 오션 같은 곳이다.

 

 

 

 이리저리 돌아서 돌아서 간신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회천대교라고 하는 곳 아래둔치쪽에 코스모스 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주변에 차를 세우고는 조성되어 있는 산책길을 따른다.

 

입구에 세워진 입간판을 보니 '어북실 코스모스 단지'가 이 코스모스 밭의 공식명칭이다.

주소는 고령군 대가야읍 장기리 331번지

조성면적은 70,000m2 (약 21,200평?)

10월 18일까지 개방한다고는 하나 꽃이 그 때까지 기다려줄지..

 

 

 

 

꽃들은 지금이 절정인다.

 

 

 

내리비추는 태양의 열정아래 코스모스의 미모는 더욱 눈부시다

 

 

그들은 온 몸을 활짝열어 태양을 경배하고.. 

 

 

 

그리고는 수줍게 살랑살랑 바람을 맞이한다.

 

 

 

 

 

 

 

 

무리지어 대지를 축복하고 ..

 

 

스스로의 존재를 그렇게 자랑하는 너..  

 

 

 

그들의 합창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하다.

 

 

 

 

신랑과 함께 온 아줌마들이 환호를 지른다.

" 여보! 나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영정사진 찍고 싶어~

잘 좀 찍어봐봐~"

 

신랑이 웃으며 아내를 찍는다

정성을 다해서 ㅎ

 

 

나는 찍어줄 사람이 없으므로 쎌카로.

혹 모르지 않는가 아름다운 영정사진이 필요할지 ㅎ

 

 

 

 

 

 이런 길을 걸으면 그 누가 행복하지 않겠는가..

 

 

 

 

합천으로 옮겨온지 2달이 꽉 찼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뒤도 돌아보고 싶지 않은 날들이었다.

 

먼 훗날 언젠가는 이 날들을 웃으며 말할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아직은 빨리 떨어내고 싶은 날들이다.

 

이제 조금씩 안정을 취해간다.

그리고 꽃을 보고 웃을 수 있게 되었다. 다행이다.

 

위안받으려 왔던 합천에서 상처받고

기대치 않았던 고령에서 위안받는 아이러니한 현실이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런 구분또한 의미없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