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영동 기행

근데, 소구레 국밥이 뭐지~

노코미스 2015. 9. 21. 11:47

 

2015. 9. 19. 토요일 오후: 전형적인 인디언 썸머

 

고령은 인구 35,000여명에 7개면으로 이루어진 소도시이지만

나름 고대 3국에 버금가는 가야국의 종주부족 대가야의 후손이라는 점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도시입디다.

 

고령의 자랑거리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그들이 대가야의 후손이라는 점

두번째는 영남 사림파의 종주 김종직 후손들의 집성촌 '개실마을'을 중심으로 수많은 향교와 유교문화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거짓이 아니고 레알 사실이고..

그런 자랑거리를 잘 알고 잘 보존하고 잘 홍보하는 것도 고령군의 잘하는 점 중 또 하나인듯합니다.

 

인구는 작지만 인구가 고령읍에 많이 집중되어 있어서 그런지 행정을 잘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도시가 상당히 활기가 넘쳐납니다.

4,9일자로 재래장이 서는데, 당일이 19일 장날이었습니다.

 

우와~

다른 지역에는 가면 재래장의 분위기가 많이 위축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고령은 위축된 느낌을 거의 받지 못합니다.  한창 전성기때정도는 아닐지라도 다른 지역에 비하면

그 규모나 거래의 종류들이 정말 시골장 분위기입니다.

 

갖가지 우리가 재래장에서 느끼고자 하는 향수가 아직 그곳에는 남아있는 듯해서 즐거웠습니다.

함께 둘러보실까요~

 

 

장날에는 길거리 주차도 한시적으로 인정해주는가 봅니다.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는 사람들의 흐름을 따라 함께 흘러가봅니다.

 

 

 

가장 기본적인 거래종목인 채소장이 있고..

 

 

재래장의 미덕은 이런 난장이죠~

가을 수확품들인 대추, 밤들이 고객을 호객합니다.

 

 

 

직접 키운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아뭏든 가을장의 주종목들입니다.  

밤은 한되 3,000원에 가져가라더니 땅콩은 저것이 6,000원이라네요~

 

한됫박 사다가 삶아봤더니 포시랍고 맛이 좋더군요~

이동네에 생각보다 땅콩을 많이 재배하는군요~

 

 

 

곡식 장이죠~

 

 

 

주식이 아닌 재료들은 건강보조식품으로..

 

 

 

 

고추철이군요~

 

 

 

마늘도..

 

빻아놓은 고춧가루에

찧어놓은 마늘 조금씩 사다먹다가

이런 무더기 상품들을 보면 저런 걸 누가 사나?.. 신기할뿐입니다~ㅎ

 

 

 

뽈데기 발그레한 사과도 주인을 기다리고 있고..

 

 

 

장에 생선가게 없으면 안되쥬~

 

 

 

아~

주부들은 추석명절 준비도 해야죠~

 

잿상에 올라갈 문어들이 크기대로 준비되어 있고

후손은 형편대로 조상님께 성의를 다합니다.

 

 

 

도시 마트에 가전코너가 있다면

시골 재래장에는 농기구 코너가 있습니다 ㅎ

 

 

 

쌍둥이 칼만 칼이겠습니까?

우리동네에도 헤파이스토스가 있다니까요~

 

 

 

와~

 

 

 

추석되면 예쁜손자들이 할미할배보러 먼 길을 올 터인데

그러면 마루라도 깨끗이 쓸고 닦아놔야제~

 

 

 

이 참에 찻상도 하나 장만해야 하나요~?

 

 

 

할미 장보러간다 하면 얼른 따라 나서는 손자손녀놈들..

뭘 기대하고 따라나설까요?

 

할머니 쌈지춤에서 꼬깃꼬깃 빠져나온 돈으로 얻어먹는 장날의 군것질..

먼 훗날 우리 추억의 한 장면에서 지울 수 없는 장면이 되는 것.

 

 

 

저에게 오뎅은 반찬거리라기 보다는 간식거리랍니다.

이거 하나 꼬지에 끼워서 들고는 적당한 구경꾼이 되어 시장통을 빼꼼거립니다.

 

 

 

시장통에 먹거리가 없으면 또 안되죠~

들어서니 고기삶은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한편에선 지글지글 굽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 보글보글 끓이기도 하고..

도마위에는 고기들이 푸짐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일반적인 시장음식인 순대국이나 돼지국밥 뭐 그런건줄 알았습니다.

근데, 그런거하고는 좀 다른거 같애요~

국물이 없이 볶음형태의 요리같애요~

 

간판에 보니 여기저기 방송국에서 많이 다녀가고 음식 소개도 많이 했나봐요~

그러나 전 처음이라..

 

그래서 이것이 무엇인지 여쭤보았더니

'소구래~'라고 하는군요~

 

 

 

'소구래~가 뭐여요?" 했더니

소에서 나오는 껍질, 내장, 선지 등등 부속물들을 이용해서 만든 볶음요리라네요~

 

이렇게 볶음식으로 만들어서

그대로 먹어도 되고

여기다 물을 더 부어서 국을 만들어 먹어도 되고

밥을 넣으면 국밥이 되는가 봅니다.

 

 

시장의 한쪽 골목에는 거의 소구레~ 골목입니다.

 

신기해서 두꺼운 껍질 비슷한 것을 하나 줏어먹어보니 슴슴하니 별 맛은 없습니다.

햇더니 주인 할머니 왈 "그냥 그래 먹으면 맛있나? 양념에 볶아야 맛있제~" 하시길래

"한 그릇 줘보이소~" 해서 한 그릇 사 갔습니다.

 

맛은?

 

호불호가 엇갈릴 거 같습니다.

이런 음식 좋아하는 분도 본인 입맛에 따라 양념을 좀 더 첨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비위가 약하신분, 기름진 음식 불편하신 분 들은 선호할 가능성이 아주~ 낮아보입니다.

저 역시 선지만 간신히 건져먹고는..

 

그래도 이동네 왔다하면 모두들 '소구레' 한 그릇은 먹고 가든지 사간다고 하네요~

 

 

 

아니,

이 놈은 왜 여기 있는 것이여~

 

지나가는 분이 "튼실하게 생겼다~"하니

할머니 왈 "튼실하게 생겨도 사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꼬꼬닭아

니한테는 다행한 일인데

명절준비해야 하는 할머니는 애가 닳으시겠다.

 

 

 

재미난 고령 대가야 5일장 구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