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7-01 일본관서

백설의 세례로 빛나는 금각사

노코미스 2017. 1. 23. 08:28



2017. 1. 16. 일요일 오후   날씨: 대설


'마이코와 함께하는 교료리 보급형'으로 점심을 해결하고는

금각사로 향한다.


사실상 마이코와 함께하는 교료리는 이번 일정에서 기대했던 프로그램 중 하나..

생각보다 약식으로 진행되었다.




소박하게 점심을 먹고

금각사로 향한다.


교토에 눈이 내리기전까지만 하더라도

금각사의 재방문에 대해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있었다.

혼자 어디가서 차나 마시고 있을까? 아님 주변 구경이나 하고 있을까 등등


하지만 눈을 보는 순간 금각에 대한 다른 기대가 생긴다.

백설의 세례를 받은 금각

어떤 모습일까? 




금각사 입구에 도달했을 때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으로 인하여 나의 기대감은 더욱 상승한다. 


이거 뭐지?

총문입구에서부터 매점있는 곳까지 약 5미터 거리가 사람들의 머리로 가득 채워져 있던 거였다. 우왕~


이 모든 사람들이 금각을 보러 온 사람들이다. 왜?


33년만의 대설로 교토는  하늘과 땅 사이는 눈천지가 되었고

하얀눈으로 뒤덮힌 금각을 보기 위해 교토시민뿐만 아니라 당일 교토에 있는 여행자들은 이곳으로 다 모인듯하다.

이 귀한 모습을 포착하기 위하여

개인은 개인대로

언론은 언론대로 야단이다. 헬리곱트뜨고 텔레비젼, 신문사 다 떴단다.


이렇게 되고 보니

주변의 분위기에 편승하여 약간의 기대가 큰 기대로 전환되고

갑자기 금각이 앞으로 추억할 대상 중 하나로 전환될 것 같다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된다.

나라는 인간의 허약하기 짝이 없는 인식토대란..





그렇지만 아름다운 건 아름다우니까




한시간 이상을 기다린 끝에 보게 되는 눈덮힌 금각은

확실히 전에 봤었던 모습보다는 훨씬 아름다웠다


금각에 하얀 지붕이 더 고고해 보인다고나 할까


 


금각사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이라고 주장하는 미시마 유키오는

금각의 주택양식을 다음과 같이 찬양한다

"지붕의 경사는 완만하며, 처마는 산뜻하게, 가느다른 나무로 경쾌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내는 등,

주택식 건축에 불당양식을 가미하여 조화를 이룬 정원 건축의 수작이다"


수작인지 무언지는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깊고 무겁게 내려앉은 일본의 다른 건축물들에 비하면 금각은 확실히 날렵하며 산뜻하다.

새로운 시각으로 보니 역시 새롭게 보인다.

 



금각은 3층구조로 되어 있는데

층마다 건축양식이 다르며


1층 건물구조의 경우는 침전스타일 건축양식인데

여기에는 한반도 또는 대륙문화의 영향이 많이 보인다고 한다. 

가이드의 그런 한 마디 한 마디에서 한일민간교류의 의의를 찾는다.

 




아뭏든 ..

사람들은 살아있는 생전에 다시 한번 더 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이 눈덮힌 금각을 보기 위하여

모든 일정을 바꾸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었고 금각사는 인파로 미어져 나간다.


결국은 함께 들어갔던 선배도 분실해버리고

나는 혼자서 방황한다.


기왕 마음을 내준 김에 좀 더 친해질려고

금각이 보이는 곳곳에서 기웃거리다가

느긋하게 버스에 오르니

버스의 문이 닫히고 바로 출발한다.


나오는 길에 소원하나는 들어준다는 푸도도(不動堂)에서 뽑은 오미쿠지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있다. 吉. 



신록의 금각사http://blog.daum.net/ansses/76732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