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reading/영화읽기

오랜만에 쫄깃함을 즐긴 영화, 마녀

노코미스 2018. 7. 6. 16:01



마녀





역시 예술은 새로움이 있어야


최근들어, 이미 소비가 될 만큼 되어버린 톱 클라스의 배우가 나오는 영화치고 나를 크게 만족시켰던 영화는 많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그들에게 너무 익숙해져있거나 그들이 너무 매너리즘에 빠져있거나



감독도 낯설고 배우도 낯선 신인아이들이거나 아니면 소박한 인지도를 가진 사람들이고..

그러나 감독 박정훈은  영화매니아라고 한다면 알만한 사람이었다. 신세계라든지..

내가 선호하는 장르가 아니라서 그렇지 이미 그 영역에서는 명작이라 할 수 있는 영화를 그가 찍었더만.

몰라봐서 미안해요.

내가 다소 자폐적인 사람이라 맨날 관심있는 거에만 관심을 두는 사람이라.


근데 생각보다 대중의 평점이 높지는 않더라는 점에서

내가 영화를 감상하는 기준이나 수준은 분명 다른 사람과는 다를 것이라는 전제로 이 글을 쓴다.

재미없다는 사람들은 액션이 약하다느니 짧다느니 하는 것들인데

나같이 자극보다는 스토리텔링 중심으로 보는 사람들은

설명없이 액션만 있는 영화는 조폭영화로밖에 보지 않는다. 그리고 싸우는 거 볼라고 영화관에 가는 부류도 아니다.

싸우더라도 왜 싸우는지에 대한 이유는 있어야한다.


사람들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앞시간동안

나는 자꾸 연관없어 보이는 단편적인 사건들이 왜 일어나는지가 궁금했고,

이 사건과 저 사건과의 관계를 짐작하면서 계속 심장이 쪼글거렸다.  

시작부분에서 히틀러의 우생학 연구관련 사진들이 나올 때부터 그와 관련된 영화일거라 짐작은 했지만

자윤이 앞에 귀공자가 나타나기전까지만 하더라도

모든 인물과 신들간의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아 계속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것이 좋았다.


다만

사건 전개의 시발점이 되는 결정- 즉, 자신들이 개발한 우생학적 생명체들의 능력을

훗날 통제 불가능할 것 같아서 그들을 모두 죽여버리기로 했던-이 다소 논리적으로 설득이 되지는 않지만..


플롯은 다소 엉성한 부분이 있었지만

영화적 전개나

배우들의 참신성 특히 젊은 배우들,

그들의 연기와 참신성 정도만 가지고도 다소 부족한 부분들은 상쇄가 될 만한 영화였다.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톤하나 높이지 않고 상대를 제압하는 신인 배우 김다미의 연기력

욕하는 목소리가 찰지다 못해 입에 짝짝 들어붙는 고미시?

귀공자로 나오는 최우석, 그는 지난해 모방송국 드라마에서 좀 찌질한 남친역으로 나왔던 아이였는데

어마어마하게 핸섬해지고 여유로와져 있어서

예쁘게 보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소재와 관련해서도

어떤 사람들은 이 무슨 기시감? 하기도 하는데..

'아일랜드'나 '리미트리스' '루시' 등에서 뺏긴 유사소재라 할 수도 있겟지만

우리나라식으로는 처음이니 그 또한 그렇게 나무랄 일은 아니다.


마지막 편에서 저건 뭐지? 하는 찜찜함도 있지만..

여러가지로 생각해 볼 여지를 줄 수 있어 그 또한 넘어갈 만한 일이다.


여러가지로 생각해본다.


혹, 마지막 장면의 닥터 백의 언니 조민수는 진짜 언니일까 아니면

영화 '아일랜드'의 모티브가 되는 복제인간으로서의 언니일까, 아니면 죽은 닥터 백이 복제이고

이 언니가 진짜 닥터 백은 아닐까? 모든 결정권을 쥐고 있는..


그래서 자윤이의 생사결정권은 오히려 이 언니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언니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이상 속편은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