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s ecec/일본의 자연주의 보육

북큐슈의 카제노코 보육원

노코미스 2009. 4. 21. 15:58

일본 북큐슈지역에 위치한 카제노코 보육원은 2003년 개원하여 법인등록한 민간보육시설이다.

부지는 엄청 큰데 비하여 원아정원은 90명이다(실내공간만 680m2)

 

처음에 60명정원으로 인가받아서 운영하다가 주민들의 탄원으로 증원을 한 것이다.

 

이렇게 좋은 여건을 가지고 운영하면서도 거창한 구호같은 건 달지 않는다.

그저 소박하게 '자연속에서 자생력있는 아동을 키우는 것'이 교육목적이다.

 

 

 

 

 

 

 마을 어귀로 들어가면 맞은편 산등성이에 커다란 팻말이 보인다. 바람의 아들 '카제노코 보육원'

 그야말로 아이들을 어떤 것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키우고자 한다.

 

 

우리가 도착하자 교사가 나와서 문을 열어준다.

 

 

 입구로 들어가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넓은~(아까운^^) 공간이 한 눈에 쑥 들어오고ㅡ,

텃밭에서 식물재배를 돕고 있던 아동들은 낯선 손님에 호기심을 보인다.

 

 

 화원과 텃밭이 자리잡고 있다. 교사와 아동이 직접 키운다.

이런 활동을 통하여 자연의 순환을 이해하고, 인간과 동식물과의 관계를 이해한다

 

 

 

이 넓은 공간에서 어떤 아이는 외롭거나, 또는 남들과는 다른 것에 관심을 가져도 된다.

 

 

놀이시설들도 가공재료가 아닌 자연재료를 이용하고, 자연지형을 이용한다.

있는 지형그대로 이용해서 미끄럼틀을 만들고

그 아래쪽으로 수도관을 묻어서 터널을 만든다. 그리고 나무토막을 세워서 평균대를 만든다.

빨갛고 파랗고 노란 원색의 뾰족뾰족한 궁전돔보다 훨씬 안전하고 편안하다

 

 

 

아이들의 표정이 느긋하면서도 밝은 표정과 알록달록 팬지들의 표정이 서로 잘 어울린다..

 

 

 

선생님, 아이들이 함께 가을에 수확할 식물을 심는다.

 

 

여전히 구경만 하는 녀석들은 구경만하고..

 

 

이 공간은 '시민화단'이다.

 

카제노코 보육원은 아동을 닫힌 공간속에서 단순히 보육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공간속에서 아동이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성장해 가기를 원한다.

 

 

 

 본채 건물의 반 실내 테라스이다. 보기는 허접해 보이지만 설치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가오거나 햇빛이 심하더라도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영유아들의 놀이욕구를 해소해 주고자 하는 아동중심사상이 녹아있는 아주 중요한 공간이다. 

 

 

 

 6월경에 찾아가면 직접 수확해서 말리고 있는 양파를 볼 수 있다 .

이렇게 직접 수확한 양파는 아이들의 밥상위로 올라오면서,

아동들이 자연스러이 생산에 관심을 갖도록 한다

 

 

 2세 미만의 영아들은 바깥놀이 공간에서 흙과 모래,

그리고 물을 마음껏 만지고 주무르고 가지고 논다.

이런 원재료들은 가장 마음을 편하게 하는 놀이감들이다.

 

 

 좋은 놀잇감을 사줘야한다는 부담이 없다.

그냥 실생활속에서 엄마아빠가 사용하는 그릇이면 된다.

실물 자료보다 좋은 놀잇감은 없다.

 

 

 내가 만든 수로로 물도 흘려보내보고..

이 물속에 발을 담궈면 어떤 느낌일까..

 

 

 거의가 맨발이다.

지기와 천기 등 우주의 기운을 직접 받아들이는 한 방법이다.

 

 

 선생님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유아와 함께 그들의 놀이를 따라다니며 함께 놀아준다.

가장 훌륭한 영유아교사는 '놀이동반자'이다.

 

 

 선생님과 함께 노는 녀석, 혼자 노는 녀석, 친구들과 떨어져 둘이서만 따로 노는 녀석..

각자 자기놀이에 몰입해있다.

 

 

 가지고 놀았던 놀잇감들은 다시 여기 정리장에 정리를 하고,,

 

 

 

 교실로 들어가 볼까..

 0-1세반 교실이다.

애기들의 신체사이즈에 맞는 자그마한 원목 책걸상으로 교실을 꾸며놓았다.

 

 

교구들이 아기자기하다.

영아들의 특성에 따라 물고 빨아도 소독과 세척이 쉽도록 프라스틱 인형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촉감이 좋은 발도르프 인형이 제공되고 있다.

그리고 친절한 그들의 국민성처럼, 인형에게는 언제나 '이불'이 제공된다.

 

 

 

 비록 인형일지라도 아기에게 건널때는 '두 손으로 공손'하게.. 

인형을 대하는 태도가 훗날 인간을 대하는 태도의 기초가 되지 않을까..

 

 

남자일까, 여자일까..

 

 

엄마가 만들어서 보낸 발도르프 인형,.

영아반에는 이런 인형이 중요하다. 생명체와의 교류를 맺는 방법을 배운다.

그리고 '인형과 이불'은 언제나 세트이다.

 

 

 

 

영아반 오른쪽 창쪽으로 나와 있는 테라스,

여기서 영아들은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여러가지 놀이를 할 수 있다.

지금은 물감놀이를 하고는 말리고 있는 중이다.  

 

 

 

 좀 더 큰 유아반이다.

선생님이 인형을 한 아름 안고 나온다.  양손으로 얌전히..

이런 태도는 생명을 소중하게 다루는 좋은 모델링을 제공한다.

 

 

 

 그리고는 얌전히 두손으로 받쳐서 아이들에게 하나씩 전달한다.

아이들 역시 두손으로 공손히 받아야 한다.

 

 

받고 난 후에도 역시 인형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는다.

 

 

 

선생님은 한 아동을 무릎에 앉히고는 사랑해주는 방법을 가르친다.

아이들은 인형을 가지고 동생을 사랑하는 기술을 익힌다.

말로만 '사랑해야 해요~'하고 끝내버리는 우리네 교육과는 다르다.

 

 

 

 강당으로 간다. 한꺼번에 백명정도가 들어가도 혼잡스럽지 않을 만큼 크다.

이곳에서 선생님의 라이브 음악에 맞추어 아이들이 동작놀이를 하고 있다.

리듬을 표현하는 선생님의 수준도 훌륭하고,

저 조그만 체격으로 온몸을 활용하는 아이들의 신체활용기술도 대단하다.

 

 

 

 지금 보기는 아이들이 어리버리해 보이지만,

선생님의 반주에 맞추어 이 큰 공간을 가로지르며 몸을 움직이는 아이들을 보면

미래의 올림픽 금메달감 체조선수가 그 중에서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교육적 행위에 대한 일본교사들의 섬세함은 언제봐도 부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