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터어키에서의 네째날이다.
오늘이 공식일정은 안탈랴로의 이동이지만,
공식일정을 하기에 앞서 나는 비공식일정을 하나 소화하기로 했다.
그것은 카파도키아의 광활한 대지를 느끼기에 더없이 좋을 수 없는 열기구 비행이다.
여름시즌에 대부분 새벽이나 저녁에 약 1시간정도씩 비행을 한다고 하는데..
나는 새벽비행을 하기로 했다.
새벽 5시경이 되니 셔틀버스가 예약손님이 묵고 있는 인근의 호텔들을 순례하면서 픽업을 한다.
약 30분가량을 순례를 하여 봉고버스 한차를 채웠다.
광장에 도착하니, 각 열기구 회사들이 나와서 저마다 비행을 위하여 열심히 열(?)을 올리고 있었다
큰 대형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고..바람이 들은 풍선에 가스불로 공기를 뎊이는 작업을 한다.
일군들은 비행준비에 바쁘고..관광객은 신기한 구경을 하느라 바쁘다...
벌룬이 어느정도 뎊혀지면 스스로 수직으로 선다.
그러면 바구니에 손님들을 태운다. 풍선의 크기에 따라 손님이 타는 소쿠리의 크기도 다르다.
내가 탄 소쿠리는 20명 정원이다. 상공에서 열을 가하는데 사용될 가스를 보충하는 동안
우리는 몇분후에 일어날 흥분된 경험을 나름대로 상상하고 기대한다.
에너지 보충을 다하고 나면 다시 가스불을 켜서 풍선속의 공기를 더 뎊힌다.
.
그리고는 풍선이 서서히 이륙할 준비를 하면, 안정적으로 이륙할 수 있도록 아래쪽에서 소쿠리를 받쳐준다
어느정도 뜨고 나면 안정적으로 비행을 한다. 처음에는 계속 고도를 높인다.
옆의 풍선을 보니 지상에서 볼 때보다 훨씬 커 보인다.
아침7시 경이 되니 카파도키아 대지 곳곳에서 풍선이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내가 비행하는 것에 대한 흥분보다는
저 멀리 언덕너머에서 솟아오르는 풍선들을 구경하는 것이 훨씬 흥미롭고 경이롭다
어느정도의 고도에 오르니 갑자기 주변이 적막해진다.
그러면서 저쪽 동편에서 밝고 강렬한 빛살이 퍼져오기 시작한다.
빛살이 너무나 강렬하고 가까이 있는듯해서, 마치 내가 파에톤이 되어서
태양신 헬리오스의 황금마차를 타고 태양길을 달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적막감이 우리를 압도한다.
서서히 저공비행을 시도한다. 마치 카파도키아 땅을 기억하라는 듯이.. 카파도키아의 땅을 구석구석 훓는다.
늦장쟁이들은 이제야 풍선을 띄우기도하지만,..
우리의 비행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저 낮으마한 산을 넘으면 넓은 평지가 나올 것이고..
그곳에는 우리의 착륙을 도와줄 비행사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날 우리는 우리의 무사귀환을 축하하는 간단한 샴페인파티와 비행확인증을 제공받았다.
물론, 파티라 해봐야 샴페인 한잔으로 건배를 외치는 스탠딩 세레모니일뿐이고,
비행확인증이라 해봐야 종이한장일뿐이지만..
그래서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어쨋거나 돈을 20만원이나 지불했는데
너무 흔적이 없었다면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으리라~
별거아닌 종이 한장으로 어쩌면 시간속에 묻혀서 잊혀질수도 있는 카파도키아에서의 나의 하루가 영원히 기억될 수 있다면..
그것도 의미있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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