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한양 나들이였다. 대부분의 경우는 한양을 오르더라도 볼일만 보고 내려오곤했는데..
이번엔 다행히 뒷날 일요일이 끼어서 나들이시간이 확보되었다.
친구랑 간만에 서울서 만난다.
나이가 들수록 어릴적 친구가 좋다.
친구는 서울 살지만 헤이리는 첨이란다. 가을의 아름다운 정취에 친구도 참 행복해한다.
오래된 느티나무 아래서 중년부부가 여행지를 함께 물색하고 있다.
가을과 중년은 서로 닮은 꼴이라서 잘 어울린다.
마을 곳곳에 다양한 개성있는 갤러리들이 많이 있다.
가게 앞의 자전거는 이 동네에서 빌려주는 자전거인데 색깔이 칼라플하다. 그리고 2인용도 있다.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안으며 달리는 기분은 세상 어떤것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임에도..
친구가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관계로 포기했다.
k-space 초코렛디자인갤리라는 다크브라운 건물이 느티공원 끝나는 지점에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들어가 봤더니 2층에는 쵸코렛 디자인 체험 공방이 있고, 아랫층에는
쵸코릿판매를 함께하는 조그만 까페가 있다. 마카롱도 맛있다
초코렛 갤러리 바의 아기자기한 창가 인테리어
초콜렛갤러리의 야외테라스, 커피를 들고 이곳으로 나오면 커피와 쵸코렛향이 자연과 어울어지면서
온 세상이 커피향으로 물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초코렛 갤러리 윗쪽으로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이 있는데, 입장료가 있어서 통과~
입구정문위의 청개구리 오케스트라 캐릭터가 재밌다
건물과 건물을 이어주는 공간 곳곳에 공원이다, 가을이 서서히 익어가고 있다.
황인용이 운영하는 카메라타 음악감상실에서 내려오면..
아트 팩토리가 나타난다..
갤러리로 들어가 본다.
원래 이날 목적은 서울시내 주요 미술관에서 특별기획전이 있으면 미술관 순례를 하고자 하였는데..
대부분의 기획전들이 9월 경에서 끝나버리고, 지금은 서울시내 기획전이 하나도 없었다.
아쉬워 하던 중이라..
들어가니, 입구에 '장두일전-땅에서 놀다'기획전 포스트가 붙어있다.
그를 잘 모르긴하나 색감이나 표현기법이 우리세대의 정서에 상당히 닿아있는 느낌이어서
전혀 거부감없이 바로 입장권을 구입한다
친구의 귀여운 모습..초상권 문제로 앞모습은 보이지 않으려 했으나..
귀엽게 나온 사진이라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장두일 선생은 영남대학교에 재직중인 한국화 작가로 알려져 있다.
표현기법은 한지에 물감을 칠하고는 다시 그 위에 고운입자의 흙을 어개어서 표현을 한다고 한다.
흙은 그가 주로 배경으로 담는 대지를 표현하기에 마침맞는 소재같기도 하고..
더불어 보는 이로하여금 대지의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독특한 소재이기도 한 것 같다.
게다가, 내용은 주로 땅바닥에 그림 그리기, 땅바닥에 누워 밤하늘 쳐다보기, 밤하늘의 별헤아리기 등
기억 한켠에 묻어두고 있었던 내 어린시절의 편린들이다.
처음보는 작품임에도 상당히 편안하게 다가온다.
바깥으로 나와서 아래쪽으로 발길 닿는 곳으로 내려오니 '한길 갤러리'라고 나온다.
이 마을에서 건물이 제법 큰 편에 속한다.
계단 쪽으로 내려오니 모던한 디자인의 커피색 건물이 보이고,
그 앞에 조성된 공원이 묘한 패러다임의 대조를 보이면서 더불어 아름다운 균형감을 보여준다.
이 커피색의 세련된 건물은 도서출판 '한길사'에서 운영하는 북까페 같은 곳이다. 위의 한길갤러리와 함께 운영된다고 한다.
개인이 운영하는 갤러리와 비교하면 재정적 여유가 있는 기업이 운영하는 갤러리는 더 풍요로워 보인다.
그런면에서 보면, 문화란 자본주의의 자식으로 분류되어야 하는건 아닌가..
(르네상스 이후로 예술은 언제나 자본주의의 지원하에 성장해온 건 사실이니까~)
거리가 예쁘다... 돈 없는 사람은 이런 문화적 공간을 향유할 자격조차 없어진다는..갑자기 우울모드..ㅠ.ㅠ
여기서 하늘정원을 보고 다시 벚나무골로..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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