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강원 기행

동강 줄기를 따라 이어진 아라리 정선선~

노코미스 2011. 1. 3. 14:17

 

 

 

 

'선평'이 마을 이름인지 모르겠으나, 철로 아래쪽으로 자그마하게 엎드려있는 작은 마을을 본다.

그리고 그 뒤로 그림처럼 마을을 감싸안고 있는 아름다운 산세들을 본다.

 

 

동강 줄기인가..강을 가로지르는 긴 다리들이 유난히 많다.

 

 

계속 산간지역으로 들어감에도 불구하고..마을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대형 물류 수송콘테이너를 실은 열차가 정차해 있는 것을 보니..

물류가 이동되는 핵심역이다.

 

 

 

정선역이로구나..

이곳에서 내릴까..아님 아오라지까지 바로 갈까..

잠시 갈등하다가

 

아오라지를 최우선으로, 정선을 차선으로 선택하기로 하였다.

 

정선은 나중에 시간을 본 후에 결정키로..

 

 

 

비록 산골의 역사이지만

이번 여행에서 보았던 모든 역사들은 과거와 달리 깨끗하게 정비가 되어

어느 누구에게 보여도 부끄럽지 않을만큼 선진화되었다.

 

창구 및 열차내 승무원들도 한결같이 친절하고 매너교육이 잘 되어 있어

그들의 도움을 받거나 안내를 받고 나면 기분이 참 좋았다.

 

 

 

단지, 여행자로서 한가지 안타까움이 있다면

주변 볼거리에 대한 관광안내 리플렛이나, 지역 맵, 그리고 버스와 기차시간에 대한 통합안내 시스템 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국사람도 이런 정보를 얻으려하니 힘든데..

만약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여행하고자 한다면, 지금의 친절한 인력 시스템만으로는 높은 만족도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그리고 하나 더 첨하자면,

선로변의 아름다운 뷰를 방해하는 전선줄 좀 정리할 수는 없을까..

여행이란 항상 땅에 발을 붙인상태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차창을 통하여 내 조국을 감상할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럴 때, 저 전기줄을 치우지도 못하고..

 

 

강변에 늘씬늘씬하게 뻗어있는 멋쟁이 나무들이 겨울 나목으로 썩 잘 어울린다.

 

 

쭉쭉 뻗어있는 나목들 사이로 언뜻언뜻 들어오는 하얀 동강줄기도 멋지고..

 

 

왼쪽으로 흐르던 물줄기가 어느새 오른쪽으로 휘어져 있다.

 

왼쪽으로 흐를 땐 꽝꽝 얼어있더니,

오른쪽으로 흐르는 물은 모두 풀렸네..

 

 

이 구간의 감상포인트는 강변에서 독야청청하는 소나무 가로수이다.

 

 

가끔 한 그루씩 휘어지듯 꼿꼿이 서 있는 소나무의 기상은 다른종의 나무들이 범접할 수 없는 기상을 보인다.

 

 

 

산골의 물류수송 때문인지 견고성으로 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콩크리트 다리들이 아래위로 겹쳐져 건설되어 있다.

 

 

 

우리의 생명수가 될 물줄기..

오늘날, 온 지구의 곳곳에서 물이 고갈되어가고 있다는데..

 

 

 

이 넓은 강줄기가 메마르지 않아서..

물이 있어서..

그것이 직선을 고집하지 않고 산 모랭이 곡선을 보듬어며 유연하게 흘러주니..

 

그래서 더 아름다운 것일수도..

 

 

 

산아래 납작납작하게 엎드린 작은 집들은

자연에 도전하지 않고 모든 것에 순종하는 모습으로 아름답고..

 

 

 

자연은 혼자 스스로 고압적이지 않고 인간의 보금자리를 보듬어주니

그 또한 아름답다.

 

 

 

강변에 남아있는 메말라빠진 잔가지에게서조차

하찮은 詩心을 느끼며

하염없이 넋을 잃고 있을 때..

 

 

창가로 스치는 바람의 속도가 날 무심에서 깨어나게 하고..

.

.

.

 

 

어릴때는 소나무가 아름다운 걸 몰랐더랬는데..

나이가 들면서 소나무의 미학적 자태가 가끔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역시 소나무는 무리지어있기 보다는 홀로 서 있는 모습이 좋다.

꼬장꼬장한 선비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게다가, 눈을 입고 서 있는 모습은 더 멋스럽다.

세상사 모든 일을 달관한 큰 스승같다고나 할까..그 모습이..

 

정선에서 아오라지까지 구간에는 철로변에..또는 강변에 소나무 가로수가 좋다.

 

 

 

차창밖으로..

같은듯 하면서도 다른 듯하고, 다른듯하면서도 같은듯한 풍경들이 끊임없이 스쳐지나간다.

 

 

 

서서히 계곡이 멀어지고..

 

 

아름다운 시그널과 더불어 이 기차가 종착역인 아오라지 역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내리니..

 

아~ 내가 그토록 원하고 그리던 세상이 그곳에 있었다.

오전내내 눈이 소복히 싸여서

온 세상이 이토록 깨끗하고 고요할 수가 있을까..

 

이날은 연휴라서 직장인들의 이동이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여행객이 없다.

 

이곳에서 내린 사람은 이 지역 주민 2사람과

여행객은 나와 그리고 일본인 중년 남자 한명 뿐이었다.

 

아~ 오늘 아우라지는 내가 통채로 전세낸다..~~♬♪

 

 

 

아오라지 강을 건널 때 사용하던 뗏목형식의 통나무 이음에 이정표를 새긴 아오라지 입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