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영동 기행

봉화 청량사 가는 길

노코미스 2013. 1. 14. 13:44

마땅하게 가고 싶은 곳은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집에서 주말 이틀을 뭉기적 거리기에는 휴일이 너무 길다.

 

 

방학이면 주기적으로 떠나는 것이 습관화되어

이제 이 시점쯤에서 떠나지 않으면 병으로 드러난다. 완전히 유전인자화 되어 버렸다.

 

유전인자를 바꾸고자 하니 그 고통이 만만치 않다.

가슴을 옥 조여오는 통증을 모른채 하기에는 아픔이 너무 크다.

 

밤새 알콜로 아픔을 달래보지만

별 효과를 보진 못했다.

 

전날 과음으로 부석부석해진 몰골이 가관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떠나지 않으면 치유되지 않는 병..

떠날 수 밖에 없다.

 

 

 

어디로 움직일까~? 하다가 문득 언제가 맘속에 접어두었던 봉화 청량사가 떠 오른다.

김해에서 봉화까지..

 

하루만에 다녀오기에는 만만치 않은 코스이지만

차를 가지고 간다면야 늦게라도 도착할 수 있으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중간에서 김기사말을 무시하는 바람에 길을 잘못들어

다시 고속도로 한바퀴를 회유하는 등 뻘짓을 하면서 나오길 잘한건지에 대한 회의가 오기도 하지만..

 

아뭏든 가든 길을 계속 간다.

 

 

 

김기사는 구마고속도로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더니 남안동IC에서 내리라 한다.

남안동IC에서 안동시내를 통과해서 태백 봉화 방면으로 계속 직진해 올라오다보니

안동이 안고 있는 아름다운 낙동강변의 겨울 풍경도 볼 수 있다.

 

얼어붙은 낙동강변에 묶여있는 외로운 조각배가

마치 허공중에 버려져 있는 내 마음과 같다.

 

 

 

예안향교였던가??

 

선비의 도시답게 안동은 곳곳에 이런 고고한 향교나 고택들을 가지고 있다.

 

하얗게 눈덮인 지붕에 선명한 용마루의 검은 라인이

하얀 도화지에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그림을 그려놓은 듯 아름답고..

 

 

 

갈 길은 멀지만

가는 여정에서 보여지는 이런 아름다움을 못 본 채하기에는 조국의 겨울풍경 역시 너무 아름답다.

 

 

 

북국으로 뻗어있는 길은 생각보다 운행량이 많이 않다.

그래서 조금 더 외롭고..

 

 

그래서 더 아름답다.

 

가는 길에는 계속해서 도산서원, 퇴계선생 태가, 도산 온천 등등의 이정표들이

외지에서 온 길손을 끊임없이 유혹하는데

일부러 찾아들어갈 여유는 없어서 그냥 무시하고 앞으로만 직진 직진..

 

따로 날을 하루 잡아서 경북 북부지역만 한번 돌아도 좋겠다.

 

 

 

 

드디어 안동에서 봉화로 들어섰다.

 

장장 4시간 30분정도 걸린 것 같다.

아마도 초행이라서 그럴 것이라..

 

내려올 때는 채 3시간도 안 걸린 것 같다.

생각보다 먼 거리는 아닌..

 

 

 

봉화에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나타난 저 거대한 산세의 위용은

경북의 오지라는 이름을 무색하지않게 한다.

 

 

 

청량사 입구에 차를 세우고는 주변 경관을 살펴본다.

 

개울은 하얗게 얼어있고

 

산입구의 폭포는

날이 좋으면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려주었을 것 같은 폭포줄기가

추위에 하얗게 얼어붙어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되어 있다.

 

 

 

계곡은

저 위쪽 봉화로부터..

그 위쪽은 태백이겠지..태백의 황지로부터 출발해서

모여진 물줄기들이 이 개울로 흘러내린다.

 

 

 

 

저 아래쪽으로 흘러흘러 남부지역의 거대 물줄기인 낙동강을 이루게 된다.

 

개울 오른편에는 '청량산 도립공원 사무소'가 있고

주변에는 음식점 및 주차장 등 위락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그리고, 곳곳에 래프팅 사무실들이 즐비하다.

 

여름에 가족들이랑 며칠 쉬다가기 좋은 곳이다

 

 

 

청량사까지 올라가려면 차로 10여분정도 더 올라가야 한다.

다시 시동을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