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reading/영화읽기

단지 유령일 뿐(nothing but ghosts)

노코미스 2010. 4. 21. 00:54

 

 

 

 

 

 

 

이 영화를 보니 자크 아탈리의 '호모 노마드'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자크 아탈리>가 말하는 호모 노마드는 단순한 여행객(tourist)과는 다소 다른 의미를 갖는다고는 하지만,

그러나 그것의 본질이 여행(travel)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의 이미지와 잘 연상되는 듯 하다.

 

이 영화는 독일작가 <유디트 헤르만>의 동명소설을 영화한 것으로

 현대인들이 여행을 하면서 순간순간 만나게 되는 사소하지만 강력한 경험들을

아름다은 영상과 함께 전해준다.

 

  떠나는 자는 경이로우니..

 

 

 

버디가 엘렌에게 왜 여행을 하는지 물었을 때, 엘렌은

'누구나 다 그렇게 하지 않나요? 열심히 일하고 나면 휴가를 얻게 되고,

그러면 여행을 하면서 세상 구경을 하고, 그리곤 다시 돌아가서 열심히 일하고,

돈을 충분히 모으면 다시 다른 어디론가 떠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요'라고 말하듯이..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호모 노마드의 본질인 여행이 현대인들의 보편적인 삶의 방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새삼 느낀다.

 

 

 

 

뿐만 아니라,

영화의 에피소드 역시 정착민들이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지속적인 감정 또는 경험이라기 보다는

 좀 더 단기적이거나 순간적인 감정 또는 경험들이라는 점에서 호모 노마드의 심리를 대변하고 있다.   

 

 

 

 

  

 여행에 대한 파트너와의 의견차이 및 심리적 갈등으로 인하여 여행내내 불편했던 경험,

유명한 여행지에서 많은 관광객들 중 한 사람으로 내가 그 곳에 있음을 기뻐하고 있을 때

그 기쁨을 순간 얼어버리게 만드는 기분나쁜 눈길과 이후의 불안감 또는 두려움, 

 

파트너외의 다른 이성에 대한 강력한 이끌림, 

여행이 건조해질무렵 여행을 빛나게 해주는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그들에 대한 추억, 

 

또는 낯선 여행지에서의 비밀스러운 일탈에 대한 제안,

순간 밀려오는 외로움 등..

 

 

 

 

  

이런 것들은 여행을 하다보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회적이고 순간적인 소소한 에피소드들이고..

이런 소소한 호모 노마드의 에피소드들이 이제 현대인들의 문화 콘텐츠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에피소드들은 영화속에서, 

독일작가답게 과장되지 않고 쿨하게 그리고 조금은 건조하게, 조근조근 낮으마하게 이야기되고 있으며,

이런방식의 스토리텔링이 어떤이에게는 상당히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북아메리카 서부의 거대한 국립공원, 지구의 끝자락에 있는 아이슬랜드의 차가운 겨울풍경,

자마이카의 아름다운 여름해변, 이탈리아의 멋진 물의 도시 베니스 등의 화려한 로케이션은 

지루한 듯한 이런 이야기 전개방식을 충분히 보완해주고도 남음이 있는 영화.. 

 .

.

.

노마드적 방식이 모든 문화를 점령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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