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09 일요일 날씨: 맑음
어제 어버이날이었으나. 센터 특강이 있어 가뵙지 못하고, 오늘에나 모친을 뵈러 갔다.
지난 주 내 생일날 아무 연락이 없었기에,
이제 기억력이 흐려져서 딸 생일도 잊었나보다 하는 걱정반, 서운함 반으로 살짝 여쭈어 보았더니..
그동안 결혼한 지 20여년이 다 되도록 아무 탈없이 잘 살고 잘 지내오던 큰 동생 내외가 최근에 다투어서 서로 말도 않고,
집안 분위기가 냉냉한 상황이라..
딸 생일 챙기다가 며느리 더 섭섭해 할까봐서 모르는 체 했다고 하신다.
조카 녀석 말로는 '그럭저럭 잘 지내는 것 같던데요~'하지만,
자식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듯 지내지만, 눈치보니 서로 말도 않고 지내는 것 같은데..^^
그러니, 어버이날이라고 특별히 챙기기나 했을라구..?
엄마한테 가장 큰 선물은 돈도 음식도 좋지만..자식들과 함께 나들이가는 일인데..
가니, 올 봄에는 꽃놀이도 못 갔다고 투덜거리신다~^^
결국, 엄마 모시고 나들이나가는 일은 내 차지가 되는 것이다.
'어딜 갈까?"냐고 물었더니, 자갈치 시장엘 가자신다. 나도 특별히 거부감이 없다.
작은 조카녀석도 오늘은 우째 따라 나선다.
할머니, 중년아줌마, 중학교 1년 남학생..모아놓고 보니 이상한 조합처럼 보이지만..^^ 나서본다.
자동차는 주차 문제가 걱정되어 놔두고, 대중 교통을 이용하기로 한다. 참 편하다~
전철역 '자갈치'역에 내려서, 긴~ 골목 어시장을 지나 내려가니 자갈치 시장 건물이 보인다.
그 곳에 자갈치의 사인이 반짝반짝 손짓한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
그 건물 앞에 자갈치를 상징하는 몇가지 조형물들이 몇 발자국 상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제일먼저, '자갈치'의 어원에 대한 기록이 있다.
"이 주변의 바닷가에 자갈돌이 많아서..자갈치라 하였고, 일제 시대에는 해수욕장으로도 이름났었다"는
사실은 부산에서 약 30여년을 살았어도 몰랐던 사실이다.
그 주변 어디엔가 '보리밭 작곡 배경' 비가 서 있다. 아마도 6.25동란시
부산에서 피난생활을 하던 시절 문용하 작곡가와 박화목 작사가가
이 자갈치시장 주변 술집에서 의기투합하여 이 노래를 만들었나보다..
알고보면, 부산은 한국의 근대 문화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지역이다
건물 입구에 노곤해 보이는 자갈치 아지매의 상도 있고..
세월이 흐르면 이 상도 한 시대를 대변하는 상징물이 되겠지..
빌딩 오른편 주차장 입구 근처에는 생선 조형물로 '자갈치시장'을 상징하고 있다
그 상징물 옆에 '친수공간'입구가 있다. 친수공간이 뭐지~? 하고 있는데..
엄마가 앞서서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가신다. 이 지역에서는 젊은 우리가 엄마를 따라다닌다~^^
혼자서 얼마나 다니셨으면, 이 주변 지리에 훤하시다~^^
어쨋거나, 따라 들어가니..
와우~~~ 앞이 탁!! 트인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 하늘과 바다 그리고 태양..
이 저질 카메라에..저질 사진발!!
증말이지 이 날은 얼마나 하늘도 맑고 태양도 화창했는데..요따구로 밖에 표현이 안되다니..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돌려보니, 오호라~ 무명 뮤지션이 혼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노래소리가 나쁘지 않다. 앞쪽에 성금함이 하나 놓여있고 해서, '자선공연인가~ ?하고 가까이 가보니,
공연금 일부는 독거노인 돕기에 쓰여진다고 쓰여져 있기는 하지만..
정체가 뭔지는 잘 모르겠다.
뒷쪽으로 걸려있는 플랜카드를 보니 '다운자 노래회'거리공연으로,
거리문화 활성화를 위한 실험무대인 모양이다. 이런 문화 운동은 참 반가운 일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이 이런 운동을 하고 있나 싶어 줌~해서 얼굴을 자세히 보니
그리 연예일 삘이 나는 얼굴은 아니다만..어쨋든 기특한 일들을 하고 있다.
물새소리에, 음악소리에, 오랜만의 뜨거운 태양과 푸른 바다위에 뜨있는 하얀 뭉게구름..소풍하기에는 완벽한 날씨이건만,
할매가 자꾸 어딘가로 가자고 끌고 간다~
간다~~ 간다~~ 갑시다~ 갑시다~
이 친수공간 데크위에서 둘러보는 충무동과 남항의 풍경은 아름답다라고 하기에는 뭔가 2%부족한 단어이다.
아름답다기 보다는 오히려 '이국적'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할까..!!
새롭게 단장된 친수공간에서 바라보는 부산 남항의 이런 모습들은 아마도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서도..
아니, 세계 어느나라 어느지역을 가더라도 느끼기 어려운 독특한 문화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홍콩의 구룡반도가 이보다 아름다울까..
샌프란시스코의 포트 39가 이보다 아름다울까..
요꼬하마인들 이보다 더 낭만적일까..
죽창에 찔린 물고기들조차도 행복한 자갈치 시장~
저~뒤에 공사중인 '영도 다리'와 영도 '봉래산'을 배경으로 간만에 행복한 나~
부산 중구가 과거의 영화를 재현해가고 있다는 느낌이 온다.
조만간에 부산은 외국인이 오고싶어하는 아름다운 국제관광도시가 될 것이라 장담한다.
해운대와는 아주 다른 느낌의 바닷가 '부산 남항'..그리고 자갈치, 충무동, 영도로 이어지는 라인
누구에겐가 자랑할 만한 곳, 한 곳이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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