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5. 08(일) 날씨:맑음
오랜만에 아침 산책을 나섰다.
그러나, 얼마 걷지 않아서부터 나의 걸음은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이미, 함초롬히 아침 이슬 머금고 있는 길가의 야생초에 난 유혹당하고 말았다.
오늘 나의 아침 산책은
이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얼굴을 익히는 것으로 끝나버렸다.
길가에서 만난 아이들..
언덕배기에 무리지어 피어있는 '메꽃'
봄이 되면 천지 들녁에 피어나는 '민들레'이지만, 오늘 아침에는 귀하게 만났다.
민들레 뒤에 귀여운 '꽃마리'도..
이놈은 '괴불 주머니'라 했던가..
보라색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 길에는 노란색만..
우리할아버지 별호가 '괴불'이라고 했대는데, 이 꽃과 상관이 있었던 것일까..??
아침 이슬 머금은 풀잎이 너무나 싱그럽고..
'방가지똥'이라 했던가..꽃은 민들레를 닮고, 잎은 엉겅퀴를 닮았다.
"떡쑥' 옛날에 이풀을 뜯어서 떡을 만들어 먹었다고도 하는데..
마치 잎이 하얀 에델바이스를 닮았다.
'지칭개'
길가에 길쭉길쭉 멋대가리 없이 자라있는놈들이었는데,
가차이서 저만 찍어보니 색깔도 곱고 모양새도 참 앙증맞다는..
마지막에, 이제 막 개화한 싱싱한 모습과
오른 쪽의 낙화직전의 모습이 잘 대비된다. 마치 수염늘여뜨리고 있는 지친 개의 모습이랄까..그래서 '지칭개'인가..?
산에 왠 '자운영'이..
'벌씀바귀'
뽀리뱅이와 많이 헷갈린다. 꽃의 모양새는 말할것도 없거니와 크기도 비슷하고..
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뽀리뱅이는 줄기가 굵게 하나로 올라와서 줄기끝부분에 꽃송이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가하면,
벌씀바귀는 줄기가 좀 더 가늘면서 올라가면서 곁가지로 번져나가면서 가지마다 꽃송이를 하나씩만 메달고 있다.
그리고 벌씀바귀는 줄기 중간중간 가지가 뻗는 지점에 잎이 바쳐주고 있는거에 비해서
뽀리뱅이는 줄기 중간에 잎이 있어도 곁가지가 나진 않는다.
'장딸기꽃'이 고고하게 피어있다.
나무가지 사이로 비쳐드는 아침햇살에 '싸리꽃'이 영롱하게 빛나고..
'종지나물', 일명 '미국제비꽃'
'제비꽃'
깨끗한 공기를 마시면 식물도 이렇게 깨끗하고 고고하게 자라나보다..
이파리사이에 숨어있는 어린 망개 열매가 싱그럽기 그지 없다.
'냉이꽃'조차도 해맑기 그지 없고..
그 옆에 '황새냉이'
냉이와 황새냉이는 꽃만 보면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하지만
잎과 씨방이 다르게 생겼다.
얘의 잎은 좀 더 뾰족뾰족 무성하게 붙어있고 씨방이 길다.
??
헷갈려..
생긴건 황새냉이와 무지하게 비슷하게 생겼는데..색깔이 달라도 같은 종인지??
흔히들 잘 아는 '개불알 풀'
'유채꽃'
'쇠별꽃'
암술대가 5인것으로 봐서 쇠별꽃으로 판명..
그냥 별꽃은 암술대가 3개
'주름잎'이래네요~
아침햇살에 투명하게 빛나는 '좀씀바귀'
늘 보는 흔해빠진 철쭉조차도 오늘아침에는 아름답다.
수술이 마치 아름다운 여인네의 긴 속눈썹처럼 멋지다.
반룡산 체육공원에 조성되어 있는 연못가의 '붓꽃'
정리를 해놓고 보니,
하나같이 이렇게 아름답고 개성있는 모습들이다.
한낱 길가에 스쳐지나가는 야생초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과 아름다운 칼라를 가지고 있는 줄 예전에 미처 몰랐다.
그럼에도 늘 우리 곁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름조차도 잘 모르면서..
사람에 대해서도 그러하지 않았을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 아는 것으로 착각하고..
우리가 상대방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피상적인 수준에서의 것인지.
이렇게, 예쁜 아이들과 얼굴 익혀가면서 쉬엄쉬엄 올라가니 공원 전망대로 닿게 된다.
공원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하얀 아파트 단지가 마치 독일 알프스산자락에서 내려다봤던 '노이슈반슈타인성'을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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