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라 /영동 기행

이 몽룡이 실제 인물이었다네요, 그의 생가 봉화 '계서당'

노코미스 2013. 8. 19. 09:00

 

달실마을을 둘러본 다음,

다음은 어디로 가야하나 하고 주변 현지인에게 갈만한 곳 추천 해 달랬더니

'오전 약수' '축서사' 그리고 '각화사'를 추천합니다.

오전 약수 가는 길에 '계서당'이 있으니 들렀다가기로 합니다.

 

 

 

달실마을에서 그닥 멀지 않는 곳인 물야면 가평리 301번징 위치해 있습니다.

계서당이 있는 이 마을은 달실마을과는 달리 전형적으로 스러져 가는 농가들 사이에 있군요.

 

그래도 이 몽룡 생가는 사대부 가문답게

높직한 솟을 대문에 높은 단 위에 안채가 반듯하게 앉아 있거

입구에 '이 몽룡 기념 사업회'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사람이 살고 있는 거 같아서 들어가도 되는 지 몰라 빼곰히 머리를 들이밀고 들여다보니

마루위에서 내다보시던 아주머니께서 반갑게 '들어오시라'고 손짓을 해 줍니다.

 

얼른 들어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이 몽룡이 실제 인물이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서

그것이 사실인지?

이 집안의 어르신이 소설의 주인공이었던 것을 어떻게 알게 된 것인지?

언제 이 사실이 알려졌는지?

왜 그토록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았는지? 등등..

 

 

 

 

아주머니 말씀이

본인들은 13대 직계후손이고

자신들은 자신들의 조상 계서공 성이성(成 以性)이 그 스캔들의 주인공인 것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본인들 아버지 대까지는 그런 사실이 알려지는 걸 원치않아서 바깥으로 알리지 않았고

현재 13대 후손인 성기호씨는 알리는 것이 좋겠다 싶어

전 연세대학교 설선경교수에게 관련 자료를 내어주게 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설선경 교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문헌적 자료들을 비교 분석하면서

춘향전이 '역사적 실체'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끊임없이 자료를 모아왔다고 하죠.

 

그러다가

1999년에 후손들이 가지고 있던 자료(실제 계서공이 썼던 편지와 일기등)을 건네주게 되면서

조선일보에 최초로 '이몽룡은 실제 인물'이라는 제하의 보도가 나가게 되고,

2009년 3월 28일에 영남지역 발전연구원의

 '고전소설(춘향전'의 역사적 인물(이몽룡-성이성) 고증 용역결과 보고서까지 나오게 되었답니다.

 

 

 

 굳이 그것이 아니더라도,

 이 지역에서 계서공 성이성은 이미 1627년 문과 급제를 하여 다섯고을을 선치하다가

 1664년 향년 70세로 생을 마쳤는데

워낙 청렴결백, 강직 개결, 소신 의연하여 재산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집도  원래는 초가 삼간이었으나

성이성 그의 둘째 딸이 달실마을 안동권씨집안으로 시집을 가게 되면서

그 집안에서 이 집을 지어주었다고 하는군요. 현재 이 집 주인 아주머니 말씀이십니다

 

이후, 1695년 숙종 21년에는 '청백리'에 녹선되었고 그런 이유만으로도 이 지역에서는 그의 생가인 이 집을

국가지정 중요 민속자료 제 171호로 지정하게 되었고,

그가 이 몽룡의 실제 인물이라고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늘어나게 되었답니다.

 

 

 

 

안채  오른편으로 돌아나오니 계서공 사당이 있습디다. 

그를 추모 제향하기 위하여 지어졌겠죠~

 

 

 

 아뭏든 어린 시절,

열녀 춘향전을 읽으며 구구절절히 눈물이고 애절함을 감출수가 없어서

함께 눈물흘리고 함께 기뻐하고 통쾌해 했던 이야기였는데

 이렇게 실존인물이었다니 하릴없이 마음이 흥분됩니다.

 

진정한 로맨티스트를 보는 느낌입니다. 

영정사진을 보니 인물도 소설속에서 그려진 모습만큼이나 호탕하고 잘 생겼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춘향과 몽룡이 재회는 하나,

역시 신분차이로 함께 살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현재 모계혈족은 춘향이 아닌 다른 부인의 후손들입니다.

하긴 신분제도 자체가 그들의 만남을 안타깝게 만드는 극적 장치역할을 했으니,

그런 장애가 없었다면 그들의 로맨스가 그렇게 절절하진 않았겠지요~

 

 

계서당 방문은 물질적으로는 그닥 볼것은 없으나

이몽룡(성이성),

그를 드러내는 과정이야기들이 소설이면의 또 다른 소설을 한권 더 읽는듯한 느낌이어서

특별히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