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08. 12(수)
괴팅겐Gottingen은 튀빙엔, 마르부르크, 하이델부르크와 더불어 독일의 4대 대학도시중 하나이다.
당시 하노버를 통치하던 영국왕 죠지 2세에 의하여 1737년에 설립되었다고 한다.
한때 하인리히 하이네, 그림형제를 포함하여 문화적으로 중요한 많은 인물들이 이곳에서 활동하였다고 하나,
내가 이곳을 목적지로 삼은 것은 순전히 그림형제 때문이다.
그들이 괴팅엔에서 한 때 교수생활을 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고슬라에서 내려왔을 때가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이라 배가 많이 출출했다.
마침 역사안에 방굽는 냄새가 진동해서 돌아보니 지금막 피자 크로와상을 구워내고 있다.
갓 구워낸 크로와상의 맛은 천국의 맛이다.
앞으로 크로와상은 자주 다양하게 먹게 되는데, 버터 크로와상, 쵸코크로와상, 피자크로와상 등, 독일에서 크로와상의 맛을 발견했다고나 할까~
프랑스의 크로와상과도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결이 쫄깃하고 촉촉하다
지도를 들고 대학가를 찾아나섰다. 반호프에서 내려와 구시가지를 가려면 오른쪽으로, 대학가를 가려면 왼편으로 턴해야 한다.
먼저 그림형제의 족적을 쫓아 괴팅겐대학을 먼저 찾아나섰다. 그러나 괴팅겐대학이라는 팻말은 어디서도 찾을수가 없었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괴팅겐 대학이란 괴팅겐에 있는 대학을 의미한다. 괴팅겐을 왜 대학도시라고 하는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
도시곳곳에 여러대학들이 분포해 있다.
가는 길에 가판대에 붙어있는 포스트이다. 처음에 콘돔사용에 대한 국가홍보물인줄 알았다.
그런데 집에와서 사전을 찾아보니 상업용 콘돔 선전인것 같다. '크건 작건 길건 짧건 모든 오이에 다 맞다'는 뜻인것 같은데..
다른 지역에는 딸기나 다른 과일에도 덮어씌워져 있는 것도 보았다. 상당히 유연성이 좋은 것인지도..
걷다보니 젊은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골목곳곳에서 튀어나온다.
여기 대학생들은 자동차보다는 주로 자전거를 제일의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
여기는 니더작센과 대학이 공동 운영하는 생명공학 연구소같은 곳 같다.
전형적인 대학가로 들어섰다. 거리가 마치 산책로 같다.
대학건물이 있어서 여기가 괴팅겐 대학인가 했더니 어느곳에도 괴팅겐 대학이란 명칭은 없다.
여기는 게오르규 오거스트 대학의 심리연구소 및 심리치료실이 있는 건물인것 같다.
대학의 건물들이다. 하나같이 오밀조밀하게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
앞서간 선지식인들과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고 있다는 생각에 감회가 새롭다
대학로를 한바퀴돌고 구시가지를 둘러보고자 내려온다. 비록 그림형제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지만
이도시 어디에선가 숨쉬고 있었겠지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는다.
내려오는 길에 여기저기 분산되어있는 연구소들을 본다. 상당히 연세가 되어보이는 노학자가 연구소로 들어간다.
구시가지로 들어서는 Weender Strasse입구에 법대건물이 있다.
이 건물앞에 이같은 조각상이 있다. 아마도 인권과 관련된 작품인것 같은데 설명이 안된다.
대학가답게 거리한쪽켠에 자전거 부대가 나열되어 있다.
물론 이런 자전거 행렬은 독일의 대소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긴 하다.
어쨋거나 괴팅겐 구시가지 진입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기념사진을 한 컷 찍는다.
조금 진행해 나가도 보니 조각상이 하나 나온다. 내용이 상당히 리얼하다. 부부가 싸우는데 서로의 가면을 벗기고,
아이는 싸우는 부모의 힘에 밀려 가장자리로 위태위태하게 몰리면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엄마의 옷자락을 꽉 부여잡고 있다.
독일의 거리에는 곳곳에 조각상들이 많은데 내가 본 바로서 이런 작품들의 특징은 표현이 참으로 리얼하다는 점이다.
드디어 구 시청사까지 왔다.
그 건물앞에는 세상에서 가장 입맞춤을 많이 받는다는, 1901년에 조성된 거위치는 소녀 '갠젤리젤Ganseliesel'동상을 볼 수 있다.
그림형제대신 겐젤리젤을 본 것으로 메르헨 탐사목적을 수행한 것으로 대체하고 위안을 삼는다
괴팅겐의 다른 주요 명소로는 도시의 동서남북에 위치하고 있는 4개 교회를 보는 것이다.
동쪽의 성 알바니, 서쪽의 성 요하니스, 남쪽의 성 미하엘, 북쪽의 성 요코비 교회가 그것이다. 위의 교회는 성 미하엘 교회이다.
미하엘 대천사가 교회모서리에 날개를 펴고 서있다.
다른 교회들은 카메라 밧데리가 오버된 관계로 더 이상 찍을 수가 없었다.
괴팅엔은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다양한 인종들 때문에 전세계의 음식을 먹어볼 수 있는 다양한 레스토랑과 술집들이 들어서있기는 하지만
워낙 도시자체가 조그마하고 문화적 전통과 역사가 있어서 그런지 풍기문란하거나 방종스러운 느낌은 없다.
다른도시들에 비하여 거리에 젊은이들이 많다는 것을 빼면 별 다를바 없고 오히려 스쳐지나가는 관광객들보다 거주인들이 많다보니
거리의 분위기가 좀 더 차분해 보인다는 것이 괴팅엔에 대한 나의 소감이다
오늘 하루도 열심히 다녔다. 오전에는 졸지에 고슬라를 갔었고,
고슬라에서는 도시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돌아오는 시간을 계속 연기시키다 보니
괴팅엔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늦어졌다. 그래서 괴팅엔에서는 주마간산격으로 보게 되었지만 그래도 미련은 없다.
왜냐하면 괴팅엔이 아무리 좋다한들 고슬라의 아름다움에 비견할 바가 아니었으므로, 그 곳에서 보낸 시간에 대한 후회는 없다.
그날 이후 난, 고슬라의 전도사가 되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모두에게
'독일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 있다면 그곳은 고슬라'라고 전도하곤 한다^^
'남 나라 > 08-08 독일중남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셀에서 아이젠아흐로.. (0) | 2008.09.01 |
---|---|
브레멘 뮤지션, 그들은 왜 브레멘으로 갔는가 (0) | 2008.09.01 |
Harzwald의 숨겨진 보물, 고슬라 (0) | 2008.08.30 |
고슬라 가는 길 (0) | 2008.08.30 |
동화속의 공주를 찾아서..잠자는 숲속의 미녀! (0) | 2008.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