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08. 14(목)
카셀에서 4박 4일을 지내고 오늘은 5일째로 접어드는 날이다. 아이젠아흐Eisenach로 가는 길은 말그대로 성령이 가득하다.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풍경은 장면장면이 카렌다 그림이고 하늘은 더없이 높고 하얀솜털구름은 하늘을 등에지고 유유히 부유하고 땅위에는 녹음이 짙은 초원위에 그림같은 전통가옥들이 옹기종기 마을을 이루고 있고, 오후가 되면 하얀 뭉게구름뒤에서 햇살이 성령을 내리듯이 빛살을 쏘아내린다.
이런곳에 사는 사람들의 심성은 어떠할까? 많은 자연적 혜택에도 용심내지 아니하고, 주어진 것을 겸허히 그리고 겸손하게 받고 즐길줄 아는 사라들의 심성,
그것이 부럽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즈음 어느새 아이젠아흐에 도착하였다.
시간을 보니 카셀에서 여기까지 약 1시간이 채 안 걸렸다. 물론 ICE라서 그렇겠지만..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즈음 어느새 아이젠아흐에 도착하였다. 아직 오전 시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이 지역이 변바이라 그런지 주변이 조용하다.
역사안에서 시내쪽으로 방향을 잡으니 스테인드글라스 아래에 바흐얼굴이 찍힌 포스트가 붙어있어서 이곳이 바흐와 관련있는 도시임을 나타내고 있다
길을 물어 시장광장Markt를 찾아간다. 대부분의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은 시장광장 주변에 소재한다.
그곳을 가야 일단 시티맵을 얻을 수 있고, 시티 맵이 있어야 방향을 잡고 어디든 움직일 수가 있다. 3-4분 걷다보니 성 니콜라이 교회와 성 니콜라이 게이트가 보인다.
이 사진은 성니콜라이 교회를 통과하여 게이트안에서 찍은 사진이다. 따라서 반호프는 쩌~쪽 사람들이 보이는 방향에 있다.
이 니콜라이토어는 12세기 후기에 건축된 로마네스크 양식의 요새로 들어가는 성문역할을 하던 곳이다.
성 니콜라스 게이트를 지나 왼편으로 턴하여 도로를 건너오면 청동상이 하나 눈에 들어오고 가끔은 사람들이 그 앞에 무리지어있고 누군가가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다.
생각보다 이 지역에 유럽인들이 단체관광을 많이 온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 동상이다. 이 지역의 버스정류소이기도 하다
이 동상앞에서 다시 오른편으로 턴하면 이런 큰 시장거리가 나온다. 시장 골목이 생각보다 규모가 크가 활기가 넘치고 시민들의 표정이 밝아서 내심으로 놀랐다.
여기가 구 동독권이라 해서 그 분위기가 어둡거나 많이 침체되어 있을 것이라고 일부 생각하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 개발이 덜 되어서 도시화된 모습보다는 시골스러운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었나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통일이 된지도 어언 18년이 지났는데 이정도 개발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이 시장거리가 끝나는 부분에 시장광장이 나온다. 시장광장 입구에 시티홀이 있고, 이 시청사는 16세기에 지어진 것이다.
시장 중앙에 성 게오르그 교회가 있다. 내 숙소의 침대에 누워서 창밖을 건너다보면 교회첨탑이 보인다.
덕분에 아이젠아흐에서도 아침저녁 교회종소리로 흩어진 마음을 가다듬곤할 수 있었다. 이 사진은 오후 8시에 찍은 사진이다.
토, 일요일 주말이면 시장거리가 문을 닫는 반면에, 광장에 시장이 들어선다.
게오르그 교회뒷편 도로를 건너면 바로 내가 묵었던 레지덴츠가 있다. 조그만 캐슬같다. 아니 이렇게 예쁜집에 가격도 착하고..너무 행복하다 ㅎㅎ
이 문을 통해서 실내로 들어간다. 마치 미니 캐슬같다. 밖에서 초인종을 눌러니 '누구냐'고, 그래서 '방이 필요해서 왔다;고 했더니 '삐~'소리와 함께 문이 덜컹 열린다.
성문이 열기전까지는 상당한 기대와 호기심으로 흥분되었었다. 그러나 문을 열고 한쪽 발을 성안으로 들이는 순간 난 뭔가 상당히 당황스러움을 느낀다.
뭔가 리셉션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누군가가 이 무거운 가방을 옮겨주겠거니 했는데,..
아무리 기웃거려도 사람은 보이지 않고,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곤 끝이 없이 위로 향해 있는 계단밖에 없다.
'누구없어요?'하고 고함을 지르니 어디선가'올라와'하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19Kg이나 되는 이 가방을 들고 저 계단을 어떻게 올라가냐구? '내 가방이 너무 무거워요~"하고 고함을 지르니 그제서야 남자하나가 쪼르르 내려온다.
아마도 청소중이었나보다. 가방을 보더니 안타까운지 달랑 들어서 올려준다.
그리고는 키 하나 쥐어주면서 앞으로는 그 키로 알아서 문을 열고 닫고 다니라고 한다.
키 하나에 익숙해지는데도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는지~
그래도 익숙해지고 나서는 무척 애착이 갔던 레지덴츠다.
비록 조그만 가스트하우스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장식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주로 자연물을 많이 이용하고, 그외 많이 사용하는 것이 부직포이다.
주로 부직포는 동물이나 꽃모향을 저렇게 오려서 모빌처럼 이어서 늘어뜨리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내 방은 3층꼭대기다. 방에 들어가니 더블침대가 큼직하게 놓여있다. 침대도 물침대다~ㅎㅎ
그리고 비록 이틀이지만 긴 계단을 타고 올라와서 꼭대기층 창을 통해 아래쪽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내가 마치 castle에 갇힌 'sleping beauty'가 된듯한 착각까지도..ㅎㅎ
바르트부르크Wartburg를 횡하니 한바퀴돌고 내려와서 시내를 한바퀴 돌아본다. 거리들이 잘 정비되어 있고 그러면서 조용하다.
그리고 어떤 건물들은 나름대로 유서깊은 세월의 흔적을 보이기도 한다.
그 건물들 사이로 올려다보이는 하늘은 독일어느곳이나 마찬가지로 막힘 없이 시원하게 펼펴져 있다.
시내를 다녀보면 개성있는 건물들이 가끔있다. 예쁘서 한 컷 했더니,
이 집은 이 거리에서 좁은 집 Narrow house라는 별명을 가진 이미 유명한 집이었다. 즉, 독일에서 가장 좁은 사람이 거주하는 반목조가옥이다.
이 집은 1750년에 지어졌고 폭은 2.05m밖에 되지 않는단다.
현재 내부는 그림, 조각, 민속가구등을 전시하는 조그만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 새로 지어진 상가건물들은 주로 박공스타일의 구조로 짓는것 같다.
독일 건축양식 중에 공통적으로 가끔 눈에 뜨이는 것 중 하나가 입구를 화려하게 조형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입구를 장식하는 부조물이나 건물의 주춧돌역할을 하는 기둥을 장식하는 부조물에 인간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신구건물양식에서 공히 볼 수 있다.
인간이 무슨 죄를 그렇게 많이 지었길래 평생을 저렇게 무거운 집을 짊어지고 있어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것은 저 두사람이 동성이 아니라 이성이라는 것이고,
저 무거운 짐을 지고도 이성에게 유혹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지..
독일인의 인간을 보는 관점은 참으로 재미있다.
이 부조물 역시 위와 같은 맥락의 장식물이다. 아이젠아흐역사 기둥에 새겨진 부조물이다.
내용인즉슨, 두 기둥에는 각각의 가족이 새겨져 잇다. 그런데 두 부부는 서로 다른 집의 남편과 부인에게 관심이 있다.
이집부인과 저집남편이 키스를 한다.
아이는 엄마아빠가 뭘하는지도 모른다.
이집 부인은 옆집아저씨에게 관심있고 저 집 남편은 옆집 남자에게 관심있남~!
아이젠아흐에는 아직 골목골목 곳곳에 방치되고 개조해야할 땅과 건물들이 남아있다. 역시 동독권이어서 그런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45년간의 다른 체제하에서 생활해온 역사의 흔적이라고나 할까..
건물의 벽돌이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이런 모습을 보는 내 속에서도 무엇인가가 무너져 내리는 듯하다.
가끔은 전형적인 전통가옥들이 남아있어서 독일의 본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아이젠아흐라 가능한 것 같다.
'남 나라 > 08-08 독일중남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Luther와 Bach의 숨결을 좇아, Eisenach (0) | 2008.09.01 |
---|---|
종교개혁의 발원지, 바르트부르크 (0) | 2008.09.01 |
브레멘 뮤지션, 그들은 왜 브레멘으로 갔는가 (0) | 2008.09.01 |
유서깊은 대학도시, 괴팅엔 (0) | 2008.09.01 |
Harzwald의 숨겨진 보물, 고슬라 (0) | 2008.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