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8.2009(일)
내가 '브베'를 가고싶어했던 것은 순전히 그 발음때문이다. 입술사이로 가볍게 산들바람 스치듯이 흩어지는 '브베~"
이렇게 부드러운 소리로 발음되는 곳이라면, 당연히 그곳에는 그 소리처럼 그렇게 부드럽고 낭만적인 사람들로 가득차 있겠지~그리고 낭만적인 사건들로 가득차 있겠지~
이런 택도 없고, 근거도 없는 이유로 브베~를 선택했다. 그러나 첫날 브베~의 인상은 그런 나의 상상속의 이미지와는 많이 달라보였다. 뭔진 모르겠으나..
그러나, 오늘의 브베~는 정말 그 소리만큼이나 달콤하고 부드럽고 낭만적이다~♬
실제의 vevey~는 몽트뢰와 이웃해 있는 풍광이 좋은 레만호수가의 작은도시로서, 챨리 채를린이 생애 마지막 24년간을 이 곳에서 보낼만큼 이 도시를 사랑했었다는 것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호반길을 따라가면 네슬레 식량박물관앞에 그의 동상이 장미꽃에 둘려싸여 있고, 사람들이 가끔 그의 가슴에 장미를 꽂아주기도 한다. 혹, 채플린이 장미를 좋아했는지는 모르겠고~
시옹성에서 호수 정기선을 타고 몽트뢰로 출발한다.
이 배는 몽트뢰, 브베 등 호숫가의 크고 작은 도시들을 두루두루 거치면서 제네바까지 운행한다.
레만호수에서 호수정기선을 타는 이유는 호수위에서 호반의 도시를 감상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특별히, 시옹성에서 몽트뢰, 브베에 이어지는 호반의 모습은 '스위스의 리비에라'라고 불릴만큼 그 아름다움이 빼어난 지역이란다
노랗고 빨간 원색의 차양과 테라스를 안고 있는 호반의 펜션들..
해안가에 정박되어 있거나 호수위에 떠 있는 하얀돛대의 요트들..
이 지역의 승무원들은 또 얼마나 훈훈하게 잘 생겼는지..
프랑스어권이라 그런지 생긴 모습이 영락없는 프랑스분위기이다.
그리고 그 부드러움 역시 영락없는 프랑스인인데..
그들보단 수줍음을 좀 더 많이 타고 좀 더 성실하다는 점이 또한 스위스인답다.
주변을 감상하고 사람을 감상하는 동안 어느새, 브베에 도착했다.
브베는 선착장이 세 곳이다. 그 중, 난 시장광장 앞에 있는 브베-마르셰 선착장에서 내릴것이다.
저 앞에 보이는 곳이 시장광장앞 선착장이다.
시옹성에서 브베vevey까지는 약 25분가량 걸린다.
처음에는 몽트뢰에서 내릴까하다가
전날 이곳까지 왔다가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간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서
결국, 브베에서 하선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밝고 화창하다~♪
더불어 내 기분도 한층 고조되고..
뒤편으로 보이는 브베의 모습도 더 사랑스러워보인다~♬
이런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그저 온몸으로 느낄 수 밖에..
그 시장 광장(grand palace)에서 선탠을 즐기는 무리들..
전날은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좀 더 많이 붐볐었는데, 오늘은 약간 한산하다
그래도
저 뒤편에 설치된 파티션 뒤에서 어제부터 진행되고 있는
'비치발리'경기가 주변의 분위기를 뛰우는 역할을 해준다.
해안가에서 '소시송 드 그리예'를 굽고 있는 청년도 얼마나 잘 생기고 도도한지..
네슬레 식량 박물관 앞에 챨리 동상이 있고, 챨리 동상앞에 포크 조형물이 있다.
거의 브베의 포토죤이다~
바다를 '포크'로 찍어먹겠다는 발상인가..?
아님..
누군가 스테이크 먹다가 화난 일이 있었나..? 집어던졌더니, 여기와서 저렇게..?
아님..
채플린 식사시 사용하라고..?
'네슬레 식량 박물관'앞에 서있는 '채플린(1889-1977)'씨~
어제는 혼자 놀더니~
오늘은 한 여인을 얻으셨군요~♬
호반의 간지남들..
이 곳이 휴양도시임을 온 몸으로 증명해준다.
가끔 여행지에서 만나는 이런 모습은 심신이 지친 나에게 작은 즐거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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