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2009(수)
오늘은 그라스방graswang에서 잔다. 그동안 독일을 여행하면서 늘 희망하고 고대해 왔던 일 중에 하나가
대도시가 아닌 이런 조용하고 공기좋은 조그마한 시골마을에서 하룻밤을 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린더호프에서 내려오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 조그만 마을
그라스방graswang에서 하룻밤을 자고자
마을의 유일한 호텔인 레스토랑을 겸하는 gasthaus zum fischwirst에 예약을 하였다.
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코앞에 있다.
내려서 첵인하고는 바로 동네구경으로 들어간다.
이 동네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초록색 뾰족탑을 가진 교회가 주변의 산세들과 잘 어울린다.
도로건너편으로 바로 마주보이는 전형적인 교외주택인데, 독일의 여느마을 못지않게 아름답다.
그런데 해질녁 바깥벤취에 나와앉아 있는 노인의 어두운 실루엣이
넘어가는 저녁노을에 비친 제라늄의 밝은 분위기와 대조되면서 소외되어가는 노년의 삶을 보여주는 듯해서
마음이 살짝 무겁다
해질녁 마실갔다 돌아가는 여인네들..역시 할머니들이다.
곧 장작이 필요한 시기가 오긴 하는데..
우리나라에도 없어진 장작이 독일 시골마을에는 아직도 남아있다.
이런걸 보면 독일은 선진국이기니 하지만..참 늦게 변하는 나라이다.
아름다운 마을길..
평화로운 소떼들..
이 놈들의 우유는 다음날 아침 독일국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모두 우유공장으로 수거되어 간다.
이렇게 먹여서 짜낸 우유라면 무엇을 걱정하리~
성장촉진제를 걱정하리, 이상한 첨가물을 넣은 사료를 걱정하리~
고요..
정적...
평화..
어둠이 내려오는 길목..
..
저녁으로 먹은 지역향토 음식..
추천해달랬더니, 다른 것은 량이 많아서 다 먹지 못한다고 이것이 적당하다고 추천해준다.
아이스바인 비어와 함께 먹는 맛은 좋았으나 여전히 량은 부담스럽다.
이름은 아마도 '바바리안 ...?' 일종의 '바바리안 폭스테이크'같은 거다.
아이스바인 비어는 상큼하게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다.
모처럼 private room에서 그것도 공기좋은 그라스방에서 쾌적한 잠자리를 하고 나니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다음날은 티티새의 재잘거림에 모닝콜을 대신해서 잠을 깨니 이미 햇살이 산자락 아래까지 내려와있고..
앞집 처마밑에는 티티새들이 무리를 지어 재재거리며 동네의 아침을 깨우고 있다.
이런 아침 풍경이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는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
지금 나의 우울함은 그 날을 되풀이할 수 없어서 생긴건 아닌지...쿨럭..
상~쾌한 기분으로 얼른 옷을 줏어입고는 아침 산책을 나가니
집집마다 집앞에 대형 스텐통을 2-3개씩 내어놓고 있다.
이게 뭔가 했더니..
잠시후에 저런 대형 트럭이 와서는 스텐통에 있는 내용물을 호수로 연결해서 수거해간다.
트럭을 보니 우유회사에서 왔다.
대형 우유회사에서 아침마다 이런 시골마을에서 직접 짜낸 신선한 우유들을 수거해서 가공을 하니
그것을 먹는 국민들은 무엇이 걱정될까..?
몸에 좋다는 우유를 먹으면서 그것의 부작용을 걱정하면서 먹어야 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부러울 수밖에 없다.
아침을 먹고는 오늘은 '퓌센'으로 갈려고 한다. 퓌센으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오버아머가우'로 나가야한다.
그런데,,
어제 여기 도착해서야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이곳에서 오버아머가우 나가는 첫차가 10:40이 되어야 있다.
여행자의 하루는 생각보다 바쁘다. 최소한 아침 8:00-9:00정도는 움직여줘야 하루가 무난하게 돌아간다.
너무 늦은 출발이 될 것 같아 난감해하니,
친절한 여주인이 자기가 내일아침 오버아머가우 나갈 일이 있는데 데려다주겠단다.
그 말에 안심하고는 편안한 마음으로 시골마을의 아침을 마음껏 즐긴다.
아침 배식시간이 되어 인도어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니 각 방별로 좌석이 배정되어 있다.
이 조그만 시골마을에 난 숙박객이 나뿐인줄 알았더니 제법 많은 게스트들이 서로 인사를 하면서 함께 식사를 한다.
모두 린더호프를 보고 내려오는 길에 들른 관광객들이다. 내지인도 있고 구미권도 있고..
갓 구운 빵에서 나는 버터향과 커피향이 이날 아침의 행복감을 배가시킨다. 게다가 곡물빵 옆의..
조거 조거 쬐끄만 거.. 이런 빵은 돌아다니다 처음봤다.
이 지역만의 스타일인지..아님 이집만의 스타일인지??
계란처럼 생기기도 했고, 또는 병아리 주둥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또는 딱 벌어진 밤송이처럼도 보이는 이 빵을 처음보니 얼마나 예쁘고 귀엽든지..^^
이름을 물어봤더니 '슈멜'이라고 했던 것 같다. '슈멜..슈멜..' 이름도 귀엽다
아까워서 먹지를 못하고 있다가 하나만 먹고, 결국 하나는 싸가지고 왔다.
맛 역시도 '베리 굿~'이다.
아침식사배식이 끝나고 나니, 여주인이 출발을 하자고 한다.
난, 함께 식사한 사람들을 모두 라이드해 주는가 했더니, 그들은 모두 자기 차량으로 돌아가고
여주인의 신세를 지는 사람은 나뿐이다.
자동차로 나가니 '오버아머가우'까지는 매우 가까운 길이다.
버스를 타고 들어올 때는 약 30분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오늘 자동차로 가는 길은 느린속도로 갔는데도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물었더니, 버스는 큰 길로 돌아오고..자동차는 사잇길로 질러갈 수 있어 그렇단다.
그러면서, 돌아가는 것은 '아름다운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국가의 변명을 해준다..^^*
네~ 물론 그렇겠죠~^^*
역시 우리나라나 외국이나 도시인심과 시골인심이 다른건 매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친절한 시골호텔 여주인의 호의로 일정에 차질없이 편안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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