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간에 우연히 두 권의 책을 접하게 되면서, 두 책의 내용이 너무나 비슷하다는 점과 우연히도 두 권 모두 독일에서 출간되었다는 점이 나에게는 신기하였기에 몇 가지 느낀 점을 기록한다.
그 두 권의 책은 아래와 같이 하나는 '고독이 나를 위로한다', 다른 하나는 '솔로의 심리학'이다.
'고독이 나를 위로한다'는 독일에서 2006년에 출판된 것을 우리나라에서 2010년에 번역출판했고,
'솔로의 심리학'은 독일에서 2002년 출간된 것을 우리나라에서 2009년에 번역출간한 책이다.
내가 읽은 순서도 책이 출판된 순서로 읽었다.
책의 내용은 둘 다. '홀로 사는 삶'과 혼자 사는 삶에서 필수적인 감정인 '외로움'과 '고독'을 다루고 있다.
그 중, 책의 타이틀에서 보여지듯이, '솔로의 심리학'은 좀 더 '혼자 살아가는 삶'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고독이 나를 위로한다'는 혼자일 때 느낄 수 있는 여러가지 감정들 중 특히 '고독'이라는 주관적인 감정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두 저자 모두, 독일작가로서 '독신가정' 또는 '솔로'가 후기 현대사회의 주류적 라이프 스타일이 되어가고 있다라고 주장하고있고, 더불어서 그들의 삶이 '홀로 있는 것'이 아닌 '외톨이로 남겨지지' 않기 위해서는 '혼자 있는 상황'에 대해 훈련되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하필이면, 왜 두 사람 모두 독일인인가?
확실히 '고독' 또는 '외로움', '낭만' 등의 감정은 독일적인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문체나 어투 또는 책의 구성 방법 등으로 인하여 독자에게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예를 들면. '솔로의 심리학'은 '솔로'가 후기 산업사회의 주류적 라이프스타일이 되어가고 있음을 전제로 하면서 저자는 문학, 시간생물학, 대뇌학, 정신분석학, 발달심리학 등 다양한 학제간 이론들을 배경으로 하여 '불안과 고독 그리고 외로움과 그리움 등' 여러가지 솔로의 심리적 사실들을 알려준 후, 그런 감정들을 극복할 수 있는 실천적 방법을 안내해주기도 하지만, 나의 경우, 사실은 몇 장 넘어가지 않아서 집어던지고 말았던 책이다. 이유는, 원저자의 탓인지 아니면 번역작가의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의 느낌은 '베스트셀러 작가'의 창작적 작품이라기 보다는 '심리학자'의 무거운 이론서적을 읽는 기분이 들어서 오래 들고 있기가 사실상 힘들었었다.
그러던 중, 이번에 읽은 '고독이 나를 위로한다'는 모든 것이 '솔로의 심리학'과 놀라우리만큼 비슷하기는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작가가 사용하는 용어나 문체가 전자에 비해 훨씬 가볍고 재미있다. 마치 가까운 친구와 수다떨면서 듣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해서 내용이 가볍다는 건 아니다. 훨씬 간결하긴 하지만 논리가 명확하고 사례는 적재적소에 적당하게 그러면서 내용이 작위적이질 않아서 좋다.
뿐만 아니라, 이미 혼자사는 삶을 즐기고 있는 저자의 겅험적/심리적 사례들은 어쩜 그렇게 리얼한지..어떤 경우에는 내 삶을 들여다 보듯이 나하고 똑 같기도 한 점에 공감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혼자 박장대소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저이는 어쩜 저렇게 할 수 있지..하곤 나의 부러움을 끌어내기도 하면서 몰입을 유도한다
그리하여,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혼자사는 삶'은 너무나 멋진 삶이고..
고로 현재 '솔로'인 또는 '고독'한 나는 너무나 멋진 삶을 살고 있는 이 세상의 주인공인 것처럼 생각되도록 해 준다는 점에서, 다른 모든 '고독'한 솔로'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어쨋거나, 두 저자 모두 주장하는 것은 이것이다.
모든 예술가들의 위대한 창작은 거의가 '혼자 있을 때' 또는 '고독'이 보장될 때 가능했다는 것이고,..창작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자신을 가장 잘 직면할 수 있는 타임이 '혼자 있을 때' 또는 '고독'한 순간이라는 점에서 '고독'이란 우리에게 위험한 감정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를 자유롭고 풍요롭게 해주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것인데..
나 역시 그녀들의 주장을 반대할 마음은 추호도 없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가끔은 수치스럽게 또는 약간은 위악스럽게 생각하기도 했었던 나의 고독을 이번 기회에 새로운 프레임으로 재구조화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독자의 사고를 재구조화할 정도의 영향력을 가진 책이라면 이건 굉장한 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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