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오늘은 돌로미테 가는 날입니다.
베네치아에 대해서는 더 많은 자료들이 있지만, 정리하는 내가 지겨워서 더는 못하겠으니
이정도에서 끝내도록 해얄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베네치아 만큼이나 가는 여정이 험난했던 돌로미테편을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스페인이냐 이태리냐를 선택해야 할 때, 이태리쪽을 선택하게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곳, 돌로미테~
티롤에 미쳐있는 나에게 돌로미테 지역은 인스브룩에서 연결되는 '남티롤 끝자락'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날 유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독일 베이에른의 가르미슈-파르트키르헨에서 인스브룩으로 연결되는 티롤..
그것이 남으로 남으로해서 이태리 돌로미티까지 연결된다는 거잖아..
돌로미티, 돌로미텐, 돌로미테스, 돌로미티스로 지칭되는 이 곳은 특정 지역 한곳을 일컫는 단어가 아니라,
크게 7개 권역(코르티나 담페조, 친퀘토리, 크리스탈로 지역, 오론소 엔 미쥬리나지역, 까도레, 팔까데, 졸도 알토 등)을
포함하는 이태리 북부의 대형 산악군을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이 중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돌로미테의 핵심코스라 할 수 있는
'뜨레치메'는 오론소 & 미주리나 권역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이곳에 도착하기 위하여
볼짜노, 오르티세이로부터 출발해서 마지막 종착점 '트레치메'로 이동한다지만..
장거리 트레킹에 관심없거나 시간이 넉넉치 않다면, 굳이 그렇게 에둘러 갈 필요가 없습니다.
나는 '뜨레치메'로 바로가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인터넷검색을 통해서
여름에는 '베네치아 메스트레'역 앞에서 하루에 한번 '코르티나 담페조'로 들어가는 직행버스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베니스에서 뜨레치메로 바로 갈려면 볼짜노로 가는 것보다는 '꼬르디나 담페조'로
가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태리라는 나라에 며칠 머물다보니,
하나도 예측되거나 분명한 것이 없는 관계로다시한번 확인하자~ 하는 마음으로
'산타루치아 '역사내에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 센타가 보이길래..얼른 그곳에 들러 물어보았습니다.
'나 지금 돌로미테 갈라하는데..어떻게 갈 수 있느냐.?" 했더니..
그곳으로 가는 기차는 없고, '로마 광장'으로 가면 그곳으로 가는 버스가 있으니 그 곳에 가서 알아봐라..
그 외엔 난 모른다. 하고는 탁 돌아앉아버리네요..
속으로, 뭐 이래 무성의하노~하는 생각에 부아가 나기도 했지만,
코르티나 담페조까지 가는 직행버스를 굳이 메스트레까지 안가고 산타루치아에서도 탈 수 있다는 말에
신이나서 발걸음도 가볍게 '로마 광장'까지 한달음에 달려갑니다.
그가 들러라고 하는 ATVO티켓부스에 들러서
'꼬르띠나 담페조' 버스 몇시에 있냐니까, 오늘은 없다네~ 띠웅~~
왜~?
아침 7시 50분에 출발하는 한대뿐이라네~
그 말은 버스탈거면 내일가야한다는 의미..
그러면 내 일정에 크나큰 차질이 생기므로..다시 기차역으로 되돌아갑니다.
아무래도 기차관련 정보는 당연히 티켓부스에서 잘 알겠지 싶어..그곳에 줄을 서 봅니다.
내 차례가 되어 '돌로미테'갈려는데 어떻게 가냐고 물으니
자기는 '표파는 사람'지..그런 것은 모른다. 뜨렌 이탈리아 사무실에가서 물어보라'며
아주 귀찮은 티를 팍팍내네요~
저 부스에도 '뜨랜 이탈리아'라 써놓았건만..또 어디로..??
두말못하고 기 팍 죽어, 물어물어 플렛폼안쪽에 있는 '뜨렌이탈리아 인포메이션 센터' 사무실을 찾아가니
마침,사무실에 깐깐하게 생긴 중년 여직원 한명과 노년에 접어든 후덕해보이는 남자 스탭이 한명 있어...
이번에는 헛걸음해서는 안된다... 어쨋거나 이 곳에서 돌로미테가는 방법을 알아내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
그래도 좀 성의있어보이고, 연륜이 있어보이는 남자 직원을 선택하여 그의 앞으로 향해 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마담~?"
그래 이렇게 나와야 합니다.
이 이태리 인간들은 지가 먼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소리를 잘 안한다.
도와달라하면 가장 최소한의 도움만 베풀고는 '그것은 난 모른다'하고는 돌아앉아 버려요.
그런 풍토에서
먼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잖아~
이건 좋은 징조입니다
최대한 동정심을 유발할 수 있도록 표정과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내가 찾아간 자료와 지도들을 내어 놓고는 '내가 이 지역 즉, 꼬르띠나 담페조를
갈려고 하는데 어떻게 가면 좋겠느냐?"하고 물었더니..
그곳으로 직접가는 기차편은 없고 어디어디에서 내려서 다시 버스를 타고 더 들어가야 한다네~
들어보니 인터넷검색시 들어본 역이다.아~예!! 그 기차 언제 있어요..?
물었더니 '곧' 있단다. 그러니 얼른 역사내에 있는 티켓 부스에 가서 오픈 티켓을 끊어라며
지금까지 상담해주던 인간들과는 상당히 다르게 친절하고 성실하게 가이드해준다
그이가 뽑아주는 타임테이블을 가지고는 티켓부스에가서 티켓팅을 하고는 시간을 보니..
이 티켓하나 끊는데 오전시간을 다 허비했다.
이 기차를 놓치면 오늘내에는 돌로미테는 다 갔다 시퍼..정신을 바짝 차립니다.
전광판을 눈이 빠져라 쳐다보고 있다가 플랫폼넘버가 뜨자마자 얼른 그 쪽으로 쫓아갑니다.
찾아가니 이미 기차가 들어와 있고..
재빨리 기차에 올라타고는 빈자리를 하나 골라 자리를 잡고 앉으니 이제 마음에 여유가 조금 생깁니다.
이제 칼랄조피에베디까도르에 도착하면 그곳에서 꼬르띠나 담페조행 버스만 타면 되고..
혼자서..이후의 여정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차표 검침원이 지나간다.
"마담~ 티켓~"
당당하게 티켓을 제시하고..
검침원 표정이 이상하네요~
왜~? 돈주고 산거 맞는데..
왜 벨리데이션을 안했냐는 거다.
그게 뭔데요~
뒷부분을 보여주면서, "봐라~ 날짜와 시트가 예약되어 있지 않는 티켓은 반드시 타기전에
벨리데이션을 해야한다'라고 쓰여있잖아~
그래, 쓰여있네..그렇지만은,
오픈 티켓이라는 걸 처음 끊어 본 내가 그런 경고가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았겠냐고요~
황당하기 짝이없다.
뜨렌 이탈리아 아저씨가 '오픈 티켓'이라는 용어를 썼었어도,
그것이 그런 의미를 갖는지는 몰랐다.
검침원이 한참 설명을 합니다.
당신은 타기전에 벨리데이션을 위하여 이 티켓을 노란 검침기계에 체크를 했어야 했고 어쩌고 저쩌고..
그래요 알겠어요..그치만, 아무도 나에게 그걸 가르쳐준 사람이 없었답니다~
글고, 오픈 티켓팅은 처음이예요. 그래서 그 절차를 몰랐을뿐, 의도적으로 속이려한건 아니라구요~~
시끄럽고.. 당장 벌칙금 50유로 내놓으시오~
정말 난 몰랐단 말예요~억울해요~잉~
그럼 어쩔 수 없군, 여권 내놔~ 글고, 지금 50유로 낼래~ 고지서 발부받아 100유로 낼래~
우~ 씨, 지금 50유로 낼께요~
오~ 이태리 이태리~
누가 이태리를 낭만의 땅이라 했던가..
소금물에 눈을 두번세번 씻고 찾아봐도 낭만과는 거리가 먼 곳이 이태리라는 나라다..
벌칙금 내고 나니 수기로 티켓에 뭔가 꼬불꼬불 써주고는 휙~가버린다.
인색하고 지저분한 베네치아에서 벗어난다는 기분으로 들떠 있었던 나는
또다시 침체모드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정말 이태리는 나하고 친해지고 싶지 않은가보다...
그래도, 이 고비만 넘기면 잘 되겠지..
아름다운 돌로미테의 자연을 보는 순간 도시에서 있었던 이런 아픔과 상처는 씻긴듯이
치유되어 사라질거야..스스로 위로하고 있을 즈음..
드디어' 칼랄조 피에브 디 까도르'에 도착했다.
바로 역앞에 버스 터미널이 있다. 주변의 각 지역으로 가는 버스들이 대기되어 있고..
그래, 저 중에 내가 타고갈 '꼬르디나 담페조행 버스'가 대기하고 있겠지~
해맑은 표정으로 '꼬르디나 담페조' 갈려면 어느버스타면 되요~?
라고 물으니 도대체 언어가 통하질 않는다.
시골이라 그런지 영어가 한마디도 통하질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다른 지역에서 여행온 내국인에게 통역을 부탁하여 얻어낸 정보는 이렇다.
'꼬르디나 담페조 버스는 조금전에 막차 떠났고, 오늘은 버스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떡하지~ 걱정하고 있으니..
베트남 이민자라 하는 여인네가, 그 동네 오랜 원주민같아 보이는 노년에 접어든 친절한 남정네가
이 사람 저 사람이 이러면 된다, 저러면 된다..한번씩 간섭을 해 주긴하는데..
영~ 신빙성이 없어보이고..
혼자서..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까에 대해서 이 궁리 저궁리하고 있으려니..
그제서야, 역사내 인포센터 직원이 점심시간을 끝내고는 문을 연다(그 때가 오후 3시 30분~)
다행히도 젊은 처자가 친절하다.
내가 이태리에서 들렀던 관광센터 중 가장 관광센터다운 센터이다.
중간 목적지인 '꼬르띠나 담페조'버스가 없으니 '뜨레치메'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까지 들어가고
싶다고 했더니..그녀 왈 '피콜로 오론소'까지 들어갈 수 있단다.
그녀와 이야기하면서, '뜨레치메'갈거면 굳이'꼬르띠나 담페조'로 갈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오론소와 꼬르띠나 담페조는 방향이 서로 달라서, 만약 내가 그것을 모르고 꼬르디나로 들어갔으면
다음날, 또 다시 헛삽질할뻔 했다.
이 처자를 만난 이후부터는 만사가 다 잘 풀릴듯한 예감이 든다.
다행이다. 오전내내 삽질하고..이제야 삽질이 끝나고..그 보상을 받는구나..
오늘 저녁 머물 숙박소에 대한 정보까지 친절하게 안내받고는 편안한 마음으로
'오론소 빌라피콜로'에 도착하였는데..
그 많은 숙박시설에 어째 이 작은 몸둥아리 하나 누일 곳이 없냐..??
동네를 아래위로 한바퀴를 휘젓는다.
100유로를 웃도는 호텔마저도 방이 없다. 지금이 이 지역의 하이피크 시즌이라..
이런 시즌에 오면서 예약도 없이 도착한 나..이미 고생길은 열려 있었던 것이다..
그래놓고 누굴 탓해..-.-;;
1시간 가량 오르내리다보니, 다행히 투어리스급 호텔에 방이 하나 있단다. 가격도 60유로..가장 싼 방이다
그래도,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10만원가량..되는 방인데,
그런 방에 방문을 여는 순간..문옆에 놓여져 있던 문갑의 여닫이 문이 퉁~하고 떨어져 나간다. 휴~
그래도 베네치아 그 놈의 '아스토리아'에 비하면 천국이다.
창문을 여니, 저 하늘 끝자락에 내가 그토록 그리던 '돌로미테'가 보이고..
바로 호텔 아래쪽으로는 아름다운 '오론소 호수'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
이제 이 지역의 전통 파스타 한 그릇 시식해주시고..
여유있게 남티롤의 첫날밤을 즐겨주는 일만 남았다.
긴~~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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