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나라 /10-08 베네토

'오론소 빌라피콜라'에서 '오론소 산장'까지

노코미스 2010. 9. 18. 11:16

 

오늘은 돌로미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트레치메 디 라바레또'가는 날...

하늘은 더 없이 맑고, 창밖으로 비행하는 티티새들의 재잘거림과 그들의 움직임을 따라다니면서

이것이 내 삶의 원형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잠시 산골마을의 평화로움에 젖어본다.

그러나, 계속 그러고만 있을수 없는것이 내 삶의 한계인 걸..   

 

  

전날 깔랄조 관광센터에서 받아온 버스 시간표를 꺼내어 버스 시간을 확인해본다. 

마을 입구 버스 정류소에서 8:28분에 돌로미테 버스가 있다. 그것을 타면 오론소 산장앞에 9:35분에 도착..

그럴려면, 지금부터 빨리 서둘러야 한다. 가방챙기고 선크림 챙겨바르고..

무거운 짐은 호텔에 맡기고..레스토랑으로 내려간다.

 

 

 

 까페라떼를 달라고 했더니..등산용 스텐 컵에다 우유 1컵, 블랙커피 1컵을 떡~하니 갖다준다.

어쩌라구..??

물었더니.."섞어"드시란다.ㅎㅎ  이것이 카페라테의 원형이로구나..ㅎㅎ

대충 섞어 먹고는 일어난다.

 

 

 

 

마을 어귀로 나가니,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거리는 한산하나, 몇몇 눈에 뜨이는 사람들조차 모두

여행자들이다. 할아버지와 손녀, 젊은 커플..이곳에서는 모두 목적지가 '돌로미테'이다. 옷차림이 모두

트렉킹에 적합한 차림인데..난..??

 

 

 

버스 정류소 앞에 '트레치메'에 이르는 다양한 코스에 대한 안내판이 있다.

진하게 그어져 있는 빨간줄은 아침에 내가 타고 올라갈 '돌로미테 버스' 노선이다.

연한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는 구간들은 겨울에 즐길 수 있는 스키코스이다.

 

the Dolomites는 이탈리아 북부지역에 형성되어 있는, 그 중 70%는 베네또 주의 벨루노 지역에

포함되어 있으며, 서쪽으로는 볼짜노, 트렌토까지 이어져 있는, 

32,200헥타르라는 광대한 영역을 포함하는 아름다운 산악지대로서

하얀 백운암(dolomite)으로 뒤덮혀있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고 인상적인 지역이다.

 

belluno에서 발행하는 안내책자에 의하면, 이 지역은 2009년 6월 26일자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각 지역의 인상적인 봉오리들을 중심으로 9개군으로 나누어진다.

돌로미테군내에 있는 유명한 봉오리들에는

Marmolada, tofane, cinque torri, croda da lago, antelao, pelmo, civetta, pale di san lucano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는 Tre Cime di Lavaredo가 있다.

 

이렇듯이, 돌로미테 산악군이 9개 군으로 형성되어 있어서, 모두  연결해서 보아도 상관없겠지만,,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은 굳이 서로 독자적인 9개 권역을 다 볼 필요없이

하나의 권역만 선택하여 올라도 무관하다.

나는 9개 권역 중에서 전세계에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트레치메 디 라바레토'만 볼려고 한 것이다.

그 산자락 아래에 'Auronzo'라고 하는 아름다운 산악마을과 'Misurina'라고 하는 호수가 있어서

이 권역을 'Auronzo& Misurina'지역으로 칭한다.

 

돌로미테 알프스의 장점은 거대하고 웅장한 자연과 그리고 그 산자락 아래에 펼쳐져 있는

이국의 아름다운 산악마을의 전통과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런것이 현대 스포츠(여름에는 트레킹, 겨울에는 스키)와 잘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관광지로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아보인다. 자료에 의하면

1980년대 이후부터..

그것도 이태리 내국인보다는 유럽인들에 의해서 먼저 사랑받았다고 하는데..

 

그런거에 비하여 현재 돌로미테 지역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어서

겨울과 여름 모두 언제나 세계각곳으로부터 몰려운 여행객으로 북적되고 있다.

 

그러므로, 그곳에 갈 때는 반드시 숙박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자칫 발생할 수도 있을 낭패를 면하는 방법이다.

 

 

 

시간에 맞추어 나타난 '돌로미테'버스를 타고 산길로 한 참을 올라간다. 그러나 도로는 잘 닦여져 있다.

이 곳의 분위기는 이태리스럽다기보다는 '알프스스럽다'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공기나 분위기나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이태리의 다른 도시들과는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

 

 

 

오론소라는 마을이 매우 길게 누워있어서 그곳을 빠져나가는데 약 40분이 걸린다.

오론소를 다 빠져나가면 '미주리나'에 도착한다.

미주리나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올라탄다. 갑자기 버스가 보름날 부잣집 송편마냥 배가 빵빵해졌다.

 

이 모습을 보니, 또한번 칼랄쪼 관광센터 젊은 처자가 생각난다.

이 자리라도 잡고 앉아서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것이 그 처자때문이다.

' 빌라피콜라에서 타는 것이 차 타기가 쉽다'했던 말이 이 말이었구나..

 

 

 

미주리나에서 25분가량 올라가니 종점에 도착했다. 모두들 감개가 무량한 듯 싶다.

 

 

 

 

앞으로 봐도, 옆으로 봐도, 뒤로 봐도 세상은 하얀 돌로미테와 하얀 구름뿐..장관이다!!!

 

 

 

구름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어서 저 바위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

 

 

미주리나에서 '트레치메 디 라바레토'에 이르는 길에 있는 첫 산장 '오론소 산장'

 

 

해발 2,333m.. 알프스의 상징인 남색 '에델바이스'표지가 예쁘다.

그건 그렇고..마이 춥다

여름이라도 옷은 잘 챙겨입어야 할 듯..

 

 

 

전망대쪽으로 내려가니, 많은 사람들이 구름속에서 자신들이 올라왔던 길들을 추적하면서..

앞으로 보게될 미지의 세계에 대해서, 출발점의 설레임을 즐기고 있다.

 

 

 

 

 

 

 

오론소 산장 뒷편 출발점에서 바라보는 긴 트레킹 행렬..

끝도 없이 이어지는 긴 행렬이 마치 순례자의 행렬처럼 성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지금 이 길은 '뜨레치메 디 라바레또'를 끼고 이어지는 돌로미테 트레킹 코스의 출발점이다.

만약, 볼차노에서 출발했다면 이곳이 트레킹 코스의 마지막 지점이겠지..

어쨋거나 지금 이어지고 있는 이 길 위쪽으로 우뚝솟아있는 바위산이 '트레치메 디 라바레또'이지만

이 방향에서는 정면얼굴을 볼 수가 없다.

 

 

늘..

출발점에서 보는 모든 것은 이후 우리가 보게되는 아름다움에 비하면 별것이 없다 치더라도,

출발점에서 보는 것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도 우리를 흥분케하기도 한다.

여기 서 있는 이 순간, 얼마나 흥분되었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