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은 초원지역으로 가서 말도 타고, 민속가옥인 '게르'에서 자기로 한 날이다.
오늘은 또 다른 기대로 시작해본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기대하며..
또 3~4 시간을 달려서 민속마을 앞에 도달하니,
주민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기하고 있다가 전통의식을 치른다.
자기마을에 발을 디디는 손님에게 저들의 전통음료인 양유로 빚은 술이던가..그걸 대접하는 것이 전통이란다.
그러면서 차에서 내리는 모든 사람에게 술잔을 돌리는데..
미치겄다..ㅎ
이사람 저사람 마신 술잔을 헹구지도 않고 계속 돌린다.
후..어쩌겠나~
입도 안 대고 홀짝 둘러마셔버린다.
어쨋거나 통과의례를 마쳐야 패스를 시켜줄테니..
술잔을 비우고는 주변을 둘러보니..몽고의 늘푸른 초원이 막힘없이 펼쳐져 있다.
내일은 이곳에서 거칠 것 없이 신나게 말을 내달릴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잠시 불편했던 기분들이 급 좋아지는 단순한 내 모습을 본다.
초원 안쪽으로 바라보니 하얀 게르들이 모여있는 민속 마을이 보인다.
엄격하게 말하면 게르 관광촌이다. 관광객용 호텔과 레스토랑 등이 운영되고 있다.
그들이 안내하는 식당으로 들어간다.
게르의 내부는 처음이라 이모 저모 살펴본다.
오색 리본으로 울긋불긋한 장식을 한 원형 게르는 원시적인 분위기를 재현하고 있다
그 아래에 이미 많은 관광객 무리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중국식 둥근 돌림판 식탁위에 현지식이 깔린다.
내륙이라 그런지 말고기와 채소로 만든 볶음요리들이 모둠으로 배열되고,
흰쌀밥과 밀가루 찐빵이 탄수화물 공급식품으로 제공되고..
독특한 향채 때문에 배가 고프지 않을 만큼만 최소한의 섭취를 하고는
우리의 쿨한 가이드가 그렇게 자랑해 마지 않는 내몽고 초원의 뜨거운 '선셋'을 보기 위하여 얼른 밖으로 나온다.
나오니..
이미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없다..;;
우리의 쿨한 가이드 또 쿨하게 한마디..
"조금 늦게 나왔는게비요~"
ㅎㅎ..
허긴, 무슨 상관 있으랴..
우리가 '낙타'타고 '말'타러왔지, 석양 보러왔나 뭐..
볼 수 있었으면 덤인거고..
그러나
'별'은 다른 문제다.
여행사 홈피 상품 홍보란에 보면, 게르위에 쏟아져 내리는 '별빛과 별똥별'사진..
사실, 그 사진만 없었어도 그렇게 갑작스럽게 내몽고를 결정하진 않았을 것이다.
지중해 여행을 끝내고 들어오자마자 무리하게 내몽고를 결정하게 된 것은
순전히 그 사진 때문이었다. 쏟아져 내리는 캄캄한 밤 하늘의 '별똥별'..
도시에서 몇 십년을 살면서
별빛을 잃어버린지가 오래되었다.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캄캄한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이 그토록 그리웠었던 거였다.
그래서 무리하게 일정을 잡아 무리하게 합류를 한 것이었는데..
그리고
그것을 볼 수 있는 날이 오늘인 것이었다.
그날 밤 난 쏟아져 내리는 별똥별까진 아닐지라도..반짝이는 별빛만이라도 기대를 했었는데..
...
다음날,
우리의 쿨한 가이드 또한 쿨하게 한 말씀..
"어제는 보름달 땜시로.."
.
.
.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머있간디요~?
'남 나라 > 10-08 내몽고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행이다 요거 하나라도 건질수 있어서.. 내몽고 여행기 3탄 (0) | 2011.10.07 |
---|---|
낙타와 말, 그리고 별똥별에 속은 '내몽고'여행기 1탄 (0) | 2011.1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