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들은 연수를 간다하면 연수보다 먹거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옛부터 그런 말이 있지요 왜~?
"염불보다 잿밥"이라는..
우리 직원들이 그러합니다 ^^
연수라하면 그동안 직장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불편한 진실들을
조용하고 공기좋은 곳에서 술잔 함께 기울이면서 진실게임하듯이 하나씩 풀어내는 시간을 갖거나
또는 둘레길 내지는 동반산행들을 하면서 서로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그런 목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거잖아요...는 개뿔~!!
우리 여성동무들의 유일한 관심사는 제주도에 가서 뭘 먹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근데, 문제는 제대로 된 맛집 찾기가 쉽지를 않더라는 거죠~
나름 열심히 인터넷 검색하여 블로거들이 맛있다고 반복재생되는 집들을 찾아서 가봤자...
도대체 블로거들은 왜 그러는 것일까요?
왜 자신들이 먹었던 집들은 모두 맛있다고 할까요?
정말 여러분은 여러분이 선택한 모든 음식점들이 다 맛있었나요?
맛이 없으면 없다고 해야지, 조미료가 많이 들었으면 많이 들었다고 말을 해야 다음 피해자가 생기질 않죠~
분명 말하는데 서귀포 중문 관광단지 내 '제주흑돼지 전문점 오X식당'은 전혀 아니올씨다.
포스팅 사진만 보면 무쇠솥 뚜껑에 굽고 있는 고기를 보면 특별해 보일지 모르지만
고기도 얇고 색깔도 그닥 좋지 않고.. 게다가 더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밑반찬들입니다.
밑반찬이 간이 맞고 안맞고 싱싱하고 안하고 이런거 가지고는 왠만하면 말 안합니다.
이집 밑반찬은 완전 MSG덩어리여요. 오죽하면 밥도 안먹고 나왔을까요~?
제주에 가면 흑돼지 양껏 먹고와야지 작정하고 갔는데..
그래서 그날 저녁 예산 젤많이 확보해놨는데..
그날 저녁 그냥 허기만 떼우고 소박하게 먹고 나왔습니다.
대신 근처 E-Mart가서 2차재료(와인, 맥주, 간식거리 등)에 더 많은 비용 치렀습니다.
오X식당의 흑돼지 이후로 제주 먹거리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도대체 뭣을 먹어야, 어디가서 먹어야..도대체, 누구에게 물어야.. 이 불안을 떨칠 수 있을까??
아~ 이 트라우마!!!
담날 영실 윗세오름 오른 이후, 점심을 해결해야 합니다. 불안합니다. 어제같은 화학조미료 범벅인 집 걸릴까봐~
더 이상 블로거들의 입맛을 믿을 수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믿을 건 나의 '촉'뿐입니다.
일단 제주 공항 근처의 맛집들을 검색하라합니다. 반복재생되는 몇집이 있습니다만 어째 신뢰가 안갑니다.
대체로 이런 집들은 상식수준의 맛 이상의 보장은 어렵다고 봅니다.
다시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주공항 쪽으로 가고 있는데, 제 눈에 '도청'이정표가 보입니다.
'저것이다' 쾌재를 부르짖으며, '도청 근처 고등어 구이 잘하는 집'을 찾아보라 했습니다.
드디어 찾았습니다. 몇 개 뜨는 집 중에서, 나의 '촉'이 가리키는 집.."삼보식당"
원래 먹을 곳이 마땅치 않으면 관공서근처 식당으로 가면 최소한 실패는 하지 않거든요.
근데, 블로그 사진을 보는 순간 뭔가 상당히 음식 내용이 알차다는 느낌이 옵니다
그리고 인터뷰 내용에 '삼대가 보물처럼 운영하는 집, 삼보식당'이란 글귀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아, 비록 대중 식당이지만 운영에 신념이 있습니다.
이런 집을 찾아야 합니다. 무조건 삼보식당을 찾아갑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 집 음식이 제주에서 먹는 마지막 음식이므로
우리에게는 이번 제주도연수에 대해 남길 마지막 이미지와도 무관하지 않으므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매우 긴장됩니다.
그날 눈비, 우박에 수분이 잔뜩 낀 카메라 렌즈로 조심스럽게 사물을 찍어봅니다. "삼보식당 신제주점"이군요~
뚝배기, 옥돔구이, 자리물회 등 제주의 향토음식 전문점 맞군요~
오늘은 제대로 먹을 수 있을까요?
문을 열고 들어가니 실내 분위기는 고급스럽거나 그런거하고는 전혀 거리가 멉니다. 그냥 단정합니다.
그리고 식당의 전형적인 쾌쾌한 냄새같은 거도 없습니다. 단정합니다.
우리는 오전내내 산행을 했으므로 온돌식 테이블에 안고 싶어서 좌측 마루로 올라갔습니다.
올라가자마자 사장님 오셔서 이렇게 손수 신발 정리를 해 주십니다.
누구를 시키지도 않습니다. 직접 이렇게 정리를 하십니다. 사장님의 성실함을 엿볼 수 있는 모습이어요
무엇을 먹을까 둘러보니 위와 같은 메뉴가 준비된다고 합니다.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현지에서 먹으면 더 쌀거라 생각했는데, 고등어 한마리 구이가 15,000원입니다. 정식도 아니고 고등어 구이 한마리 가격만 그러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고민하며 사장님께 조언을 구하니 고등어 구이 2마리와 갈치조림 2개를 하랍니다.
우리 식구는 6명인데, 사람수대로 권하질 않군요~
걱정했더니, 고등어가 커서 그렇게 먹어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시키는 대로 하고는..
기대를 하고 기다립니다.
약 20분 넘게 기다린 것 같습니다.
따뜻한 온돌에 노골노골하게 다리 녹이며 오전의 산행과 제주의 날씨, 그리고 전체 연수일정에 대한 감상들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드디어 고등어구이와 갈치조림이 나왔습니다.
나오자 마자 모두들 탄성을 지릅니다. "우와~~~"
다시한번 볼까요~
엄청크고 통통해요. 겉은 노릇노릇 바삭하고
속은 얼마나 촉촉하고 부드러운지..
도대체 얘에게 무슨짓을 햇길래 이렇게 맛있을 수 있는거냐구요~
그리고 크기는 도대체 뭐랑 비교해야 얘가 크다는 걸 이해시킬 수 있을까요~?
아뭏든 혼자 1인용으로 먹기에는 엄청 크요. 그래서 사장님이 3인당 고등어 1마리, 갈치조림 1개를 추천하셨나봐요~
칼치조림에 양념이 짜지도 싱급지도 않고 너무 적당하고 맛있어요~
갈치 역시 살이 얼마나 부드럽고 통통한지..
냄비바닥에 깔린 감자 역시 팍팍한 것이 얼마나 맛있는지~
팍팍한 감자의 식감과 슴슴하고 부드러운 갈치의 살맛..거의 저 혼자 한냄비 다 먹었다해도 과언 아니여요~
양념까지 싹싹 긁어서 다 먹었어요~
우리 비바리와 냉바리들은 고등어오자마자 사진찍기 바빠요.
이런 건 인증샷을 남겨서 길이길이 보관하고 또 함께 오지 못한 사람들에게 자랑질 해야해요~
그러고는 순식간에 젓가락들이 달라붙더니 눈깜짝할 사이 저 아이의 형체는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말았어요.
그러더니 젓가락 빨며 하는 소리, "소장님 우리는 한 마리 더 먹고 싶어요~!!"
우리 테이블에는 1마리로 끝냈는데..장이 1마리 먹었다고 젊은 그들까지 1마리만 먹으라 할 수도 없고..;;
두번째 나온 넘 역시 그 형체가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옆테이블에서 젓가락 놓았던 냉·비바리들까지도
합세하여 그의 형체를 순식간에 집어삼키고 말았답니다.
정말 행복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습성하나가 있습니다. 특히 남자들이 싫어하는 습성..
음식이 맛이 없으면 아주 대놓고 맛없다고 따지고 투덜거리는거죠~
대부분 사람들이 다 그렇긴 하죠, 음식이 나쁘면 기분 나쁜거..
근데 저는 그걸 표현을 해도 너~~~~무 해버리는 거죠.
그러면 같이 먹은 사람들도 함께 기분나빠지죠~. 그거 저도 알아요.
하지만 그 습성을 고치기가 쉽지 않아요
저도 옆사람의 그런 기분 알고 그렇게 하고 싶지 않지만,
정말 음식을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보면 정말 기분나빠서 참을 수가 없어요~
근데 반대로, 이렇게 성실하고 제대로 된 음식먹고나면 정말 천국에 온듯이 행복해요~
그리고 정말 자랑하고 홍보해주고 싶어요~
내 먹을 것도 아니고 남 먹을 거를 이렇게 정성들여 만들어 낸다는 것은
그것은 천사의 맘이 아니면 어렵거든요~
그래서 맘 먹고 '삼보식당'홍보 제대로 한번 해 주고 싶어요~
제주도에 가셔서 정말 제대로 된 제주의 토속음식인 고등어구이, 갈치조림 등을 먹고 싶으신분은
제주도청 근처 '삼보식당' 한번 찾아보시죠~ 정말 행복하실거여요~
T. 064-749-3620
제주맛집 1+1 , 덤으로 하나 더~
첫날 강정마을 들어가는 길에 성게칼국수 먹으러 들렀던 집, '참낭'
이 집의 메인은 참나무 장작 바베큐 흑돼지 였던 모양인데
우리는 '성게 칼국수'먹으러..
우리는 지나가다가 길가에 붙어있는 간판보고 들어갔어요. 그냥 진실하고 소박해 보여서..
실속이 있는 집은 외관에 치중하지 않아요. 본질에 충실하죠.
이집이 그래 보였어요.
본인들 명함에 '중문동자치센터에서 서귀포방면 150m'라고 표기되어 있답니다.
나오자 마자 알록달록한 고명이 보일때 찍어야 했는데, 나는 늘 음식 사진은 한참 먹다가 생각이 난답니다.
이번 역시 나오자 마자 환호하면서 아래위로 한번 휘저은 후 앞접시에 담기 직전에 사진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그 순간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는 사진을 찍습니다. 3인분을 하나의 옹아리에 담아 나온 성게 칼국수입니다.
실제로 보면 엄청 푸짐합니다. 여자 3명이 다 먹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
각자 앞 접시에 먹을만큼 떠 먹으면 됩니다. 많이 먹는 사람은 많이, 적게 먹을사람은 적게..
성게알이 넉넉합니다. 국물의 깊이감이 끝내줍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면도 죽입니다.
이 집은 전체적으로 재료를 다루는 솜씨가 굵직굵직 큼직큼직합니다.
면도 두툼하고, 호박 등 채소도 굵직굵직하고, 성게알도 넉넉하고, 국물도 진하고..
아~!
게다가 이 집은 밑반찬도 예술입디다. 대표적으로 묵은지와 파김치를 추천합니다.
오래된 묵은지와 성게칼국수와의 조합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묵은지의 시큼함과 성게향의 향긋함이 어울어지면서 일으키는
그 상큼하고 향긋한 뒷맛..
먹어봐야 알 수 있는 맛입니다.
그리고 제주의 척박한 땅에서 자란 실파로 담은 진한 파김치 음~~
그 자체로 예술이야, 이건 말로 다 못해..
생각해보니 이집음식도 만만치 않게 맛있었어요. 근데, 기록하지 않으니 잊혀져 가네요.
첨에는 저걸 셋이서 어떻게 다 먹나 했더니 결국은 국물하나 남기지않고 다 긁어 먹었습니다.
다음날 추가 직원들이 왔을 때, 이 집에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본인들이 오분자기 또는 전복 돌솥밥 먹을거라고 주장해서
포기하긴 했지만 정말 괜찮은 집이었습니다.
사실, 다음날 흑돼지도 이 집이 생각났었건만 우리 숙소로부터 거리가 다소 있었던 관계로
가까이 있는 오X 식당 선택했다가 그 낭패만 보고 왔었습니다. 정말 후회스럽습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성게 칼국수 나오는 걸 보면 흑돼지 구이도 정말 맛있을거라 생각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 집에 참나무 장작 바베큐 흑돼지를 못 먹어보고 온 것이 아쉬움 중에 큰 아쉬움입니다.
그 진한 파김치와 아삭한 묵은지를 곁들인 흑돼지 바베큐의 조함은 생각만 해도 군침넘어가는데..;;
제주 서귀포시 회수동 626번지 참나무장작바베큐 '참낭' T.064-738-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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